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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에코 패션을 실천하는 디자이너로 유명한 스텔라 맥카트니는 스코틀랜드에 위치한 쓰레기 매립지에서 광고 캠페인을 촬영을 진행한 적이 있다.
그의 캠페인은 오염으로 인해 환경이 점점 파괴되고 있는 현실에서 패션과 환경의 상생 관계를 다뤘다.
특히 그녀는 “지구에는 쓰레기와 과소비 문제가 붉어지고 있고 우리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사용 후 버리는 일회용 아이템, 특히 플라스틱은 쓰레기 매립장에서 넘쳐난다. 매년 약 3억 톤의 프라스틱 제품들이 생산된다”라며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부각시켰다.
이 캠페인은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고 패션 기업들의 환경 파괴 인식을 또 한 번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지난 몇 년간 ‘친환경 패션’, ‘에코 패션’이라는 키워드가 만연하기 시작했다. 지구 환경에 대한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면서 패션 업계도 녹색성장을 위한 장치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환경 보호에 대한 중요성은 오래전부터 강조되어 왔지만, 최근에는 심각성이 심상치 않다. 공기 오염은 일상화됐고 플라스틱은 환경뿐 아니라 인류를 위협하는 존재로 부상한 지 오래전이다.
생산 측면과 낭비라는 이름 앞에서 패션은 언제나 환경 파괴 논란의중심에 있다. 환경 문제의 주범 중 하나인 패션업계는 지난 몇 년 동안 달라지기 시작했다.
환경을 패션 기업 경영의 핵심 가치로 여기거나 환경을 배제한 기업은 퇴출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늘어났다.
단순하게 천연, 친환경 자원을 사용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환경과 인류의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도록 지속가능을 실천하려는 움직임도 다분하다.
에너지 절감,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공정 무역, 윤리적 책임을 다하고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방안도 모색되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의 인식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데서 출발한다.
최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재미있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밀레니얼 세대’ 10명 중 7명이 최근 1년 동안 사회적, 환경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품을 구매했다고 한다. 환경을 해치지 않고 생산된 제품에 비싸더라도 지갑을 여는 행위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각종 산업의 거대한 흐름은 ‘환경보존’이라는 이름으로 통합되고 있다. 친환경을 넘어 반드시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必환경’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필 환경은 인류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하는 환경을 말한다. 과거의 소비 패턴이 더 좋은 환경을 위한 것으로 여겨졌다면 이제는 환경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으로 무게가 옮겨지고 있는 셈이다
글로벌 브랜드들의 必환경 선언
현재까지의 행보는 미국 및 유럽을 필두로 한 선진 글로벌 패션 시장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PA로 대변되는 패스트패션,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이 생산 측면과 소재 활용에서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패션이 전체 산업군 중 두 번째로 환경오염을 많이 야기하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환경 문제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12월 폴란드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총회에서는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패션산업 헌장’이 발표됐다. 2030년까지 패션계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30% 줄이자는 내용이다. 이 헌장에는 버버리를 포함한 H&M 등 43개의 글로벌 패션기업이 서명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함께 미국 및 유럽 선진 글로벌 패션 기업들은 몇 년 전부터 지속가능한 의류연합(SAC)의 힉 인덱스(Higg Index) 검증 프로그램을 도입, 상용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힉 인덱스 프로그램’은 의류 및 신발산업에 관련된 제조 및 유통 브랜드를 대상으로 불필요한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고, 공동체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해 마련됐다. 제품에 친환경 점수를 부여하는 독특한 제도다.
결과적으로 힉 인덱스 프로그램이 상용화 되면서 생산 업체들의 공정이 일정 점수에 미치지 못하면 글로벌 브랜드에게 납품을 못하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는 셈이다.
최근 ‘H&M’을 전개하는 에이치앤앰헤네츠앤모리스는 2030년까지 전체 제품을 지속가능한 소재로 대체 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인디텍스 파블로 이슬라 회장은 기업의 8개 브랜드 의류 생산을 위한 코튼, 린넨, 폴리에스테르 100%를 2025년 내에는 오가닉하거나, 더욱 지속가능한, 혹은 리사이클 된 것으로 만들게 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인디텍스는 2025년까지 그룹이 매장과 물류센터, 사무실 운영 등을 위해 필요한 에너지 중 80%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할 목표를 세웠다. 내년까지 7,000개가 훨씬 넘는 그룹의 모든 매장에 헌 옷 수거함을 설치할 계획도 밝혔다.
