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온라인 마켓의 판도 뒤흔든 아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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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보면 그 나라의 미래가 보인다는 말처럼 어린 소비자를 보면 미래의 마켓 트렌드를 예측할 수 있다. 그래서 마켓 애널리스트, 트렌드 포캐스터들은 항상 현재의 어린 소비자들의 구매 경향을 분석한다. 그들이 바로 5년 뒤, 10년 뒤 주 구매층이 되어 전체 마켓의 흐름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8천여 명의 미국 청소년(평균 16.3세)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파이퍼 제프리(Piper Jaffray)의 ‘37th semi-annual Taking Stock With Teens Survey’에 따르면 쇼핑 웹사이트 항목에서 아마존이 50%의 압도적인 우위를 선점한 것을 볼 수 있다.

그들은 스냅챗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통하고 의류와 신발 브랜드로는 나이키를 가장 선호하며 화장품을 사기 위해 울타(Ulta)와 세포라(Sephora)에 간다. 이들 라이프에서 온라인 쇼핑이란 어느 정도의 의미를 지닐까? 디지털 네이티브로 태어난 Z세대에게 온라인 쇼핑은 오프라인 쇼핑보다 더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이들의 50%이상이 아마존을 가장 선호하는 쇼핑 웹사이트로 선택했다는 것은 아마존이 얼마나 강력한 성장 동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아마존 프라임 워드로브 프로그램 / 출처:www.amazone.com

아마존 프라임 워드로브 프로그램 / 출처:www.amazone.com

미국 가구 중 80% 아마존 이용

아마존은 단순히 Z세대에게만 인기가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의 전체 소비자 층을 대상으로 한 구매동향 조사에서도 아마존의 위력은 상당하다. 이러한 아마존의 성장에는 프라임 멤버쉽이라는 연회원제가 큰 역할을 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CIRP(Consumer Intelligence Research Partners)에 따르면 2019년 현재, 아마존 프라임 멤버는 1억 1백만명 선으로 추산된다.

보통, 가족이 하나의 계정을 공유하고 있다는 걸 감안하면 아마존 프라임 멤버쉽을 이용하는 가구는 전체 미국 가구 수의 80%에 달하는 셈이다. 온 가족이 일상에서 먹고 마시고 입고 쓰고 보고 즐기는 모든 행위의 상달량이 아마존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과연 무엇이 사람들에게 아마존을 선택하게 만들었을까?

아마존 프라임 회원은 평균적으로 비회원에 비해 연간 800달러를 아마존에서 더 소비한다. 아마도 프라임 회원에게 제공되는 2-day 무료배송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물론 다른 사이트에서도 무료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대부분 최소 금액 얼마 이상이라는 조건이 붙는다. 2005년 아마존이 처음 프라임 멤버십 프로그램과 함께 2-day 무료 배송 서비스를 도입한 이후 미국 전체 리테일 업계는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소비자들은 2-day 무료 배송에 익숙해 졌고, 이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여전히 많은 경쟁 업체가 막대한 자금과 노력을 쏟고 있다.

얼마 전 아마존이 프라임 멤버십 회원에게 1-day 무료 배송을 기본 서비스로 제공할 계획이라는 공식 발표를 해 향후 리테일 업계에 더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아마존은 올해 2분기에만 8억 달러를 들여 1-day배송이 가능하도록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현재도 아마존은 1-day, same-day, two-hour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는 제한된 도시에 한정된 제품만 가능하다. 1-day 무료배송이 프라임 회원의 기본 서비스로 제공된다는 의미는 이러한 제한 없이 기본 배송의 기준이 1-day로 바뀐다는 의미이다.

당일 배송이 일반화된 한국과 비교하면 이런 게 뭐 그렇게 큰 메리트가 될까 싶지만, 미국의 국토 면적과 배송거리를 감안하면 이는 혁신적인 변화이며 전체 마켓에 또 한 번 큰 파장을 불러 올 것이다.


