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경쟁력은 ‘다름'이 아니라 ‘독특함’에서 나온다

Interview

박성철대표.jpeg

공간디자이너 박성철 니즈디자인랩 대표

이커머스가 패션 유통의 주류 채널이 된 지금도 오프라인 매장은 패션 브랜드의 얼굴이다. “죽는 것은 오프라인 채널이 아니라 변화하지 않는 재미없는 공간”이라는 서울대학교 김난도 소비자학 교수의 말처럼, 소비자의 채널 이동은 매장에서 브랜드와 소통하는 것에 흥미를 잃은 까닭이다.

소비자가 매장에서 재미를 찾지 못하게 된 이유를 단순히 온라인 채널이 주는 서비스, 예를 들어 편리한 배송과 가격 메리트로 한정할 수는 없다. ‘스타일난다’ ‘난닝구’ ‘임블리’ 등은 지난 수년 동안 경쟁력을 잃어간다는 대형유통에 중대형 매장을 내고 서울 명동, 홍대입구 등 핵심 가두상권에 직영점을 냈다. 이처럼 디지털 네이티브가 오프라인 채널 확대에 크게 투자해 글로벌한 홍보 효과를 누리고 온라인에서 브랜드를 접하지 못한 새로운 소비자를 흡수하고 있는 상황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매장은 단순히 판매처로서의 기능을 넘어 소비자가 매장에 머무는 동안 끊임없이 브랜드의 스토리를 들려주고 아이덴티티를 드러낸다. 무엇보다 매장은 브랜드가 가진 자원과 브랜딩 역량, 동 업계 경쟁력을 집약해 보여주는 요체다.

때문에 최근 패션기업은 물론이고 규모를 막론해 공간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를 불러들이는 공간, 나아가 브랜드 가치를 배가시키는 공간의 힘은 어떻게 연출되는지 공간 디자이너 박성철 니즈디자인랩 대표에게 들어봤다.

니즈디자인랩은 ‘젠틀몬스터’가 매장 공간의 진화를 보여주기 위해 홍대 플래그십스토어를 통해 진행했던 총 36차례 퀀텀프로젝트 중 시즌 중반부 디자인과 시공을 맡은 회사. 당시 프로젝트는 25일마다 새로운 콘셉트를 제시하며 고정관념을 부순 디스플레이, 다양한 장르 아티스트와 협업한 과감한 아트워크로 상업 공간의 미래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에는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미국 스트리트웨어 ‘슈프림’이 올 9월 중국 베이징에 문을 여는 플래그십스토어 공간 디자인을 진행 중이다(현재 상하이에 위치한 ‘슈프림’ 매장은 미국 기반의 오리지널 브랜드가 아닌 중국 내 상표권을 선점한 슈프림 이탈리아의 매장이다).


Q. 니즈디자인랩을 간단하게 소개해 달라.

건국대학교 건축전문대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바로 니즈디자인랩을 만들었다. 우리 회사는 공간과 관련된 모든 것을 디자인하는 회사다. 건축, 인테리어, 설치미술, VMD, 리테일 가구 등을 주로 디자인하고 있다.

그동안 했던 작업과 현재 진행 중인 작업 다수는 패션과 관련된 리테일 디자인이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돋보이게 하는 디자인, 경쟁 브랜드와 차별된 공간 브랜딩, 이 두 가지가 언제나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지향점이다.

Q. 디자인 영감은 어떻게 얻나?

우리는 음악과 설치미술, 패션 분야는 국내외 패션위크에서 볼 수 있는 컬렉션과 패션쇼 등 다양한 요소에서 영감을 얻고 아이디어를 찾는다. 실무에 들어가서는 (디자인을 의뢰한) 브랜드와 충분히 소통하고 각각의 콘셉트에서 공간디자인 콘셉트를 도출하는 편이다. 패션 브랜드의 경우는 시장조사를 통해 최신 패션 트렌드를 반영하면서 소비자들이 트렌드를 받아들이는 속도와 감도에 따라 때로는 과할 수 있는 디자인을 제안하기도 한다.

