서스테이너블 해빗 “지속가능의 시작은 우리로부터”

Spe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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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해치지 않는 패션 비즈니스, 동물 착취 없는 가죽과 퍼, 쓰레기를 재활용한 옷 등 지속가능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들은 많다.

이 방법들을 실현하는 이들의 마음가짐도 천차만별일 것이다. 마케팅 도구로 활용할 수도 있고, 진심으로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으로부터 비롯될 수도 있다.

작년 2월 서울역 건너편, 남산 밑에 문을 연 서스테이너블 해빗은 시작부터 지속가능을 위한 공간으로 마련됐다.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아이템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곳은 옷, 책, 공예품, 런드리숍, 세제 리필 스테이션 등 모두 지속가능을 그 안에 담고 있다. 

서스테이너블 해빗을 기획한 유동주 대표는 처음부터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과 주거 문화를 함께 보여줄 수 있는 곳을 찾다가 쉐어하우스를 준비 중인 지인과 함께 이 공간을 기획했다.

1층에는 서스테이너블 해빗을, 2층부터는 쉐어하우스 ‘커먼타운’이 위치해 있다.  

“쉐어하우스와 함께 생태적인 건물을 짓고, 지속가능을 취미로 가진, 관련 아이템을 만드는 분들과 그룹을 만들었어요. 그들이 만든 제품을 한자리에 모으고 커뮤니티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이 공간을 기획했죠.”

 

서스테이너블 해빗, 지속가능의 실천

남산이 바로 보이는 넓은 마당을 지나 매장에 들어서면 바로 텀블러 키핑 스테이션이 보인다. 일회용 컵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고객들이 편하게 텀블러를 맡겨 둘 수 있는 공간이다.

서스테이너블 해빗에서 운영되는 카페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를 추구한다. 카페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최소화하고 있다. 플라스틱 빨대는 없다. 스테인레스와 대나무 빨때를 사용한다. 매일 소독하고 주기적으로 전문 세척 업체에 맡겨 관리한다.

물론 비용도 많이 들지만, 이미 음료 가격에 포함이 되어 있다. 환경을 지키자는 메시지를 여러 가지로 전달하고 있다.

카페 메뉴도 지속가능한 메시지를 전한다. 시그니처 커피 메뉴인 ‘Vanilla Bear(바닐라 베어)’는 지구온난화로 멸종 위기 동물이 된 북극곰을 떠올렸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만들었다.

‘Flamingo(플라밍고)’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로 개체 수가 급격히 줄고 있는 홍학을 떠올리게 하는 차다. 앞으로도 이런 메뉴를 하나둘씩 늘리며 멸종 위기 동물을 함께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한다. 디저트 메뉴들도 유기농, 글루텐프리, 비건 같은 환경에 덜 해롭고 건강에 좋은 메뉴들로 구성된다.

이 매장에는 카페는 물론 책방, 런드리숍, 옷, 공예품, 소품, 가방, 세제 리필 스테이션 등 다양한 아이템들이 한 곳에 모여 있다. 이 아이템들 모두 지속가능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정성과 뜻이 모여 만들어졌다.

<옷, 가방, 모자, 머플러 등 패션 아이템과 공예품, 소품 등 다양한 지속가능 제품들이 한 데 어우러져 있다.>

<옷, 가방, 모자, 머플러 등 패션 아이템과 공예품, 소품 등 다양한 지속가능 제품들이 한 데 어우러져 있다.>

우리로부터 시작되는 지속가능

서스테이너블 해빗과 이를 운영하는 소셜벤쳐 케이오에이컴퍼니 직원들은 자발적인 지속가능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우리가 지키고 싶은 ‘지속가능 습관 캠페인’을 자체적으로 기획한다. 지속적으로 지속가능한 습관을 기를 수 있는 캠페인을 만들고 먼저 실천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지난달 캠페인은 꽃 포장에 사용되는 물품들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 고민하고 방법을 정해 실천하는 것이었다. 꽃 선물을 할 때 화병을 함께 선물하거나, 꽃다발을 만들 때도 어떻게 포장해야 포장지를 덜 쓸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들을 서로 나누고 실천하는 것이다.