익일 배송의 혁신

또 상품종류에 있어서도 아마존을 따라 올 경쟁자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웬만한 건 다 아마존에서 살 수 있고 가구부터 자동차부품, 중고LP, 강아지 사료까지 원 클릭으로 모든 쇼핑을 끝낼 수 있다. 게다가 부가 서비스까지 다양하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물론 단점도 있다. 일단 연회비가 119달러가 소요된다. 본인이 사용하는 뮤직, 비디오,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브 스크립션 비용, 연간 온라인 구매에 따른 배송비 등을 모두 합산한 금액이 119달러 보다 적다면 굳이 프라임 멤버가 될 필요는 없다

아마존 프라임 워드로브 프로그램 / 출처:www.amazone.com

아마존 프라임 워드로브 프로그램 / 출처:www.amazone.com

아마존의 방대한 제품수가 장점이긴 하지만 동시에 단점이 되기도 한다. 매번 사는 아이템이 아닌 이상 비슷비슷한 상품들 속에서 대체 어떤 걸 선택해야 할지 잘 감이 오지 않는다. 일일이 다 리뷰를 읽어보려면 만만치 않게 시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검색어를 디테일하게 잘 선별해서 넣거나 적절한 필터를 적용해야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제대로 찾을 수 있는데 이마저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와이드 팬츠를 사려고 검색을 하면, 자라 웹사이트에서는 자라에서 기대할 수 있는 스타일이 검색되지만 아마존에서는 수 천 개 브랜드의 수 만 개 스타일의 와이드 팬츠가 나온다.

페이지 수만 400장에 달한다. 그래서 아마존은 ‘아마존 패션’이라는 별도 카테고리를 만들어 트렌드에 따른 셀렉션을 제안하기도 하고, 상황이나 스타일에 따른 하위 카테고리 두고 선별된 아이템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또 아마존 워드로브 프로그램(7일동안 프리 트라이얼을 하고 원하는 제품은 구매, 나머지 제품은 프리리턴)을 통해 제한된 상품에 한해 미리 입어보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기도 했다.

누구나 광고할 수 있는 콘텐츠

이에 더해, 아마존 어소시에이션(Am azon Associate)이라는 제휴 프로그램을 통해 누구나 아마존의 상품을 선별해서 광고할 수 있으며 이 링크를 통해 구매가 이루어진 경우 1%에서 많게는 10%까지 수익을 배분 받을 수 있게 했다.

특히 의류나 쥬얼리, 신발 등은 7~10%의 비교적 높은 수익이 발생해 인플루언서부터 매거진까지 다양한 제품 리뷰, 추천 등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다. 굳이 아마존이 직접 콘텐츠를 만들지 않아도 다양한 루트를 통해 다양한 소비자에게 제품에 대한 콘텐츠가 노출이 되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아마존 패션카테고리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있다. 리파이너리29(refinery29.com)나 뉴욕매거진(nymagazine.com)의 ‘The S trategist’ 섹션을 보면 에디터가 선별해 놓은 아마존 아이템들이 친절한 구매 링크와 함께 패션기사처럼 올라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마존 프라임 워드로브 프로그램 / 출처:www.amazone.com

아마존 프라임 워드로브 프로그램 / 출처:www.amazone.com

굳이 유명 인플루언서를 고액에 섭외하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수많은 인플루언서와 매체에서 간접광고를 하고 있고, 수익이 발생한 부분에 한해서만 커미션이 나가니 어찌 보면 광고적인 측면에서는 훨씬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최근 코스모폴리탄 기사로 더욱 화제가 된 인플루언서 ‘Colette LeClair’는 오로지 아마존에서 구매한 아이템으로만 스타일링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 패션 블로거이다. 그녀의 인스타를 보면 과감한 스타일링과 구도, 포즈, 색감 등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스타일링부터 촬영, 편집까지 모두 혼자 진행하는 그녀는 전직 회계사로 대학 때부터 아마존에서 옷과 액세서리를 자주 구매하곤 했다.

그녀의 학교는 작은 도시에 있어서 차로 30분은 가야 쇼핑몰이 나왔기 때문에 아마존을 뒤지며 마음에 드는 아이템을 찾곤 하던 것이 점점 노하우가 쌓여 패션 블로그, 인스타그램, 아마존 내 숍을 통해 스타일링을 제안하는 패션 전문 인플루언서로 자리매김 하게 됐다.

국민템이 된 아마존 코트

뿐만 아니라 2017년 겨울 뉴욕 어퍼이스트 맘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화제가 됐던 일명 ‘아마존 코트’를 보면 아마존 패션의 위상에 확실한 변화가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이 코트는 ‘The Jiaxing Zichi Trade Co’라는 중국 회사에서 보유한 ‘Orolay’ 브랜드 제품으로 2017부터 2018년 겨울 당시에는 89달러에 팔렸다. 이후 139.99달러로 가격이 올랐지만 2019년 겨울까지도 지속적인 인기를 누렸다. 뉴욕 어퍼이스트 사이드에서 누가 먼저 이 코트를 입기 시작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이 코트는 인스타그램과, 언론을 통해 엄청난 속도로 퍼져나갔으며 현재까지 6천개의 리뷰가 달릴 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뉴욕매거진 관련기사에 따르면, 니만마커스 패션 디렉터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스타일리스트 등 패션 피플들도 이 아마존 코트의 인기에 동참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제품은 인스타그램에 “the amazon c oat”라는 고유 계정도 가지고 있다. 이 계정에 들어가 보면 미국 전역에 청소년부터 할머니까지 전 연령대의 고객들이 입고 찍은 인증 샷이 가득하다.

