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윤(BOYYOON) 인터렉티브 영상 감독

Door Spe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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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명 패션 매거진들의 유트브 방송이 눈에 띄는 가운데, 이미 시장은 활자와 사진이 아닌 영상과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에 적응을 완료한 듯 보인다. 거기에 유난히 배려심 없는 다음 세대 소비자들의 눈길 한번 끌기가 우리의 최대 난제가 되고 있다.

‘보이윤(BOYYOON)’ 영상 감독은, 이런 트렌드와 맞물려 현재 가장 바쁜 패션 스텝 중 한 명임에는 틀림 없다. 강렬하고 유니크한 테크닉과 새롭고 적극적인 아이디어로 아티스틱함과 커머셜을 넘나드는 것은 물론, 그 자신 역시 패션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이트 : BOYYOON.COM


DOOR : 본인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BOYYOON : 음…어려운 질문인데, 생각해보면 내 작업을 접한 사람들은 영상의 현란한 이미지와 테크닉을 먼저 떠올리겠지만 나는 그 내면에 ‘의미를 담는 작가’라고 내 자신을 소개하고 싶다. 그렇다고 다른 작가분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웃음)

DOOR : 본명과 다르게 사용하는 작가명 보이윤(BOYOON)은 무슨 뜻인가?

BOYYOON : 본명은 윤성현이다. ‘보이윤’은 나의 첫 이메일 주소이자 지금의 닉네임이 되었다. 사실 나는 학창시절부터 막연히 패션을 동경하는 소년이였고 특히 브랜드 보이런던을 무척 좋아했었다. 거기에 작가로서 영원히 늙지 않은 소년의 감성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DOOR : 전공이 인터렉션/무빙 이미지인데, 이 분야를 선택한 이유와 과정은 어떠했나?

BOYYOON : 워낙 패션을 좋아해서 자연스레 압구정동 편집매장 ‘어딕티드(ADDICTED)’의 스텝으로 일하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유럽, 특히 영국 패션과 디자이너에 관심이 많아 세인트 마틴과 같은 디자인 스쿨을 동경했는데, 그때 우연히 접하게 된 영국 출신 포토그래퍼 ‘닉 나이트(Nick Knight)’의 SHOWSTUDIO 영상은 나에게 정말 큰 충격이였다! 그 강렬함이란!!

포토그래퍼 ‘닉 나이트’의 사진작업 / 출처 : ShowStudio.com

포토그래퍼 ‘닉 나이트’의 사진작업 / 출처 : ShowStudio.com

이후 나는 런던행을 결심하고 영상작업으로 유명한 LONDON COLLEGE OF COMMUNICATION에서 공부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곳은 나의 예상과는 달리 멋진 영상을 만드는 컴퓨터 기술을 가르쳐주는 곳이 아니였다. 화려한 테크닉을 강조한 제출 과제는 늘 교수들의 지적을 받았다. 그대신 과제를 풀어나가는 자신만의 과정과 아이디어 디벨롭을 중요시 하며 강조하였다. 생각해보면 그때의 트레이닝이 지금의 나에게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DOOR : 패션 관련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BOYYOON : 앞에서도 애기했지만 원래 패션을 좋아하고 관심도 많아서 6년간 런던에서 생활하며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병행 했었다 . 그러던 중 지인의 소개로 지금의 ‘믹스테이지’ 에이전시(에스팀 그룹)의 김영글 팀장님을 만나게 되었고, 그분의 권유로 같이 일하게 되었다. 그때만 해도 처음 에이전시를 시작하는 단계여서 내가 첫 몇손가락 안에 드는 맴버가 아닌가 싶다.(웃음) 벌써 2년가까이 된 일인 것 같다.

이후 패션 매거진과의 작업들이 많아지고, 뮤직비디오, 영상광고등으로 영역이 확장되었다.

성수동에서 만난 보이윤(BOYYOON) 영상 감독

성수동에서 만난 보이윤(BOYYOON) 영상 감독

DOOR : 영상작업, 특히 패션일을 하는 장단점은?