친환경 기업으로 유명한 파타고니아도 ‘100% 탄소 중립 기업’을 선언한다.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내놓았다.
최근에는 환경에 피해를 줄이는 것이 아닌, 환경을 되살리는 해결 방안을 찾아내라는 이본 쉬나드 회장의 지침이 있기도 했다. 파타고니아는 현재 미국 공정 무역 협회(Fair Trade USA)의 인증을 받은 공장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조만간 구제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도 오픈할 계획을 마련했다.
‘유니클로’의 모기업인 패스트리테일링은 물 사용량을 90% 이상, 최대 99%까지 절감할 수 있는 청바지 세탁 공법을 개발해 상용키로 했다.
나노 버블과 오존을 활용한 첨단 기계를 도입해 세탁 과정에 사용되는 물의 양을 절감한 것이다.
이 공법은 유니클로의 남성용 ‘레귤러 피트 진’과 J 브랜드의 ‘서스테이너블 캡슐 컬렉션’에 우선 적용되며 오는 2020년까지 유니클로, J브랜드를 비롯한 GU(지유), 띠어리 등 그룹 산하 전 브랜드의 청바지 상품에 확대 도입할 계획이다. 이는 2020년 기준으로 총 3조7000만 리터(ℓ)의 물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글로벌 패션 그룹 베네통도 2025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모든 코튼을 100% 지속가능한 대체재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바이오 농작법으로 생산된 오가닉 코튼의 사용을 4.7%까지 늘렸다. 여기에 시슬리와 베네통이 사용하는 코튼 중 23%에 해당하는 제품을 BCI(Better Cotton Initiative 지속가능한 코튼 프로그램)인증을 마쳤다.
글로벌 스포츠 업계 역시 지속가능프로그램에 동참하고 있다.
아디다스그룹은 오는 2024년부터 모든 운동화 생산에 100% 재활용 플라스틱만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아디다스’는 지난 2015년부터 해양환경보호 단체인 ‘팔리 포 디 오션(Parley for the Ocean)’과 협업해오고 있다.
팔리와의 협업을 통해 해양 생태계를 파괴시키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업사이클 하는 작업으로 고성능의 의류와 신발로 재탄생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해안가에서 수거된 플라스틱을 폐기물을 재사용해 여기서 추출한 섬유를 아디다스 러닝화와 골프화 등의 신발 갑피로 활용해 해양 오염을 예방하고 있다.
국내 필환경 마켓은?
이같은 글로벌 움직임에 따라 지난 몇 년 사이 국내 패션업계도 지속가능 패션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환경을 전면에 내세우는 브랜드는 일부 온라인 및 중소 브랜드에 편중돼 있으며 국내외 볼륨 브랜드들의 필 환경 움직임은 전무하다. 대부분 1~2모델을 출시해 ‘보여주기식’ 영업에 나서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환경에 대한 국내 소비자 반응이 높아지면서 .친환경 패션 상품을 시장에 속속 선보이고 있다.
‘나우’, ‘래코드’ 등 친환경을 전면에 내세우는 브랜드도 등장하고 있으며 환경 보호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자하는 기업들이 날고 늘어나고 있는 모양새다.
여기에 백화점들도 최근에는 사회적 환경 이슈에 적극 동참하는 분위기로 전환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6월 환경에 날을 맞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에코패션 페어를 개최하기도 했다.
플리츠마마, 제로웨이스트, 그루, 파츠파츠, 비건타이거, 에이드런 등 지속가능 패션 브랜드들이 참여한 행사를 열고 향후 이를 확대키로 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같은 달 판교점 10층에서 재활용 자원을 활용해 상품을 만드는 20여 개 브랜드의 의류·잡화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는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같은 움직임에도 불구 국내 패션 업계가 보이고 있는 환경에 대한 관심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글로벌 마켓에서 진행되고 있는 플라스틱과 같은 화학소재에서 섬유 추출, 물 사용을 줄이는 등 근본적 방식을 시도하고 있는데 반해 국내 업계는 재활용 섬유 사용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 아쉽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 경제 논리에서 벗어나 환경은 피할 수 없는 ‘아젠다’이다. 향후 몇 년 안에 지속가능 패션이 거대 흐름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