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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이미 웰니스 트렌드는 우리 생활 전반에 뿌리를 내렸다. 매일 접하는 방송, SNS 뿐 아니라 동네 상가, 마트, 인터넷 쇼핑몰만 보더라도 요가, 필라테스, 명상, 아사이, 마인드 바디, 곰부차, 주스바, 오트밀크, 수면테라피, 클린 뷰티, 디톡스, 워라밸 등 웰니스와 관련된 수많은 키워드를 접할 수 있다. 우리가 먹고 마시고 입고 생활하는 모든 순간에 웰니스 라는 메가트렌드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잘먹고 잘사는것”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근원적인 고민이자 숙원이었다. 진시황제가 불로장생을 꿈꾸며 불로초를 찾고자 했던 것처럼 우리 모두의 마음 속 어딘가에는 건강하게 오래도록 잘 살기를 바라는 염원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이런 ‘잘먹고 잘사는것’에 대한 기준은 시대적인 상황과 환경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변화해 왔다.
오늘날의 ‘잘먹고 잘 는것’에 대한 기준은 웰니스(Wellness)라는 개념으로 가장 잘 설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전에도 웰빙(Well-being) 이라는 개념이 있었지만 이는 좀 더 신체적인 건강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현재의 웰니스와는 차별화 되는 면이 있다.
웰니스는 육체적인 건강 뿐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 심리적으로 건강한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사용된다. 따라서 이와 관련된 산업도 건강식품, 운동기구 뿐 아니라 물, 공기에서부터 뷰티, 피트니스, 스마트시티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하나의 아이템을 제공하기 보다는 전체적인 라이프스타일을 큐레이팅 하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글로벌 웰니스 인스티튜트(The Global Wellness Institute)에 따르면 전 세계 웰니스 산업은 4조 2천억 달러 규모에 이른다고 한다. 웰니스 이코노미는 매년 6.4%씩 성장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이코노미 성장률인 3.6%의 두배에 달하는 빠른 성장률로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산업분야 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많은 요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제화 자체 보다는 라이프스타일에 더 많은 중점을 두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은 보다 건강하고, 행복하고, 균형있는 라이프스타일을 원한다. 이러한 소비자의 니즈에 발맞춰 현재 웰니스 분야에서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가장 선두적인 브랜드인 ‘‘굽’(Goop)’을 소개하고자 한다. ‘굽’은 단순히 상품을 파는 리테일러를 넘어서 그 자체로 라이프스타일이자 정보망이자 멘토이자 커뮤니티인 복합적인 성향을 띈다. 무엇이 ‘굽’을 웰니스 트렌드의 선두주자로 만들었는지 살펴보자.
‘굽’은 10여년 전 시작된 기네스 펠트로의 뉴스레터에서부터 출발한다. 건강한 레시피와 여행, 일상, 패션 등 그녀의 라이프스타일 시크릿을 담은 뉴스레터는 순식간에 대중의 이목을 끌게 된다. 이렇게 뉴스레터 기반의 웹사이트로 출발한 ‘굽’은 현재 2억 5천만 달러 규모의 이커머스 비지니스로 성장했다. 그 성공의 비밀은 무엇일까? ‘굽’은 방대한 규모의 제품과, 에디토리얼 콘텐츠, 이벤트 등 이 모든것을 명확하게 타깃팅된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만들어 냈다.
‘굽’의 웹사이트는 shop, beauty, food, style, travel, wellness, work 등 다양한 카테고리 아래에 다양한 콘텐츠와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콘텐츠는 모두 무료이며 웬만한 잡지보다 더 방대한 내용을 자랑한다. 실제로 ‘굽’은 보그 등을 가지고 있는 미디어기업 Conde Nast와 협업해 ‘굽’매거진도 발간을 했었으나 기존 매거진 발간 기준이 ‘굽’의 방향과 맞지 않아 두 번의 이슈 후 중단된 상태이다. 또 2018년 자체 팟캐스트도 론칭했다.
