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m
생로랑
스물한살 때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수석 디자이너가 된 천재 이브 생로랑(가스파르 울리엘). 영화 생로랑은 2014년에 개봉한 영화 입생로랑과는 달리 몽테뉴 거리를 떠나 ‘몬드리안 드레스’를 통해 자신의 브랜드를 성공시킨 시기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그가 어떻게 디자이너로 성공했는지에 대해서가 아니라, 상징적 이름 ‘생로랑’의 주인공이 되고서 치르는 명성의 대가에 더 관심을 보인다. 따라서 이 작품은 무엇보다 주인공 내면의 콘트라스트에 집중하고 있다할 수 있다. 그는 과도하게 성공했지만, 그것은 그의 전부가 되지 못하며 생로랑의 내면은 흔들리고, 끊임없이 불안해 보인다. 한편으로는 자기 인생의 정점을 어떻게든 놓치지 않기 위한 노력과 집착으로도 보여진다.
생로랑의 감독은 로베르 브레송이나 마틴 스코시즈, 리처드 플레이셔 등이 기존에 사용했던 기법을 응용해 주인공의 내면을 표현하려 했다고 밝힌다. 브레송의 보이스 오버 방식나 플레이셔의 분할화면 기법은 그렇게 영화에 응용되어 주인공의 내적 불안정성과 시간의 비연대기적 압축을 드러내는 장치가 된다. 이 과정에서 가스파르 울리엘의 섬세한 연기가 특히 돋보이며 특히 그는 생로랑 특유의 호리호리한 뺨과 긴 실루엣에 근접하기 위해 그는 무려 12kg을 감량했다고 한다. 여성스럽진 않지만 나약한 생로랑의 목소리를 재연해낸 첫 장면의 발성은 마치 입생로랑이 살아 돌아온 것이 아닌가라는 착각까지 불러 일으킨다. 또한 그의 라이프, 즉 섹스, 마약, 타락등을 우회적 방법이 아닌 직설적인 표현으로 보여준다.
190분 긴 러닝타임의 생로랑 영화는 대중적인 영화라기 보다는 영상미가 돋보이는 예술영화이다. 그리고 디자인,예술, 패션쪽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보다 추천하고 싶은 영화이다. 왜냐하면 영화를 보는 내내 그의 삶에 좀 더 자신을 투영시켜 이 영화의 매력에 빠지게 될것이며 또한 그를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며 질문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