오는 9월 오픈하는 슈프림 중국 북경 플래그십 스토어 1호점 3D시안

오는 9월 오픈하는 슈프림 중국 북경 플래그십 스토어 1호점 3D시안

Q. ‘젠틀몬스터’와 진행했던 퀀텀프로젝트는 ‘선글라스 판매장’의 상식을 뛰어넘는 공간연출로 당시 큰 화제를 모았다. 이번에는 올 가을 중국 베이징에 오픈하는 ‘슈프림’ 플래그십스토어 공간디자인을 맡았다고 들었다. 어떤 공간을 보여줄 것인가?

‘젠틀몬스터’도 그렇고 ‘슈프림’도 마찬가지로 프로젝트 진행과정에 대외비 사항이 많다. 설명 가능한 범위 안에서 이야기하자면 ‘슈프림’같은 경우 브랜드의 매뉴얼 디자인이 없다. 때문에 콘셉트 설정부터 디자인 시안을 구현하기 위해 어떤 자재를 사용하고 어떤 컬러감을 줄 것인지, 조도(照度)는 어떻게 줄지 등을 모두 우리가 제안했다.

매장의 입지가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 그 중에서도 유동인구가 많은 번화가에 있는 만큼 베이징의 상징물이 될 수 있는 공간디자인에 초점을 맞췄다. 예를 들어 플래그십스토어 한 섹션에 잠수함 같은, 도심에서는 볼 수 없는 오브제들을 활용해 베이징에서 특별한 약속장소로 떠올리게 되는 랜드마크 공간을 만든다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강남역 지오다노 매장 앞에서 만나’라고 하듯이 말이다.

1층은 ‘젠틀몬스터’ 홍대 퀀텀에서 보여주었듯 상업적 공간이 아니라 전시적 성격이 강한 디자인으로 진행했다. ‘슈프림’이 다양한 브랜드와 많은 협업을 하고 있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팝업스토어처럼 사용이 가능한 공간을 설계했다.

공간 디자인에 대한 철학이 듣고 싶다. 그리고 패션기업들에게 현재 패션브랜드 매장의 공간디자인에 대해 조언한다면.

최근 소비자들은 예전과 다르게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고 시각과 관점의 깊이가 있다. 예술 전시와 공연 등 예전에는 특정 계층 또는 동호인 그룹 중심으로 향유하던 문화를 쉽게 접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공간디자인이 ‘제품이 돋보이는 공간’을 추구했다면 이제는 ‘제품이 돋보이는 것은 물론 브랜드 자체가 돋보이는 공간’을 디자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쟁 브랜드와 다르기 만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어필 할 수 있는 콘셉트가 강한 공간디자인이어야 승산이 있다. 콘셉트의 승부처는 ‘다름’이 아니라 ‘독특함’이다.


출처 :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

OTD 가치의 재발견

Interview

스크린샷 2019-04-03 오후 7.01.34.png

“변화에 맞선 유연함이 리테일 플랫폼의 원동력”


유통업계에서는 단순 브랜드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꾸미는 ‘라이프스타일 공간' 기획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 부동산 업계는 공간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상품 판매 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물건말 팔던 유통업과 공간만 제공하던 부동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 블러(Big Blur)’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 개발 및 건설 업체들은 토지를 사고 건축물을 지어 분양하는 하드웨어 공급자로서의 역할만으로도 성장 시대의 풍부한 수요를 바탕으로 수익을 향유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시대는 공급 중심의 시장이 아닌 사용자 관점에서 공간이 어떤 차별적 편익과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지가 관권이 되었다.

최근 ‘현대판 5일장’ 띵굴 시장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포맷을 전환하며 손창현 OTD코퍼레이션 대표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공간 기획 분야 전문가 손창현 OTD코퍼레이션 대표가 국내 최대 플리마켓 띵굴 시장에 투자하면서 지난 달 28일 롯데원드점에 ‘띵굴'의 3번째 정규매장을 오픈, 본격적인 사업확장이 예고되고 있다.