첫번째 게스트로는 오프라 윈프리가 나왔으며 2018년 3월 8일 애플 팟캐스트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주목을 끌었다. ‘굽’의 팟캐스트는 지난 2월부터 델타 에어라인측과 파트너쉽을 맺고 600여대의 델타 에어라인 비행기에서도 제공된다. 또한 넷플릭스에서 기네스 팰트로와 ‘굽’의 콘텐츠 총괄 책임자인 엘리스로넌(Elise Loehnen)이 출연하는 30분짜리 다큐 시리즈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렇게 다양한 채널과 콘텐츠로 소비자에게 다가하는 것 뿐 아니라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런 콘텐츠가 하나의 일관된 라이프스타일을 기반으로 정교하게 큐레이팅 되어 있다는 점이다. 기네스팰트로라는 셀러브리티 한 명의 라이프스타일에서 출발한 브랜드이지만 이 브랜드가 이 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웰니스라는 키워드를 아이템으로 국한 시키지 않고 라이프 스타일 전반에 걸쳐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고객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멘토링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멋진 셀러브리티가 동네언니처럼 친근하게 인생의 선배로서 들려주는 결혼, 육아, 라이프, 여행, 건강, 요리, 일에 대한 팁은 그 무엇보다 ‘굽’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인이 아닐까 한다. 공감과 공유를 통해 거대한 팬덤을 형성한 지금의 저력이 ‘굽’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GOOP의 성공 요인중 하나는
다양한 채널과 콘텐츠로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것 뿐 아니라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런 콘텐츠가 일관된 라이프스타일을 기반으로
정교하게 큐레이팅 되어 있다는 점이다’
큐레이티드 쇼핑 (CURATED SHOPPING)
‘굽’이 판매하고 있는 제품군을 살펴보면 뷰티, 의류, 신발, 가방, 주얼리, 비타민, 건강보조식품, 오랄 케어, 여성용품, 피트니스용품, 홈인테리어 소품, 향수, 책 까지 매우 다양한 카테고리를 가지고 있다. 카데고리별로 각각 수십에서 백 여개 이상의 브랜드를 가져가고 있다. 마치 백화점을 연상시키는 규모이지만 중요한 점은 이 모든 제품라인이 웰니스라는 하나의 키워드 아래 선별된 제품이라는 점이다. 성분과 퀄리티를 따져 엄선된 제품라인은 패키지에서 부터 내용물까지 하나같이 ‘굽’ 스타일에 부합하는 제품들이다.
타깃팅이 확실하다는 이야기이다. ‘굽’의 라이프 스타일을 공감하는 소비자라면 굳이 여러 사이트나 여러 매장을 들를 필요없이 ‘굽’ 안에서 대부분 것을, 특히여성 소비자 본인 자신을 위한 제품을 대부분 구매할 수 있다. 카테고리별로 늘어놓은 수많은 제품 중에 나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제품을 찾느라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없다는 건 굉장히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굽’의 매출부분 총괄 책임자(CRO)인 Kim Kreuzberger는 BOF와 인터뷰에서 “패션이건 뷰티이건 웰니스이건, 우리는 단순히 더 많은 제품을 소비자에게 던져주는게 아니라 더 많은 전략과 고민을 통해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큐레이팅하고 심플하게 해서 소비자가 선택하는 모든 것에 도움을 주는 것이 우리의 임무이다”라고 말했다.
인하우스 브랜드 (IN-HOUSE BRANDS)
현재 ‘굽’의 전체 매출의 70%이상이 제품 판매에서 나오고 있다. 물론 ‘굽’이 큐레이팅하는 제품은 다양한 브랜드를 포함하고 있지만 이 중에서 ‘굽’의 프라이빗 라벨인 G 라벨 의류 브랜드와 식이 보조제등이 현재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부문이다. ‘굽’은 2016년부터 자체 스킨케어 라인을 시작으로 현재 10개 정도의 인하우스 라인을 전개하고 있다.
‘굽’은 항상 새로운 브랜드와 제품을 통해 혁신적인 트렌드를 제안함으로써 상호 보안적인 수익성과 트렌드리더로의 자리를 모두 유지할 수 있었다.
