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DOOR SPACE_모든 필름을 기록(Log)하는 현상소 'FILM 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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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카메라,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각자의 이유가 있겠지만, 확실한 점은 필름카메라에는 디지털카메라와는 다른 낭만과 설렘이 있다. 필름을 다 쓰기 전까지는 사진을 확인하지못해 기다려야하는 단점이 있지만 그런점이 오히려 설렘으로 돌아온다. 그 필름을 현상소에 맡기고 기다리기까지 과연 어떤 사진들이 나올까 하는 기대감이 가진 낭만도 가지고 있다. 햇빛이나 그림자 등 작은 노출의 차이에도 사진의 분위기가 달라지거나 기대보다 너무 어둡거나 밝은 사진이 나오기도 하기 때문에, 우리는 필름 카메라를 사용할 때 조심조심 촬영을 하곤 한다.

그리고 이렇게 필름 카메라를 고수하는 사람들을 위한 현상소들이 아직 전국 곳곳에 드문드문 남아있는데,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추어 현대적인 서비스를 같이 제공하는 현상소들 또한 많이 생겼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공간 ‘ Film log’는 그들 중 한곳이다. 필름로그는 아날로그 감성을 유지하되 서비스를 혁신적으로 개선한 필름 현상소이다. 필름로그 현상소를 찾은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스캔한 필름사진을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전송해 볼 수 있다. 뿐만아니라 멀거리에 거주하는 손님들을 위해 택배 서비스도 운영하며, 컴퓨터 파일을 인터넷상으로 받아 현상해주기도 한다.

서울 동대문 근처 작은 골목에 위치한 서울 필름로그 현상소 쇼룸 내부는 일반 사진과는 확연히 다른 감성이 묻어나왔다. 온동 필름 매거진과 카메라로 꾸며져있는 내부는 아담했고, 그들이 가진 명확한 컨셉을 보여주고 있었다. 건물 사이 입구로 들어가면 매장으로 이어진 복도에는 양쪽 벽을 따라 바닥에 놓여진 필름매거진과 벽에 붙어있는 사진들은 들어서는 입구부터 기대감을 높여주었으며, 쇼룸 안쪽 큰 테이블에 다닥다닥 놓여져 있는 필름들이나 선반에 깔끔하게 전시되어 있는 특별한 카메라, 그 사이에 놓여진 작은 소품 하나하나까지도 필름과 카메라를 연상하게 해주었다.

쇼룸 앞에는 필름, 카메라 자판기가 서있는데, 이것이 필름로그가 입소문을 타게 해준 가장 큰 아이템이다. 필름로그는 언제 어디에서든 필름을 살 수 있었던 시절을 회상하며 서울, 경기, 제주, 경주 등지에 필름과 일회용 카메라를 구입할 수 있는 ‘필름 자판기를 운영중이다. 가장 신선한 상태의 필름을 오프라인에서 ‘언제 어디서든’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들 프로젝트의 핵심으로 자판기 펀딩이 100% 추가 달성할 때마다 자판기가 놓여진 장소들이 한 곳씩 추가될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자판기와 매장에서 살 수 있는 필름로그만의 특별한 업사이클링 카메라 인기 아이템이다. 업사이클 카메라는 일회용 카메라와 동일한 방법으로 사용하면 되는데, 사용 후 필름로그에 가져다주면 무료 인화를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그 카메라는 필름로그에서 리싸이클링하여 다른손님손에 일회용카메라로 사용될 준비를 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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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36장이 들어있는 필름 한 롤을 맡기면,

반드시 36장을 내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Film log 블로그에서 발췌

필름로그에는 그들이 가진 철학이 분명하게 존재한다. 그들은 필름 한 롤을 통채로 장비에 넣어 자동으로 인식하는 ‘프레임’ 방식이 아닌 일일이 컷 간격을 계산해 잘라 넣고 라이트박스에 비춰보면서 수작업을 하는 ‘피드’ 방식으로 작업을 하는데, 이는 비록 어둡거나 흔들리거나 완벽한 컨디션이 아니고 작업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못살리는 사진없이 필름에 찍혀있는 모든 사진을 내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들의 작업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카메라의 기계적 결함이나 미노광이 아닌이상, 모든 필름을 기록(Log)해야 한다는 필름로그의 작업 철학이 언제까지고 흔들리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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