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깬 서스테이너블 브랜드의 성공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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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적 디자인, 혁신적인 기능성 강조 / 친환경·윤리적 제조 공정은 부차 요소

패션 산업계 전반에 걸쳐 서스테이너블 바람이 거세다. 공감과 구매 행동 사이에서 부분적으로 작동했던 서스테이너블 패션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대다수 패션 기업들이 서스테이너블 패션을 윤리적 가치와 친환경으로 해석하거나 일종의 사회적 현상을 대변하는 시대적 패러다임을 담은 구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 실제로 구매 가치가 높은 지속가능 패션, 즉 친환경·윤리적 공정을 대 놓고 알리지 않더라도 팬덤을 가진 신발 브랜드 ‘베자(Veja)’ ‘로시(Rothy’s)’ ‘올버드(Allbirds)’가 산업계에 적지 않은 의미를 던지고 있다.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 수 없는 대량의 어글리슈즈가 주도하는 신발 시장에서 이들의 공식에 외신들이 앞 다퉈 찬사를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서스테이너블을 다루는 방식과 판매 포인트가 친환경·윤리적 공정으로만 그치지 않고 있어 더욱 빛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벨리에 캐주얼 브랜드 ‘벨를로즈(Bellerose)’와 협업한 ‘베자(Veja)’ 파리 매장. ‘베자'는 서스테이너블 패션을 강조하지 않는 대신 철학과 스토리 있는 브랜드로 소비자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고 있다. photo:Veja face book>

<지난해 9월 벨리에 캐주얼 브랜드 ‘벨를로즈(Bellerose)’와 협업한 ‘베자(Veja)’ 파리 매장. ‘베자'는 서스테이너블 패션을 강조하지 않는 대신 철학과 스토리 있는 브랜드로 소비자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고 있다. photo:Veja face book>

마케팅 수단으로 윤리 공정·친환경 강조 안 해

&lt;프랑스 파리 거리에는 ‘베자’를 신은 파리지엔느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photo:Veja face book&gt;

<프랑스 파리 거리에는 ‘베자’를 신은 파리지엔느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photo:Veja face book>

지난 2017년 월스트리트저널이 ‘베자’가 대부분의 소비자들 사이에 서스테이너블을 강조한 브랜드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고 보도되면서 ‘베자’의 공동 창업자인 세바스티앵 콥과 프랑수와 지슬랭이 즉각적으로 트위터에 반박의 글을 올리면서 더욱 화제를 모았다.

콥이 당시 트위터에 올린 글은 “우리는 서스테이너블을 강조하거나 설명해야 하는 사명감을 갖고 있지 않다 ‘이것이 좋다, 이것은 틀렸다’라고 윤리적으로 말할 명분이 없다”고 반박했다.

서스테이너블 프로젝트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읽고 교류는 하지만 그 뿐이라는 것이다. ‘베자’는 서스테이너블이 브랜드 성공을 이끄는 주요 원동력이라는 것보다 강력한 미학적 디자인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을 브랜드 철학으로 꼽고 있다.

소비자에게 윤리적 가치와 친환경을 구호로 외치며 구매를 강요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실제 2017년 ‘베자’는 자사 제품 구매자 가운데 어떤 원료와 공정을 거쳐 만들어 지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15%에 불과하다는 자체 통계 자료도 발표했다. 지난해 ‘베자’는 홀세일 판매로 500억 원의 매출을 거두었고 전 세계 1,800여개 소매점에서 팔리고 있다.

지난해 판매된 수량만 3백만 켤레다. ‘베자’의 론칭 배경은 이렇다.


서스테이너블 배경 발견 뒤 더욱 강력해진 팬덤

&lt;로시(Rothy’s)의 이번 시즌 룩북. photo:Rothy’s.com&gt;

<로시(Rothy’s)의 이번 시즌 룩북. photo:Rothy’s.com>

브랜드 론칭 전 비영리 단체를 운영했던 두 공동 창업자는 남미, 아시아, 호주의 의류와 식품 공장을 방문했고 그들인 본 것에 경악했다. 결국 2005년 프랑스에 회사를 설립, 그들이 찾을 수 있는 가장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인 공급자를 찾아 모았다. 합성 물질 대신 아마존 야생 고무를 사고, 재활용 플라스틱 병으로 만든 섬유를 개발했다.

운동화 한 켤레 만드는 비용은 일반적인 제품에 비해 5~7배 비싸지만 가격은 95~195달러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두 켤레 구매한 이후 ‘베자’의 배경을 알고 나면 더욱 강력한 구매자가 된다.

이처럼 ‘베자’만 새로운 서스테이너블 물결을 일으킨 유일한 신발 브랜드가 아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두 개의 젊은 브랜드 ‘올버드’와 ‘로시’ 역시 즉각적으로 소비자에게 호소력이 있는 제품을 만들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에서만 판매되고 있는 ‘로시’는 지난해 우리 돈으로 1천600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버즈’는 지난해 1조 원에 달하는 투자 자금까지 조달 받았다.