BOYYOON : 패션이라는 관심분야를 늘 가까이 할 수 있어 즐겁게 일한다는 점, 그리고 패션업계에 종사하는 다양한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타이트한 작업 일정과 넉넉치 않은 제작 비용의 압박이 심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다. 저번달에는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작업에만 매달려 있었더니 몸과 마음 모두 지칠대로 지쳐버렸다. 게다가 늘 어울려 다니던 친구들과 만날 시간도 없이 지내는 시간이 이어지자 마지막에는 우울증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때는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에이전시와 상의 끝에 얼마간의 휴식기를 가졌다. 덕분에 이제는 어느 정도 에너지가 충전된 상태라 다시 일할 수 있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생긴것 같다.


DOOR : 다행이다. 패션인의 숙명인가?(웃음)

BOYYOON : 그런것 같다.(웃음) 이제 적응해 나가는 중이다.

DOOR : 그 인기의 비결은 무엇인가?

BOYYOON : 인기라고 할것까지는 아니고,(웃음)

“아마 지금의 트렌드와 잘맞기 때문일 것이다.

짧은 순간에 소비자의 눈길을 끌어야 하는 콘텐츠 환경이 뭔가 더 독특한 영상을 필요로 하는 것일 수도,

트렌드는 늘 변화하지만 또 그에 맞는 나만의 스타일이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DOOR : 그렇다면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 혹은 자신을 대표할만한 작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BOYYOON : 사람들은 내가 최근 작업한 영상중에 미사일이 날다니는.. 뭐랄까 과한 설정이나 그래픽이 강한 좀 쎈 영상을 좋아하는것 같다. 작업 과정이 매우 힘들긴 했지만 또 그 만큼 가장 많은 반응이 있어서 확실히 기억에 남는 작업 중 하나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나를 처음 이길로 들어서게한 영상이자 가장 나를 잘 표현한다고 생각하는 첫 작품을 꼽고 싶다. 아직까지 내 작업의 주된 테마이기도 한 시간과 공간의 교차와 연속, 뒤틀림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시간과 여건등의 현실적인 제약으로 3명의 모델 각각을 따로 촬영하여 작업해야 했는데 편집으로 이어진 그때 작업의 즐거움과 완성됬을 때의 희열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나의 마스터 피스는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았다!!

BOYYOON의 첫 영상작업 / 출처 : boyyoon.com

BOYYOON의 첫 영상작업 / 출처 : boyyoon.com

DOOR : 상당히 개성이 강한 스타일인데(작업, 패션 모두에서) 어디서 영감을 받는지? 그리고 어떤 스타일을 추구는지?

BOYYOON : 주로 인터넷 공간을 서치하면서 다양한 국적의 작가나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감상하며 영감을 받는 편이다. 특히 덴마크 출신의 아티스트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을 좋아한다. 많은 사람들이 알만한 작품으로는 런던 테이트 모던의 천정에 설치된 인공 태양을 예로 들수 있겠다. 그의 작품들을 보면 마치 우주에 들어와 있는 듯한 신비함과 동시에 나 자신을 비추는 강한 아우라를 느낄 수 있다.

‘올라퍼 엘리아슨’의 삼성 리움 전시 중

‘올라퍼 엘리아슨’의 삼성 리움 전시 중

그리고 여유시간에는 영화 보는것을 좋아하는데, 특히 ‘매트릭스’는 내 인생작으로 시리즈 전편을 여러번 반복해 봤을 정도이지만 볼때마다 감탄하게 되는 진정한 명작이다!

그리고 패션 스타일면에서 영감받는 아티스트라면 ‘캐롤 크리스챤 포엘(Carol Christian Poell)’을 들 수 있다. 아이코닉한 스타일의 가죽 의류와 신발을 제외하고서라도 일반적인 의류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 실험적인 소재의 옷들은 정말 매혹적이다. 혹자는 ‘지구상 패션의 마지막 종착지’라 표현할 정도로 강한 캐릭터를 가진 브랜드이다.

DOOR : 마지막으로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BOYYOON : 음… 나만의 실험적인 작품을 시간과 버젯의 제한없이 작업해 보고 싶다. 아직은 너무 먼 꿈인가?(웃음) 가깝게는 예를 들어 내가 좋아하는 ‘캐미컬 브라더스’ 같은 색깔을 가진 아티스트들의 뮤직비디오 작업을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기술적인 면에서도 워낙 빠르게 변하고 있어서, 본격적인 3D 작업이나 360도 카메라를 사용한 작업등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자 한다. 늘 연구하는 자세가 중요한것 같다.


CREDIT

EDITOR / KATE C (kate@doorcreati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