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2인치 아트 피규어의 일인자이자 국내외 스포츠 의류 브랜드를 비롯한 컬쳐 브랜드들의 콜라보레이션 로망 1순위인 '쿨레인', 'COOLRAIN STUDIO'란 이름으로 이제는 같은 길을 가는 동료들이 된 예전 학생들과 같은 공간과 생각을 나누고 있다. 자신만의 캐릭터와 열정, 뛰어난 장인정신으로 뭉친 그의 스튜디오를 방문하였다.
Q: 'COOLRAIN' 이라는 작가명이 상당이 인상적이신데 어떤 의미 인가요?
본명이 '이찬우'이다. 비'우' 자가 돌림자라 '레인'이라는 영문에 찬비라는 뜻으로 쿨레인이다. 덕분에 외국사람으로 알고 있는 분들도 있더라.(웃음)
Q: 우리나라 1세대 아트 피큐어 작가이자 외국에서도 이름난 아티스트이신데 처음 이 분야를 시작하시게 된 계기는?
원래 애니메이션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특히 '아키라' 같은 일본 작품들은 물론이거나와 '크리스마스 악몽'이나 '윌리스앤 그로밋' 같은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에 매혹 되었었다-전공과는 별개로 3D 애니메이션 분야에 몸담았던 적이 있었다. 그러다 그때까지 우리나라에선 생소했던 아트 피규어 분야를 접하고, 어쩌면 내가 원하던 것들을 현실로 구현할 수 있는 작업들을 할 수 있지 않을까는 라는 꿈을 가지게 되었다.
Q: 작가님의 최근 행보를 보면 유명 브랜드들이나(특히 나이키) 실존 캐릭터등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활발히 하고 계신데요, 그런 작업들은 어떻게 진행하게 되셨는지?
그래서 그런지 가장 많은 질문 중 하나가, 하는 일들은 뭔가 굉장히 커머셜한데 사실 판매는 하지 않는 걸로 봐서 작가와 커머셜의 경계가 모호하지 않느냐는 거다. 나는 원래 작가이고 내 자신의 캐릭터를 표현해 왔으며 그런것들이 알려져서 나의 작업들을 원하는 브랜드에 의뢰를 받게 된 경우이다. 어쨌든 내가 의도치 않게 커머셜의 세계가 나에게 유명세를 준건 맞지만 처음부터 그런 방향을 작정하진 않았다는 건 사실이다.
콜라보레이션을 시작하게 된 계기라고 한다면, 2010 남아공 월드컵 축구선수들을 만든적이 있었다. 남아프리카 선수들, 아프리칸의 원색적인 유니폼과 짙은 피부색이 조화된 강렬한 느낌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그 작품을 계기로 윌리스앤 그로밋을 제작한 아드만 스튜디오와 함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나이키의 광고를 진행하게 되었다. 그들의 나의의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세계적으로도 이런 분야를 작업하는 사람이 거의 없고, 게다가 캐릭터, 피규어 제작, 그림작업을 같이 하는 작가는 극히 드물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이후 커머셜한 작업 요청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Q: 작가님의 작품세계에 영향을 주는 것들이나, 이외에 관심이 많은 분야는 어떤 것들을 들 수 있으신지?
앞에서도 말했듯이 만화책과 애니메이션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라 많이 본다. 그것도 작가 위주로 작품을 보는 편이다. 예를 들어 아키라 작가의 오토보 가쓰히로 감독의 작품을 다른 것들도 지속적으로 찾아보고 처음 그렸던 것들부터 다 뒤져보는 편이다. 더 나아가 그 사람이 영향 받았던 것들,-오토보의 경우에는-미국의 해비매탈, 그래픽 노블 등을 관심있게 찾아본다. 그래서인지 나중에는 범위가 점점 넓어져 미국이나 영국것들도 많이 보게 된다. 그 작가가 스토리나 캐릭터를 구상하게된 배경을 이해하는데 중점을 두는 성향이다.
Q: 일종의 작가주의적 영향이라고도 할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작가님이 캐릭터를 만들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들은 어떤것들이 있나요?