이밖에도 신개념 서점인 아크앤북과 ‘공유 공장'의 개념을 도입한 성수연방을 선보이는 등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손 대표는 서울시립대 건축공학 석사학위를 받고, 딜로이트안진 부동산 재무자문, AM플러스 상업시설개발 운영팀, 삼성물산 개발사업부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부동산 디벨로퍼가 최근 리테일 사업에 뛰어든 셈이다. 그가 상공간을 근간으로 다양한 포맷의 사업을 확장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궁금해 서면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Q. OTD코퍼레이션이 생각하는 공간 플랫폼이란 개념은 무엇인가.

쉽게 설명하자면 어떤 특정 건물 내 공간을 새롭게 기획하고 콘텐츠를 채워 넣는 것이다. 하지만 OTD가 하고 있는 공간 플랫폼 사업은 단순히 공간을 만들어내는 1차원적 관점으로 설명되기에는 부족하다.

버려져 있거나 오랫동안 방치된 공간들에 콘탠츠를 넣어 가치를 높이는 일들을 한다고 말 할 수 있다. 쉽게 한마디로 정리하면 ‘공간 가치의 재발견'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듯하다. 단순히 공간을 인테리어로 차별화를 두어 선보이는 리뉴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간의 근원, 위치, 타겟, 라이프스타일 등 심층적 접근을 통해 잠재된 가치를 극대화 시키는 일들을 하고 있다.

Q. 여러 지역에 다양한 포맷과 성격의 공간 플랫폼을 오픈했다. 적합한 공간을 찾고 콘템츠를 기획, 구성할때 상권, 플랫폼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이 무엇인가.

소비자의 트렌트, 부동산 시장의 변화를 읽고 다양한 공간을 만들어내고 있다. 지역의 저평가된 공간에 가치과 감성을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협업을 통해 주변 상권까지 부활시켜 활력을 불어 넣고 가치를 더하는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노력중이다.

쉽지만 어떤 콘텐츠를 채우고 운영하느냐에 따라 공간의 자산 가치가 달라진다. 그래서 공간을 만들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콘텐츠나 사이트보다는 ‘사람'을 먼저 생각한다. 철저히 고객의 입장에서 그들이 원하는게 무엇인지, 어떤 것을 먹고 싶은지, 어떤 즐거움을 느끼고 싶은지 등, 시간을 가치 있게 보낼 수 있는 점을 고민한다. 다른 업체들이 요즘 핫한 맛집이 어딘지, 그 아이템들을 선보이기 좋은 장소가 어딘지를 찾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행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부동산 입대업으로만 접근했다면 셀렉트 다이닝이라는 개념 자체가 탄생하지 않았고 현재까지의 형태로 유지되기 어려웠을 거다. OTD가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를 보더라도 셀렉트 다이닝이라는 형태는 같지만 각기 다른 저마다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오버더디쉬가 한국 사람들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맛집이나 디저트 가게등을 중심으로 구성했다면 수제 맥주와 양식 전문점인 파워플랜트나 지역 맛집과의 상생을 토대로 시작된 마켓로거스는 목표 소비자층이 좀 더 명확한 공간이다.

그 자라에 머무르지 않고 매번 공간을 만들때 마다 이전의 우리가 부족한게 무엇이었는지. 사람들이 어떤 것드레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해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재의 확장된 공유 리테일 플랫폼으로 발전하게 된 원동력이 아닌가 싶다.

otd_02.jpg

Q. 새로운 프로젝트로 소개된 성수연방이 주목을 받고 있다. 식음료에서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장하는 것인가.

맞다. OTD를 창업할 당시만 해도 바이오. IT쪽 스타트업은 많았지만 외식업 분야는 많지 않은 상황이었다. 다른 분야보다 외식업 분야가 사업을 진행하는데 제약이 많지 않아 조금 수월하게 되전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갖고 시작하게 됬다.

