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온라인 커머스 시장의 최종 승자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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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희 BCG 대표>

<김연희 BCG 대표>

 

죽어가는 대형마트. 지마켓·쿠팡의 성장 한계,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종말과 네이버의 승리론까지. 지난 5일 흥미로운 주장이 나왔다.  

김연희 보스턴컨설팅그룹(이하 BCG) 대표가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 시대 스타트업 혁신을 위한 트렌드 컨퍼런스에서 ‘커머스의 End-Game?' 주제로 발표한 내용이 눈길을 끌고 있다.

100조원에 달하는 국내 전체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서 네이버가 주도하고 있고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는 흥미로운 분석을 제기한 것이다. 온라인 커머스의 팽창은 물론 그에 따른 시장 전망도 냉정하게 내놨다. 

국내 온라인 커머스 시장의 최후 승자가 쿠팡,이베이코리아 지마켓이 아닌 네이버가 될 것이란 주장이 제시된 것과 관련해 국내 온라인 커머스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김 대표는 그 이유에 대해 두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첫번째로 기업의 숫자가 너무 많고,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쿠팡과 11번가, 지마켓의 미래가 어두운 두번 째 이유에 대해서는 “강력한 검색 인프라를 가지고 방대한 포트폴리오를 확보한 상태에서 초저가, 극단적 편의성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네이버를 제외한 플레이어들이 검색기반의 극단적 편의성을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네이버가 리테일 시장 진출에 확실한 선을 긋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모든 유통 사업자들이 검색 역량을 제대로 키우지 못한 현상을 지목한 것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이 제시한 메시지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서 핵심 경쟁 키워드가 더 이상 빠른 배송과 저렴한 판매가를 앞세운 가격정책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유통업계가 가격과 배송에서 이점을 확보하기 위한 백엔드 영역에 투자를 쏟아 부었지만 결과적으로 검색과 데이터가 빠졌다고 본 것이다. 

김 대표의 이날 주장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반론도 나오지만 폭발적인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국내 온라인 커머스 시장은 물건을 직접 매입하고, 빠른 배송을 핵심 경쟁우위 요소로 앞세운 쿠팡 같은 비즈니스모델로는, 네이버쇼핑 사업구조를 이길 수 없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혔다는 점이다. 

‘아마존’을 모방한 쿠팡과 달리 네이버는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알리바바의 사업모델을 추구하면서 더욱 강력한 경쟁우위 요소를 확보했다는 점이 시장을 평정한 핵심 요소라고 BCG가 분석한 셈이다.

네이버의 핵심 경쟁요인 검색과 빅데이터 

실제 네이버 쇼핑은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매개자 역할에 그친다. 일종의 플랫폼 기능에 가까운 구조다. 

네이버 쇼핑서비스를 담당하는 포레스트 CIC 이윤숙 대표가 지난 2014년 ‘윈도 시리스’ 개발 당시 기자와 인터뷰에서 유통 사업이 아닌 “검색 서비스 확대 목적”이라고 말했다.

‘유통업’이 아닌 쇼핑 정보 플랫폼만 제공하고 그 밖에 어떤 판매 행위도 이득도 취하지 않는다는 것이 네이버의 방향이라는 의미다. 네이버 쇼핑 수익모델은 매출 연동 수수료 2%, 네이버페이 결제 수수료 등이다.

결과적으로 BCG가 국내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서 최후 승자로 네이버를 지목한 배경은 물건을 직접 매입하고, 로켓배송을 앞세운 ‘아마존’식 쿠팡 모델과 비교하기 힘든 경쟁우위 차별화 요소가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강력한 검색인프라와 자발적으로 입점하는 판매자 쏠림현상, 가격비교, 결제 등 이용자 관점에서의 직관적인 편의성에서 네이버는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게 사실이다.

실제 네이버쇼핑은 이미 해외 온라인몰과 제휴를 통해 직구매시장 역시 빠르게 잠식하는 등 온라인몰 카테고리를 폭발적으로 넓히고 있다.

알리바바계열 쇼핑몰 ‘알리익스프레스’와 쇼핑 검색 제휴를 맺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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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연간 거래규모 11조원 돌파

BCG가 네이버 독주를 전망한 또 하나의 핵심 근거는 밀레니엄 세대가 핵심 구매층으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처럼 온라인 커머스 기업이 강력한 검색(가격비교기능 포함)기능을 통한 초저가 상품제공 및 극단적 편의성을 갖추기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2018년 이후 국내 온라인 커머스 시장은 ‘네이버쇼핑’ 쏠림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입점업체의 경우 판매자등록 시 사업자등록증이 필요 없고, 간편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를 사용하면 결제문제가 완벽하게 해결되기 때문이다.

검색에 노출되는 것은 물론 가격비교에도 노출되니 판매실적이 수직 상승하며 기존 11번가, 지마켓, 쿠팡에 입점해있던 판매자가 최근 1년 6개월 사이 대거 네이버쇼핑으로 옮겨갈 정도로 엄청난 쏠림 현상을 겪고 있다.

이미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10년여 전부터 쇼핑정보를 제공해온 네이버는 쇼핑채널을 오픈,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 진출한지 불과 4년만에 절대강자로 급부상한 것이다. 

스마트스토어에 등록된 사업자수가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2017년 8만4000명에서 2018년말 20만명, 지난해 3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네이버쇼핑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입점 판매자수는 40만 명 선으로 이베이코리아 지마켓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서는 네이버쇼핑의 연간 거래액 규모는 이미 11조원대를 넘어섰다는 게 정설이다.

네이버쇼핑에서 주로 사용하는 네이버페이의 지난해 결제액도 11조 원대에 이른 점과 타 신용카드 결제까지 감안해 보면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네이버쇼핑의 폭발적인 진격은 스마트스토어 입점 판매자 못지않게 구매 소비자들에게 독보적인 편의성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실제 네이버쇼핑 이용 시 국내 온라인 쇼핑몰 가격 비교가 가능해 즉각적으로 최저가 상품을 파악할 수 있는데다, 네이버페이 결제로 간단히 구매할 수 있다.

실제 네이버는 핵심 비즈니스 자체도 이미 뉴스와 검색기반 광고모델에서 쇼핑 및 네이버페이 기반 금융서비스로 전환한 상태다. 

검색 역시 뉴스검색에서 가격비교 및 최저가 상품 등 쇼핑 관련 검색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면서 네이버는 이제 쇼핑 및 네이버페이 확충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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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코리아가 지난 2018년 8월 공정거래위원회에 네이버에 대해 쇼핑 검색기능 자체가 불공정거래라며 신고한 것도 이런 극심한 쏠림현상 때문이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축적된 트래픽과 방대한 데이터와 강력한 검색기능을 통합, 기존 업체들이 새벽 총알배송으로 통해 경쟁하는 사이, 가장 편한 쇼핑 편의성을 제공하는 인터페이스를 구축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BCG그룹이 분석대로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서 네이버 승자론은 바로 검색과 방대한 데이터에 있었던 셈이다. 네이버의 무서운 질주는 이미 시작됐다.  

김연희 대표는 이 날 패널 토론에서 “많은 유통업체들은 그들도 자기들이 죽는다는 것을 안다. 그나마 맨 마지막에 죽겠다는 시도를 하고 있으며 상황은 그 만큼 심각하다”고 말했다.​ 

 

출처 :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