90% 다운에 아방가르드하고 심플한 디자인, 꽤 좋은 품질까지 가지고 있으면서 130달러 대 가격이어서 겨울 코트치고 저렴한 편이다. 품절대란으로 발을 동동 구르지 않아도 되고 핸드폰으로 간편하게 클릭만 하면 주문이 되니 접근성도 좋다.

지난 겨울까지 인기를 끌면서 희소성은 확실히 없어졌지만 (뉴욕에 사는 어떤 여성에 따르면 하루에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20명이나 봤다고 한다.) 국민코트가 되어 아마존에서 의류를 구매하는 것에 대한 편견도 어느 정도 사라지게 해 줬으니 아마존 입장에서는 톡톡히 수혜를 입은 셈이다.

아마존이 오프라인에 미치는 영향

아마존이 미국 전체 온라인 오프라인 리테일에 미치는 영향과 마켓 쉐어는 점차 커져가고 있고 아마존 패션부문도 이와 함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의 구매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로 변화하면서 전체 이커머스 시장이 성장한 영향도 있지만 미래를 보고 지속적인 새로운 서비스 출시로 마켓을 리드하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나가고 있는 아마존의 노력도 중요한 이유가 되고 있다. 앞으로 더 구매력이 상승할 Z세대를 보면 이러한 흐름에는 더욱더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 코트를 입은 어퍼이스트 피플/photo: http;//nymag.com

아마존 코트를 입은 어퍼이스트 피플/photo: http;//nymag.com

이런 상황에서 막대한 자본과 기술력으로 아마존이 한국에 진출할 경우 내수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2015년부터 꾸준히 아마존 직진출 설이 나돌고 있고 2018년 7~8월에는 잠시나마 한국 무료 배송을 실시하기도 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직진출을 위해 데이터를 수집하며 테스트를 한 것이 아니냐는 견해도 있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8년 한국 국민의 해외직구(전자상거래 수입) 건수는 총 3,226만 건, 규모로는 27억 5,000만 달러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해외직구 수요도 많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 마켓에서 트렌드를 리드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시장이 글로벌 마켓으로의 확장을 꾸준히 시도하고 있는 아마존에게는 매력적인 시장임에 틀림없다.

이미 자리를 잡은 한국의 온라인 마켓에서 아마존이 경쟁력을 가지고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막대한 자금력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밀고 들어온다면 한국시장도 안전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일본의 경우만 봐도 이미 2017년에 라쿠텐이 아마존 JAPAN에게 온라인 마켓 쉐어 1위 자리를 넘겨줬다.


아마존 활용한 글로벌 진출

반대로 생각해보면 전세계적으로 확장되고 있는 아마존 플랫폼을 이용해 한국기업의 글로벌 진출에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찌됐건 확실한 건 앞으로 글로벌 경쟁시대에서 살아 남으려면 미래의 대비가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올 초 언론을 장식했던 아마존 관련 뉴스 중 자율주행 배송로봇 ‘아마존 스카우트’ 시범운영에 대한 기사가 인상적이었다. 이미 공중파 광고에도 등장한 스카우트는 아마존의 차세대 배송 시스템을 예측해 볼 수 있는 힌트가 아닐까 한다.

아마존은 알렉사를 보다 많은 스마트홈 시스템에 접목시킬 예정이고, 도요타와 협력해 알렉사가 내장된 차량을 개발 중이고, 자율주행 시스템은 개발이 거의 끝나 시험주행까지 마쳤다.

5년 후 우리는 뉴욕 출장을 가게 될 경우 알렉사에게 뉴욕에서 묵을 호텔로 피자를 배달시킬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호텔 룸 앞에서 내 핸드폰 GPS정보를 이용해 도착 시간을 정확하게 예측한 아마존 스카우트가 따끈따끈한 피자를 들고 기다리고 있는 광경을 목격하게 될지도 모른다.

눈떠서 잠들때까지 아마존과 함께

아마존의 프라임 멤버쉽은 고객에게 굉장히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단순히 2-day무료배송을 제공하는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가 아니다. 아마존 프라임 회원인 어느 30대 중반 여성의 하루를 보자.