하지만 F&B 모델만으로는 플랫품을 확장하는데 한계가 있다. 계속해서 진화된 버전들을 만들어내고 있기는 하지만 F&B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플랫폼들을 고민하면서 지금의 공가을 개발하게 됐고, 또 만들어가게 있다.

Q. 성수연방이 복합문화공간, 도시재생 프로젝트로 소개되고 있다.

지금까지 진행한 프로젝트 중 가장 큰 규모이자 또 다른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성수연방이라는 공간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들을 상징적으로표현하고 싶었다. 그동안 버려진, 혹은 방치된 공간에 콘텐츠를 입혀 가치를 만들어가던 OTD만의 철학이 건물적 차원으로만 접근했다면, 성수연방은 한단계 더 나아가 도시적 관점으로 규모를 키운 저희에게도 도시재생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프로젝트라고 본다.

otd_05.jpg

서점과 라이프스타일숍, 다양한 F&B 매장뿐만 아니라 생산 공장, 문화 공간이 함께 어우러져 있어 미식, 휴식, 체험이 가능한 국내는 물론이거니와 해외에도 없는 새로운 유형의 복합문화공간이다. 대표적인 도시재생 성공 지역으로 꼽히긴 하나, 지역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성을 그대로 반영한 공간은 아직 많지 않다고 본다.

성수동뿐 아니라 도시재생을 시도하고 있는 여러 사례들 중 안타까운점은 단순히 공간을 그대로 계승한다는 점만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공장 지대였던 기존의 폐건물에 인테리어적 요소만 입혀내는 것만으로는 지속적인 도시재생의 성공을 이끌어내기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점들을 고려하여 한때 제조업의 메카였던 성수동만의 무드를 반영하여 생산-소비-유통이 한곳에서 이뤄지는 새로운 유형의 복합문화공간 플랫폼으로 선보이게 됐다. 자급자족 형태로 운영되던 고대 길드 사회에서 착안한 ‘연방'이라는 네이밍도 그래서 붙여지게 됐다.때문에 이러한 특징들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감도 높은 스몰 브랜드를 발굴하여 함께하고 있다.

많은 소상공인 분들이 법적인 규제에 적합한 제대로된 생산 공장을 갖추기에는 비용이나 환경적으로 어려운 부분들이 많다. 그런 부분들을 성수연방에 입점하게 되며 지방이 아닌 시내에 자체 생산 시설을 확보할 수 있어 빠른 물류 유통이 가능하다.

본인들의 기본 유통 채널 외에도 우리와 연계된 다양한 플랫품을 통해 추가 판로를 확보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존 복합문화공간들과도 확연한 차이를 가지는게 바로 이러한 점이다.

성수연방 내 생산 시설에서 만들어진 식재료를 공간 내 입점된 F&B 매장에서 푸드로 선보이고 그럿들이 소비되는 형태의 선순환 구조가 성수연방의 대표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Q. 성수연방에 추가될 콘텐츠가 있는가.

성수연방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인 생산-유통-소비를 완성하게 해줄 생산 시설이 이달 말 완공 예정이다. 육가공 제품으로 유명한 존쿡델리미트의 매장과 공장(팜프레시)이 함께 있어 공장에서 만들어진 재료가 온라인 혹은 오프라인의 다른 스토어를 통해 유통이 되기도 하고, 바로 아래 위치한 레스토랑에서 다양한 메뉴 형태로도 즐길 수 있다.

또 생산 시설내 투어 및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바로 나온 제품들을 시식할 수도 있다. 신선한 재료를 활용한 쿠킹클래스도 참여할 수 있는 등 단순히 생산의 기능에만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시도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성수연방은 각 구성원들 간의 가치를 공유하고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공간을 함께 만들어가고 상행할 수 있는 형태로 운영해 나가고 싶다. 로우로우와의 협업해 만들어진 아크앤북, OTD의 청년 사업 육성의 일환인 오버 더 드림(OVER THE DREAM)에 의해 탄생하게 된 브랜드 피자시즌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본다.