디자인과 혁신적인 기능성 강조

이 세 브랜드 모두 서스테이너블 브랜드의 공식을 깼다. 친환경, 윤리적 공정에 판매까지 잘되며 금상첨화를 맛보고 있지만 앞선 제품 디자인과 혁신적인 기능성을 강조 하고 있다. 착화감은 기본이다.

‘로시’의 공동 설립자 로스 마틴은 “소비자들은 서스테이너블 브랜드 가치의 당위성을 인정하지만 돈을 지불하는데 있어 디자인과 품질을 희생시키지 않는다. 스타일은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 대형 브랜드가 내놓은 그린 라벨 제품의 경우는 ‘로시’보다 가격이 더 비싸지만 내구성이 떨어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로시’는 짜임새 있는 발레 플레이트와 운동화는 3D로 만들어진 재활용 플라스틱 물병으로 만들어져서 낭비를 최소화하고 있다. 이 브랜드의 특징은 145달러짜리 신발이 세탁기 빨래가 가능한 기능까지 지녔다.

SNS 광고를 보면 플라스틱이나 서스테이너블에 대한 언급 없이 ‘신발장의 게임 체인저‘로 선전하고 있다. 마틴은 “서스테이너블은 우리가 반드시 이행해야 되는 필수 조건일 뿐이다. 소비자는 나아가 더 좋은 제품을 찾고 있고 그래서 기능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시’는 2017년 19명의 직원에서 현재 450명으로 늘었다. 게다가 과잉 생산에 대처하기 위해 공급 효율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또 다른 브랜드 ‘올버드’는 직접 나서 “세계에서 가장 편안한 신발”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브랜드의 시그니처 상품은 메리노 울로 만든 ‘울 러너’로 실리콘밸리 임원들에게 유니폼과 같다.

가벼운 무게의 스타일은 유칼립투스 펄프 원료는 지속가능하게 재배된다. 론칭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의 사회 환경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에 부여되는 ‘공인된 사회적 기업(Certified B corporation)인증도 획득한 브랜드다. 서스테이너블 브랜드로 유명한 ‘파타고니아’와 동일한 수준의 자격을 갖춘 기업이다.

&lt;유칼립투스 이파리보다 가볍다고 소개하고 있는 올버드의 ‘울러너’ photo:Allbirds facebook&gt;

<유칼립투스 이파리보다 가볍다고 소개하고 있는 올버드의 ‘울러너’ photo:Allbirds facebook>

하지만 그들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마케팅을 펼친다. ‘올버드’ 공동 창업자 팀 브라운은 “론칭 초기에 서스테이너블 브랜드 지위가 우리 제품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해 품질과 독특한 소재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이처럼 ‘베자’ ‘로시’ ‘올버드’는 서스테이너블을 마케팅에 활용하지 않아도 소비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3개 브랜드의 설립자들은 제품 개발에 수년을 보냈으며, 원부자재 조달과 소싱 인프라의 라인업이 제대로 구축되었을 때 브랜드를 론칭 했다.

‘로시’는 제조 공정상 관리 감독의 이점을 위해 자체 공장까지 설립했다. 또한 이들 모두 각각 제한된 수의 제품만 판매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제조 기법과 소재 개선등 제품 라인업에 새로운 혁신을 추진하는 게 더 쉽기 때문이다.

엘리자베스 폰 더 골츠 네타포르테 글로벌 구매 담당 이사는 “베자의 지속가능성 자격증들을 존경하지만 더욱 매력적인 것은 실용적이고 편안한 디자인이다. 그 것은 지금의 가격대에서 더욱 값진 일이며 서스테이너블과 강한 미학을 결합한 완벽한 조합”이라며 높게 평가했다.


&lt;미국 샌프란시스코 ‘올버드'매장. photo:Allbirds facebook&gt;

<미국 샌프란시스코 ‘올버드'매장. photo:Allbirds facebook>

올버드’와 ’로시‘는 처음부터 높은 제조 원가에 합리적인 판매 가격을 구축하기 위해 D2C(D2C(Direct to Consumer)모델을 도입했다. 나아가 무료 배송과 반품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마케팅 기술 기업 트리브 다이나믹스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에서는 지난해 ‘로시’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314% 증가했다.

은행원, 축구선수, 미술관장의 이색적인 도전

이들 브랜드만큼이나 창업자들의 배경도 이색적이다. 의류와 신발 등 패션 분야 전문가가 아닌 그들의 방식을 이해하는데 소비자들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베자’의 세바스티앵 콥과 프랑수와 지슬랭은 프랑스 국적 출신으로 은행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로시’의 마틴은 미술관장이며 ‘올버드’의 창업자 브라운은 축구 선수였다.

‘올버드’의 창업자 브라운은 “우리는 다른 대형 브랜드보다 신발을 디자인하는데 더 오랜 시간이 소요 된다. 우리의 신발이 시장에서 상품으로 가치를 못하면 서스테이너블 스토리는 경쟁 요소가 될 수 없다”며 “패션에서 서스테이너블은 적합, 기능, 효용, 디자인, 스타일, 가격 다음 순서”라고 강조했다.


출처 :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