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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랜 기간 우리는 ‘디자인’하면 손으로 무언가를 그리고 만드는 것을 떠올렸다. 그래서 디자인을 잘하고 못하고의 차이는 디자이너의 손끝에 달려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 미국의 디자인 컨설팅 회사인 IDEO를 중심으로 ‘디자인 사고’라는 개념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이후 많은 사람이 디자이너가 머릿속으로 하는 사고방식이 그들의 손끝 기술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디자인 사고에는 어떤 특성이 있는지 태도적 측면, 인지적 측면, 행동적 측면으로 나누어 생각해보자.
태도적 측면
매사에 정확하고 정답을 확신하는 학습습관을 들여온 사람들은 디자인 프로세스를 진행하면서 종종 불편하거나 불안해하곤 한다. 디자인사고가 모호성에 대해 관대한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제품 디자인을 할 때도 그렇다. 디자인 프로세스의 막바지에 이를 때까지 내가 무엇을 디자인하는지도 모른 채 진행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만큼 모호성에 관대한 것이 바로 디자인적 사고다.
첫째, 모호성을 인정하고 익숙해지도록 한다. 디자인의 영역에서는 이런 모호성을 받아들이고 계속해서 질문해나가는 태도가 결정적인 태도보다 더 선호된다.
둘째, 실험적이고 탐험적인 자세이다. 가능성을 탐험해보기 위해 실패의 부담감을 안고 도전해본다. 개인이나 팀이 지닌 능력의 한계까지 부딪혀볼 용기가 필요하다.
셋째, 낙관적인 태도다. 제약 조건을 될 수 있는 대로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문제 해결을 즐겨본다. 적어도 하나의 잠재적인 해결방안은 이미 존재하고 있는 다른 대안보다 나을 것이라고 믿는다.
넷째, 미래지향적인 태도다. 디자인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미래지향적 태도를 지녀야 하고 새로운 시나리오를 그려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자세를 갖게 되면 새롭고 창의적인 문제 해결 방식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인지적 측면
어떤 문제가 주어져 풀려고 할 때 자신보다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항상 있다. 바로 문제를 낸 출제자다. 그렇다면 출제자보다 문제를 더 잘 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문제를 나만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하면 된다.
이것은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정답을 제시할 수 있다. 문제를 나만의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현상 너머의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귀추적인 사고다. 일반적인 것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다. 귀추적인 사고는 사물이나 현상의 공통적인 부분을 범주화한다. 연역적인 사고는 범주화를 바탕으로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 예측한 데 비해, 귀추적 사고는 현상과 사물의 유사성에 주목한다.
둘째, 문제를 다르게 재구성한다. 문제를 다르게 바라볼 수 있다면 문제 너머의 것을 볼 수 있다. 디자인 사고에서는 왜 그런 문제가 발생하는지 묻는 태도가 중요하다.
셋째, 전체적인 시각으로 관찰하기다. 시스템적 사고를 통해 사건을 360도로 관찰하는 것이 가능하다. 디자인 사고를 위해서는 사용자의 요구나 맥락, 사회적 요인과 같은 문제들을 모두 파악하고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이해의 범위는 사용자의 감정뿐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 요구까지 모두 포함한다. 시스템적 사고를 통해 문제의 구조와 패턴, 사고 등을 모두 파악해야 한다.
넷째, 통합적 사고다. 확산적, 수렴적 사고의 조화를 통해 균형을 맞추고, 이를 바탕으로 창조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디자인 사고는 기술, 경영, 인문학 차원에서 자연스러운 균형이 이루어질 때 가능하다. 인간 중심적 사고와 회사 중심적 사고가 균형을 이루고, 수렴적 사고와 발산적 사고, 분석적 사고와 직관적 사고가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통합적 사고가 반드시 필요하다.
행동적 측면
디자인 사고에서는 손을 이용해 직접 만들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림 실력이 나빠도 괜찮다. 그림 실력보다 중요한 것은 사용자가 느끼는 불편을 얼마나 깊이 공감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패션분야에서 샘플을 제작해 필드테스트를 해보는 것과 같은 것이다. 사용자의 불편 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다수의 대안으로 정리한 뒤, 프로토타입(PROTOTYPE)으로 만들어 시각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 여기에서 얻은 피드백을 다시 새로운 대안에 빠르게 반영할 수 있다.
첫째, 사용자 중심으로 생각하고 관찰하며, 공감하는 인간 중심적 접근이다. 디자인 사고를 고객, 사용자, 또는 인간 중심 디자인과 일치하는 용어로 보는 관점도 많다. 그만큼 사용자를 관찰하고 이해하며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찰 방법과 인문학적 접근법은 사용자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가장 핵심이 되는 방법이다.
둘째, 직접 만들어보면서 생각하기이다. 프로토타입을 통해 시도한 결과를 발전시켜, 지식을 형성하는 것 자체로도 유용하지만 형성과정에서 얻은 피드백을 반영해 진행하는 것은 더 유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콘셉트를 구체화할 수 있고 많은 해결 방안을 탐색하는 데 유용하다.
셋째, 시각화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것을 시각화한다. 예를 들어 글자나 부호로 표현하는 것보다 미디어를 이용해서 표현하는 것이 훨씬 많은 정보를 나타낸다.
넷째, 확산적 접근과 수렴적 접근의 조합이다. 아이디어를 발산하고 그 사이의 패턴을 찾고 다수의 대안을 생각한다. 정리과정에서 좋은 대안이 나올 수 있다. 넓은 범위의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기 위해서는 제약을 두지 않고 처음부터 자유롭게 생각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협업 스타일이다. 많은 이해관계자를 참여시키고 다학제간 협업을 통해 일한다. 모든 이해 관계자가 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이루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협업이 매우 중요하다.
지금까지 각자의 분야에서 독립적으로 일해왔던 디자인의 방법에서 우리는 새로운 접근 방법으로 시도하고자 한다. 그것이 서비스디자인의 방법이며 각자 고유의 환경에서 분석하던 방법은 협업과 관점의 변화를 통해 만족스럽고 긍정적인 경험을 만들 것이며, 우리가 생각하는 방법을 바꾸게 될 것이다.
출처 :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