구성원 뿐 아니라 방문하는 고객 분들에게도 단순히 소비를 위한 목적성 공간이 아닌 평이한 일상속 끊임없는 영감과 많은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공간들로 만들고자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otd_03.jpg

Q. 띵굴스토어를 성수연방 콘텐츠로 구성했다. 패션과 뷰티 분야로 사업 확장 계획이 있는가.

을지로와 성수동에 선보인 띵굴스토어1,2호점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띵굴(Thingool)’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잏는 쇼룸 공간의 형태로 선보이게 된 매장이다. 지난 2월 말 오픈한 3호점인 롯데월드몰점은 기존에 오프라인 쇼룸 형태로 선보인 매장들과 다른 새로운 유형의 리테일 스토어다. 메이저 유통 채널인 복합쇼핑몰로 진출하며 강남 및 잠실 상권은 물론 경기 인근 지역의 상권까지 브랜드를 넓혀 나가는 발판을 마련했다. 유통 채널뿐만 아니라 상품 구성에서도 패션, 뷰티 카테고리를 집중적으로 강화했다.

‘로우 투 로우’ ‘H8’ ‘모한’ 등 디자이너 브랜드와 뉴트로 감성의 빈티지 팝업 마켓 ‘밀리언 아카이브’ 오가닉 및 클린 뷰티 컨셉의 다양한 인디 뷰티 브랜드까지 띵굴 고유의 따뜻한 감성을 바탕으로 엄선하여 큐레이션한 아이템들을 제안하고 있다.

이 외에도 리빙, 키즈, 홈데코 등의 품목과 더불어 합리적인 가격대의 PB ‘신생활’을 통해 삶의 가치를 더해줄 수 있는 다양한 제품들을 두루 선보이고 있다. 곧 뷰티 카테고리 서브 브랜드인 ‘띵굴 브라이트’를 준비하며 공간 디자이너이자 크리에이터로 활약 중인 양태오씨가 한의사, 갤러리 큐레이터와 함께 설계한 한방 화장품 ‘이스 라이브러리’도 띵굴스토어와 함께하는 방향을 논의 중에 있다.

또 파이콜로지라는 완도지역 미역에서 추출한 소재로 화학성분이 없는 천연 뷰티 브랜드가 띵굴스토어와 함께하고 있다. 두 브랜드 모두 프리미엄 브랜드이기 때문에 매스 브랜드만 모아 놓은 올리브영과 같은 채널에는 들어갈 수 없다. 그렇다고 백화점 매장에 입점하기에는 브랜드 고유의 캐릭터를 고려한다면 맞지 않다.

코스메틱 뿐 아니라 다양한 카테고리의 우리가 알지 못하는 좋은 브랜드가 많다. 다양한 사람들의 취향을 반영한 여러 제품들을 만들어 내던 것이 과거 패션 시장에만 국한되어 있었다면 지금은 산업 전반에 걸쳐 같은 양상을 보이며 변화하고 있다. 그런 것들을 잘 편집해서 보여줄 수 있는 중심적인 역할을 띵굴스토어가 하게 될 것이다.

otd_05.jpg

새로운 리테일 비즈니스로 확장 계획이 궁금하다. 부동산 디벨로퍼에서 유통 기업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인가.

우선 정확한 개념 설명부터 하자면, 띵굴시장은 파워블로거 이혜선씨가 시작한 국내 최대 규모의 플리마켓이다. 우리가 그 곳에 투자하면서 ‘띵굴(Thin gool)’이라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하고 있다. 좀 더 새롭고 달라진 띵굴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새로운 플랫폼을 우선적으로 선보이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해 오프라인 플랫폼 ‘띵굴스토어’를 선보이게 된 것이다.