교류와 정보의 장, 웰니스 서밋 (WELLNESS SUMMIT)
웰니스 산업의 최신 트렌드를 보기 위해서는 ‘굽’의 ‘In Goop Health’ 서밋에 가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굽’의 웰니스 이벤트는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와 브랜드와 함께 한다.
단순히 제품을 소개하는 방식이 아니라 서밋라는 말처럼 다양한 워크샵, 그룹 피트니스 클래스, 강연 등이 진행된다. 올해 3월 뉴욕에서 진행됐던 ‘In Goop Health’ 서밋에서는 ‘케즈’, ‘룰루레몬’ 등 메이저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 부터 힐링 수퍼푸드 클래스, 귀 수지침, 클린 메이크업 시연, 비타민 주사, 수면테라피 공간, 플라이 요가 클래스 등 웰니스에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최신 트렌드를 경험해 볼 수 있게 구성되었다.
2017년 6월 부터 시작된 이 이벤트는 뉴욕, LA, 런던을 중심으로 현재까지 총 5회의 서밋가 개최되었다. 서밋 입장권은 약 600명 정원으로 인당 적게는 1천 달러에서 많게는 4천 5백 달러까지 꽤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지만 매 이벤트마다 조기 품절되며 그 인기를 확인시켜 주고 있다.
또 ‘굽’은 이 서밋를 통해 기존의 고객뿐만 아니라 웰니스에 관심이 있는 새로운 고객들을 함께 연결시켜주는 환경을 만들고 커뮤니티를 만들어 웰니스의 새로운 트렌드를 확산시키는 교두보를 만들고 있다.
팝업 & 오프라인 매장(POP-UPS&OFFLINE STORES)
온라인에서 시작한 브랜드인 만큼 대부분의 매출은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발생한다. 하지만 웰니스 트렌드를 소비자가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오프라인 매장과 팝업은 ‘굽’의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굽’은 지난해 11월 뉴욕에 두번째 오프라인 매장인 ‘Goop Lab’을 열었다. 여기에서는 ‘굽’의 의류, 뷰티 제품뿐만 아니라 요리 시연과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는 키친도 마련되었다.
앞으로 더 많은 오프라인 매장과 팝업이 계획되어 있으며, 특히 SXSW를 위해 3월 1일 부터 4월 28일까지 오스틴에 오픈하는 팝업 스토어 ‘Goop MRKT’의 경우 셀러브리티 피트니스 트레이너 ‘Amanda Kloots’이 진행하는 카디오 댄스, 점프 롭 클래스와 페이셜 트리트먼트 룸도 함께 진행된다. ‘굽’은 팝업을 ‘잠재 고객 개발 테스트’로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팝업을 진행하면 그 지역의 소비자들로 하여금 ‘굽’에 대한 인지도를 증가시켜 결과적으로 ‘굽’의 온라인 콘텐츠와 온라인 스토어의 트래픽도 증가하게 된다.
실제로 이러한 팝업의 매출이 기대 이상의 큰 결과를 가져올 경우, 팝업 기간을 늘리거나 런던 ‘노팅힐’ 매장처럼 아예 정식 오프라인 매장으로 전환하기도 한다.
물론 ‘굽’의 성공 스토리에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처음 ‘굽’의 시작을 알린 뉴스레터 시절부터 뉴에이지 스타일의 치료법, 과학적인 증거가 불충분한 제품 또는 의료, 미용 기구 등을 소개하면서 매번 논란이 되어 왔다.
예를 들면 ‘젬스톤’으로 구성된 ‘굽’의 85달러 짜리 ‘Medicine Bag’이나 우울증을 예방한다는 ‘Inner Judge Flower Essence Blend’ 등은 과학적인 증거가 불충분 하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았다. 또 이러한 면이 팩트 체크가 필수인 콘데 나스트와의 협업에서 큰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했다. 이에 ‘굽’은 2019년 중반까지 ‘Science & Regulatory Wellness Portal’을 만들어 ‘굽’에서 판매하는 모든 제품에 대한 안정성과 효과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처 :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