그녀는 잠에서 깨자마자 핸드폰에 있는 아마존 뮤직 앱을 실행하고 알렉사(아마존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플랫폼. 음성인식 스피커인 아마존 에코에서 처음 사용되었으며, 아마존 뮤직앱에도 알렉사 기능이 있어서 뮤직 플레이에 관해서는 알렉사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에게 “내가 좋아하는 음악 좀 틀어줘”라고 한다.

그러면 알렉사는 알아서 플레이리스트에서 최다 플레이 순서로 음악을 틀어준다. 기분 좋은 노래를 흥얼거리며 네스프레소 한잔을 내린다. 캡슐이 몇 개 남지 않아 핸드폰으로 아마존앱에 들어가 네스프레소 캡슐을 원클릭으로 주문한다.

‘Buy Again’ 탭을 클릭하면 주문했던 아이템들이 리스트에 남아있어 그냥 클릭만 하면 똑같은 제품이 배송되기 때문에 굳이 설명을 읽어볼 필요도 없다. 커피를 마시며 어제 회사에서 끝내지 못한 보고서 생각이 나 잠깐 아마존 드라이브(아마존 프라임 회원에게는 무제한 포토 클라우드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기 때문에 사진이나 문서를 폴더별로 저장해 둘 수 있다)를 연다.

간단히 오늘 추가로 찾아야 할 자료가 무엇인지 머리속으로 정리 해 본다. 나갈 준비를 하고 차에 타서 회사로 가는데 내일 딸아이 친구 생일파티가 있는 걸 깜빡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물을 사야 할 텐데 중간에 선물을 사러 들를 시간은 없다. 딸아이 베스트 프렌드인데 빈손으로 갈 수도 없고 큰일이다.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프라임 나우(Prime Now, 2시간 배송 서비스. 미국 내 73개 도시에서 가능)로 들어가 2시간 안에 배송 받을 수 있는 장난감 리스트를 본다.

요즘 인기인 과학실험 키트 하나를 오더하고 이제 서야 안심이 된다. 급한 일들을 처리하고 보고서를 마무리 하니 퇴근 할 시간이다.

회사에서 한 블럭 떨어진 홀푸즈 마켓으로 향한다. 간단히 저녁장을 보고 계산을 하면서 홀푸즈앱의 QR코드를 스캔한다.(아마존이 홀푸즈를 인수하면서 프라임 멤버쉽 회원에게는 일주일마다 특정상품에 한해 할인 프로모션을 제공하고, 추가 10% 할인도 해 준다.) 딸아이를 학교에서 픽업하고 집에 와 저녁을 준비하면서 딸아이에게 친구 생일 선물로 산 과학실험 키트를 보여줬더니 싱글벙글하며 엄마 최고란다.

굿나잇 키스를 해주고 아이방에서 나오면 드디어 한숨 돌릴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와인 한잔을 따르고 간만에 남편과 함께 아마존 오리지널 시리즈인 “The Marvelous Mrs. Maisel”을 본다.

작년 에미 어워드에서 5관왕을 차지한 작품이라 관심이 있었는데 그 동안 미루다 에피소드 1부터 정주행 중이다. 이미 시즌2까지 끝나서 갈 길이 멀지만 이렇게 몰아서 쭉쭉 볼 수 있는 게 더 좋기도 하다.

내일 딸 아이 친구 생일 파티에 무슨 옷을 입고 갈까 잠시 생각해 보다가 이틀 전에 아마존 프라임 워드로브(구매하기 전에 입어볼 수 있는 서비스. 프라임 워드로브 카테고리로 들어가 옷을 고르면 배송 받은 후 최대 7일까지 입어보고 사고 싶은 옷은 그대로 두고 나머지는 환불이 가능하다. 환불 배송비도 무료이다.)로 배송 받은 옷 중에서 시원한 스트라이프 패턴의 점프 수트 한 벌을 골라 옷장 문에 걸어둔다. 이렇게 그녀는 하루를 마무리 하고 잠자리에 든다.

눈 뜨자마자 잠 들 때까지 아마존이다. 비현실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사실 굉장히 현실적인 시나리오다. 네스프레소 대신 다른 커피를 마시고 프라임 나우 서비스가 제공이 안 되는 하와이에 살고 있는 것 빼고는 필자의 일상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이번 원고를 준비하면서 사실 굉장히 놀랍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무섭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아마존이 이렇게나 우리 일상 깊숙이 침투해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종일 아마존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사용하고 내는 돈은 일 년에 119달러이다. 원래 99달러였던 것이 지난해 6월 기준으로 119달러로 오르기는 했지만, 지난해 하반기에만 해도 6백만 명의 신규 회원이 멤버십에 가입했다.


출처 :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