기존에 간헐적으로 진행되어오던 온라인 몰 역시 상시 운영 형태로 플랫폼화해 ‘띵굴마켓’이라는 이름으로 오는 5월부터 선보이게 될 예정이다. ‘띵굴’의 브랜드 정립과 버전업의 시간을 보내면서 기존의 띵굴 시장(플리마켓)은 잠시 (리뉴얼)후순위로 두게 됐다. 하지만 띵굴 시장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띵굴의 근간이 되는 중요한 플랫폼이다.

조금 더 보완 과정을 거쳐 지속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기존에 잘 유지해 운영됐던 가치 기반으로 많은 지역에서 고객들에게 즐거움을 드릴 수 있는 형태로 운영하고자 재정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5월로 예정된 인천 송도 지역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의 띵굴 시장을 기다려주시는 고객 분들을 찾아 뵐 예정이다.

리테일 시장이 온라인을 활용한 모델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오프라인 상 공간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하는 것이 경쟁력이 있다고 보는가.

큐레이션 서점 아크앤북 사례를 꼽겠다. 해외에서 이미 서점들은 사라져가고 있는 추세이다. 사고자 하는 책이 있다면 손가락 하나면 5분 내 간편하고 빠르게 주문할 수 있다. 주문자가 있는 장소로 혹은 주문자가 원하는 스토어를 방문하여 찾아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프라인 서점으로 방문을 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 내야 한다.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이 열광한 일본 서점 츠타야가 성공적인 사례다.

아크앤북 역시 큐레이션을 기반으로 일부러 책을 찾기 어렵게 만들어 놨다, 즉 아크앤북은 자기의 취향을 발견하거나 사려고 했던 책이 아닌, 직접 와서 발견할 수 있게 만들고자 하는 공간으로 구성한 곳이다.

책을 사지 않는 사람들에게 책을 노출시키고 책을 체험 시키게 하는 결국 책에 대한 관심과 구매를 일으키게 하는 측면을 고민해 만든 공간이다. 어느 연구 결과에도 나와 있듯 책을 사서 읽지 않고 꽂아만 놓아도 지적 사고 능력이 상승한다고 한다.

전자책이 아닌 온전히 실체로서의 책 가치가 아직까지는 유효하다. 아크앤북은 그걸 꼭 알리고 싶어서 만든 공간이다. 이처럼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 일 수 있지만 온라인 채널을 따라가기 보다는 오프라인으로 유입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 고객의 니즈와 취향을 고려한 심층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otd_04.jpg

추가 복합문화 공간 프로젝트를 준비 중인가.

현재 성수연방 같은 규모의 복합문화공간 프로젝트 계힉은 없다. 올해는 아크앤북과 띵굴의 확장과 기업 내부의 힘을 다지는데 역량을 쏟기로 했다. 띵굴의 경우 단순히 온·오프라인으로 채널만 확장되는 개념이 아니라 그동안 OTD가 쌓아온 공간 플랫폼 기획과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함을 느낄 수 있는 형태로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2월 말 오픈한 패션 중심의 구성한, 새로운 유형의 리테일형 롯데월드몰점이 첫 시작이다.

산업계는 밀레니얼 세대의 라이프스타일 파악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오프라인 상 공간에 대한 젊은 소비자 요구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현대인들의 일상은 ‘피로 사회’이기 때문에 소비 활동에 있어서도 피곤함을 원치 않는다. 그래서 이미 누군가의 검증과 필터링을 거친 상품을 원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가 바로 그 반증이라고 볼 수 있다.

쇼핑몰에서 나의 구매 기록과 장바구니를 보고 나의 관심사에 맞게 큐레이션해 준 제품이나 가격 비교 사이트의 최상단의 제품을 구매하는 형태를 선호한다. 이제는 더 이상 기업의 일방향적 소통이 통하지 않는 취향이 중시되는 시대이다.

획일화된 상품 진열과 메시지로 강요하고 목적 구매 용도로만 접근하기보다 자연스러운 체험을 통한 더 나은 라이프스타일 제안함으로서 본인의 몰랐던 취향을 재발견하거나 만들어갈 수 있는 형태로 나아가야한다고 본다.


출처: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