또 ‘집에서 안 읽는 책 돌려보기’ 캠페인도 있었다. 안 읽는 책을 하나 가져오면, 비치된 중고책과 교환이 가능한 캠페인으로 안 읽는 책을 최대한 많이 돌려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되기도 했다.

워크숍도 진행한다. 코로나 때문에 잠시 보류되기는 했지만 천연염색 워크숍과 같은 행사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작고 사소한 것들이기는 하지만 하나씩 실천해 나감으로써 이러한 움직임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서서히 전파되는 것이 지속가능의 시작이 될 수 있다.”

 

계속되는 지속가능의 시도

지난달에는 세재 리필 스테이션이 새롭게 설치됐다. 세제 용기로 사용되는 플라스틱 역시 환경오염의 주범이기 때문에 이를 줄이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준비된 용기를 가져오면 저렴한 가격에 주방세제, 세탁세제, 섬유유연제 등 다양한 세제를 리필할 수 있다.

이를 기획한 플랜드비뉴의 김지숙 대표는 “평소에 갖고만 있던 생각을 실체화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 설비를 기획했다. 생활 속에서 사용되는 여러 가지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 실체화할 수 있는 공간이 더욱 많아져야 한다.

리사이클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조금씩 바꿔나갈 수 있는 마중물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생활용품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생수병과 함께 가장 많은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배출하는 생활용품은 리필 형태로 판매되기도 하지만 용기 판매가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이다.

생활용품에 사용되는 PP 소재는 분해해서 재활용할 경우 아주 튼튼한 가구를 만들 수 있다.

문제는 색깔별로 구별작업이 불가능해, 재생된 가구들의 색이 마블링된 것밖에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재활용이 힘든 상황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세재 리필 스테이션은 처음 전자동으로 만들어져 서스테이너블 해빗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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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는다. 텀블러를 보관할 수 있는 키핑 스테이션이 마련되어 있다.>

옷의 생애주기를 늘리자

유동주 대표는 패션에 크게 조회는 없지만 옷 선택에 개인적인 철학은 있다. 단색과 단일 섬유로만 된 것만 입는다. 조금이나마 염색에 사용되는 물과 의류 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유 대표는 ‘의류 폐기물을 어떻게 없앨 수 있을까? 재고를 남기지 않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항상 머릿속에 담고 있다.

가장 먼저 적용한 방법은 프리오더다. 재고를 남기지 않고, 선주문을 받은 만큼만 생산하는 것이다. 또 재료를 조금이라도 남기지 않는 3D 니팅 방식을 택하고 있다.

또 기부하는 옷들을 재활용하는 방법도 고안했다. 캐시미어의 경우 동일한 소재를 수거할 수만 있다면 재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사 캐시미어 제품을 원활하게 회수하기 위해 자체 앱을 개발했다. 옷에 QR코드를 모두 넣어 회수를 용이하게 하고, 소비자가 옷을 사면 이 옷에 대한 정보와 함께 모든 정보의 조회가 가능하다.

BCG의 조사에 의하면 소비자가 옷을 하나 사서 버리기까지 평생 입는 횟수는 고작 7번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유 대표는 옷의 생애 주기를 늘리기 위해 자사 제품을 20회 입으면 신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쿠폰을 주고, 가지고 있던 옷은 안 입게 될 경우 회수한다. 그렇게 회수된 캐시미어 제품을 재활용해 재생 캐시미어를 만든다.

“수거만 원활하다면 재생 캐시미어를 만드는 비용이, 천연 캐시미어를 채취하는 비용보다 훨씬 저렴하다. 새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입던 옷을 다시 재활용하는 것이 환경에도 훨씬 이롭다.”