캐릭터들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스터디를 많이하는 편이다. 작업을 시작한 초기에는 실제 인물들을 염두해 작업하기도 했었고... 그래서 실제 사람들들 많이 관찰하기도고, 농구를 좋아해서 유명 농구선수들을 모델로 한 작업도 있다. 이후 캐릭터를 만들때 하나씩 단발로 구상하기 보다는 시리즈로 제작하여 다음 작업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고 그런 컨셉들을 통해 스토리의 전달력과 작품의 완성도를 탄탄히 하고 있다.
Q: 작가님의 작품들을 보면 피겨 자체도 물론 훌륭하지만 거기에 캐릭터를 더해주는 의상이나 신발들이 정말 패셔너블 하고 예사롭지 않은데요, 이런 소품들도 직접 만드시는 건지?
12인치 피규어에 신겨지는 신발들은 직접 제작하는데(원래도 나이키 마니아이고 콜라보레이션 작품들도 있어서 주로 나이키 운동화들이다) 이런 작업들에 이전 3D작업 했던 것들이 많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제품을 보기만 해도 구조적인 것과 입체가 떠오른다. 마치 신발들도 해체되었다가 다시 결합하는것처럼… 반면 의상은 재봉질을 못해서 직접 만들진 못하는게 아쉽긴하지만 패턴이나 디자인은 직접 구상하는 것이며, 이후에 기회와 기술이 된다면 우주복 같은 옷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
Q: 보통은 이러한 제작 비하인드나 기술들이 본인의 자산이신데, 작가님은 이러한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기꺼이 전수해 주신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의미인가요?
나만의 노하우들을 이 분야를 진정 좋아하는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고, 또 그런것들로 아트토이의 대중화에도 한발 다가갈수 있고, 이 길을 먼저 걸어간 선배로서도 시장이 더 활성화 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Q: 그렇다면 작가님과 같은 길을 가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조언해 주신다면?
무엇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분명해야 한다. 무조건 이쪽일을 해야겠다라는 결심으로 시작한다면 점점 힘들어 질것이다. 오히려 좀 늦더라도 자신이 정말로 만들고 싶은것이 무엇인지 알고 나서 시작하라고 권유하고 싶다. 왜냐하면 어떻게 만드는 가는 중요한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술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습득할 수 있지만 자신만의 캐릭터는 그렇지 않다.
Q: 가장 아끼는 작품이 있으시다면?
가장 아낀다기 보다는 가장 의미있는 작품들에 가까운데, MBA시리즈를 꼽고 싶다. 워낙 농구를 좋아하기도 하고 처음으로 판매할 수 있게 생산되어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된 제품들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Q: 작가님의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신다면?
우선 단기적인 계획으로는, 판매가 가능한 피겨들이 올해 제작될 예정이고 이후 예정된 전시들과 에세이북 출판등이 계획되어 있다. 하지만 나의 진정한 최종목표를 묻는다면 애니메이션 제작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모든 활동들은 그것을 위한 하나하나의 스텝이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모인 나의 캐릭터들을 전시를 통해 피규어로 보여주는 작업들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그런 지금의 캐릭터들이 애니메이션을 통해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Q: 마지막으로 작가님의 전시를 관람이나 구입을 원하는 분들을 위한 정보를 부탁드립니다.
제일 빠른 일정으로는 4월 17,18,19일 3일간 DDP에서 ATC(art toy culture) 전시가 진행되고, 이후는 서울대, 연대, 고대 벤치에서 전시되었던 '브레이크 타임'이라는 피겨가 작게 제작되어 6,7월쯤 '에픽케이스' 사이트와 '킨기로봇'을 통해 판매될 예정이다. 그리고 거의 비슷한 시기에 그동안 작업했던 브랜드들과의 콜라보레이션 스토리를 담은 에세이가 애플북스와 비젼코리아를 통해 출간될 예정인데, 상당량의 제품 사진들이 실리게 될것이고 출간기념 전시도 준비중이다. 하지만 실은 나를 만나고 싶다면 그렇게 어렵게 찾을 필요없이 2010년부터 시작한 쿨레인의 제작수업이 토요일 상상마당에서 매주 열리고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그리로 오시면 되겠다.(웃음)
더 많은 작품들을 감상하시려면- blog.naver.com/theaki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