캐시미어는 물론 모든 아이템을 종류별로 색깔별로 반납할 수 있도록 앱을 만들어 이달 론칭한다. 제품의 생애 주기를 늘려서 사람들이 자주 입게 하고 종류, 소재별로 회수해 다시 활용하는 서큘러 패션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lt;지속가능에 대해 항상 고민하는 소셜 벤쳐 케이오에이 유동주 대표와 세제 리필 스테이션을 만든 플랜드비뉴 김지숙 대표.&gt;

<지속가능에 대해 항상 고민하는 소셜 벤쳐 케이오에이 유동주 대표와 세제 리필 스테이션을 만든 플랜드비뉴 김지숙 대표.>

동물 학대 없는 ‘르 캐시미어’

유동주 대표가 직접 운영하는 지속가능 캐시미어 브랜드 ‘르 캐시미어’는 동물 학대 없이 털을 수급한다. 

동물의 털을 강제적으로 깎지 않고 빗질을 통해 저절로 빠지는 털만 채취한다. 추운 겨울 동안 자란 속털이 3~4월경 빠지는데 이를 자연스럽게 빗질해서 채취한 것만 사용한다.

털을 강제적으로 깎을 경우 순수한 캐시미어만 채취하기는 쉽지 않다. 털이 섞이면 품질이 좋지 않아진다. 또 깎아서 채취할 경우 털이 두꺼워지고 부드럽지 않아지는 것도 지속가능을 방해하는 요소가 된다.

일부 캐시미어 농장에서는 대량 생산을 위해 DNA 변형을 통해 양을 기르고 캐시미어를 채취하기도 한다. 이는 전혀 동물 친화적인 방법이 아니기에 스트레스를 주면서 양을 기르는 방법은 동물 학대가 되기도 한다.

초지도 관리한다. 지역을 A, B, C로 나눠 해마다 양들이 이동해 가면서 풀을 뜯을 수 있도록 순환 방목을 한다. 양들로 인해 환경이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르 캐시미어’는 수거된 다양한 캐시미어 제품들로 새로운 제품도 준비 중이다.

겉감은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만든 원단을 사용하고, 폐캐시미어를 부수어 솜처럼 만든 충전재를 넣은 다운 점퍼를 만들 계획이다. 모두 수거한 캐시미어를 활용해 만들었으며 올 겨울 출시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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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설치된 세제 리필 스테이션. 플라스틱 용기 대신 공병을 가져와 합리적인 가격에 다양한 세제의 리필이 가능하다.>

지속가능의 확장

서스테이너블 해빗은 남산점에 이어 이달 말 두 번째 매장인 서울숲점을 오픈한다.

서울숲점은 지하부터 지상 4층까지 전체가 모두 지속가능 아이템으로 채워진다. 이 공간은 지속가능 쇼룸과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위해 남산점과 똑같은 목적으로 만들어진다.지속가능에 대한 시도는 여러 방면으로 확장된다.

유동주 대표는 개발도상국의 생산처에서 만들어진 원재료를 확보해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만드는 작업에도 나선다.

“실질적으로 품질은 높지만 그 가치를 평가받지 못하는 개도국의 노동자들에게 정당한 값을 주기 위한 것이다. 몽골 캐시미어는 물론 베트남의 실크, 인도네시아 티크우드 등 여러 가지 아이템을 소싱해 국내에 적정한 가격으로 소개할 계획이다.” 물론 소싱하는 제품은 모두 친환경 제품이다.

“사실 아무리 우리가 지속가능을 외친다고 해도 소비자들의 인식이 한 번에 바뀌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리부터 이 같은 시도를 시작하고, 그 움직임이 서서히라도 퍼져 나간다면 다음 세대, 아니면 그 다음 세대에서라도 환경이 나아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싶다. SF 영화에 나오는 옷들을 보면 터치나 생각에 따라 생상과 디자인이 바뀌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 옷들이 나오기 전까지는 옷으로 환경이 오염되지 않도록 생각을 달리해야 할 것 같다.”​ 

 

출처 :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