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MH의 남성복 시장 점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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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MH는 지난 해 남성 사업에서 두드러진 변화를 가져왔다. 오프 화이트의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를 루이비통으로 데려오면서 전직 루이비통 맨스웨어 디자이너 존스를 디올(Dior)로 보냈고 오랜 기간 디올 옴므 디자이너 였던 크리스 반 어쉬가 벨루티(Beruti)로 건너가게 되는 도미노 효과를 냈다.

그런 가운데 셀린느 남성복 도입 소식이 이어지면서 에디 슬리먼이 피비 필로 대신 영입됐다.

LVMH의 남성복 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방시와 로에베 역시 빠르게 변화하는 남성복 시장에서 다양한 취향에 맞추기 위해 남성복 사업에 더 많은 힘을 쏟고 있다.

이달 초 있었던 피티워모에서 지방시 디자이너 클레어 와이트 켈러는 지방시가 지난 2017년 리카르도 티씨로부터 인수된 이후 처음 자신의 남성복 컬렉션을 선보였는데, 이는 과거 지방시의 겉만 번지르르한 스트리트 패션을 넘어 테일러링을 강조하면서 그의 존재감을 분명히 드러냈다.

그리고 월가의 은행가들과 실리콘 밸리의 투자자들에게 인기 있는 고급 캐쉬미어 시장에서 브루넬로 쿠치넬리와 맞먹는 이탈리아 캐시미어 하우스 ‘로로 피아나’가 있다.

LVMH 패션 그룹의 회장 겸 CEO인 시드니 톨레다노는 “파리에서의 마지막 시즌에는 로에베, JW앤더슨, 지방시, 루이비통, 디올, 셀린느, 벨루티가 있었다. 우리는 붐붐붐과 같았다. 파리는 창의성 면에서 남성복의 성지가 됐고 특히 LVMH는 지난 시즌에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다.

그 이유는 우리가 남다른 조직 구성과 재능있는 사람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18년 패션 및 가죽제품 사업에서 약 176억 달러(유로155억 달러)를 벌어들인 LVMH는 미래 성장 동력은 남성복으로부터 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시티 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루이비통과 디올의 경우 의류, 신발, 시계, 가죽 제품을 포함한 남성 카테고리가 현재 매출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LVMH에서 남성 카테고리의 비중은 전체에서 보면 작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확실히 두 자리 수 이상 신장하고 있다. 남성 슈즈 역시 패션과 가죽 제품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남성패션이 여성패션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지만 남성 명품 의류 시장은 아직 경쟁이 그리 치열하지는 않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의 자료에 따르면 2023년까지 남성 패션 비중은 46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남성 의류와 신발에 대한 욕구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승세는 두 가지 요인으로 압축된다. 세계적인 추세가 캐주얼 쪽으로 움직이고 있고 남성들이 다른 어느 곳보다 패션 지향적인 아시아, 특히 중국에서 급격한 판매 증가가 그 요인이다.

“중국 남자들은 패션에 열광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의 대부분은 스니커즈와 봄버 재킷이 어울리는 블레이저, 슬랙스, 윙팁을 대체하는 등 좀 더 캐주얼한 착장 트렌드로 인해 생겨나고 있다.

작년까지 남성 신발 시장은 연령층에 상관없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연평균성장(CAGR)은 4%를 기록했다.

남성복 시장은 왜 이제서야 팽창하고 있는가? 남성복의 패션화는 모다 비랜디의 남성 디렉터 조쉬 페스코위츠가 말한 포스트 조던 시대에 속한 신세대 사치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하고 있다. 1985년 나이키가 선보인 에어 조던 운동화가 남성 소비자들의 패션에 대한 욕구를 일깨웠다.

“스니커즈는 남성들의 마음에 불을 당겼다”

2000년 디올 옴므가 슬리먼을 임명한 것은 패션 업계에 또 하나의 이슈가 되었다. 그는 스키니 맞춤 실루엣을 대중화해 향후 20년 동안 남성들의 옷차림을 좌우했다.

특히 일본 시장에서 디올 옴므의 독주는 아시아 시장에서 남성복이 입지를 다지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2018년 아시아 지역에서의 남성 의류 시장만 88억 달러로 전 세계 매출의 3분의 1에 달하고 있다.

K-Pop이 세계적인 문화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것도 중국 시장에서 큰 반응을 얻었기 때문이고 이는 전 세계적인 남성들의 패션 잠재의식을 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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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 맨즈는 최근 남성 그룹 BTS와 협업해 월드 투어에서 디올을 입은 그들을 찾아볼 수 있다.

지드래곤 같은 케이팝 스타들은 초고가 디자이너 옷을 입고 있는데, 사람들이 그런 걸 보고 그들은 동경한다. LVMH 브랜드들은 그들을 만족시키고 있다. 2011년 펜디가 독특한 감성의 남성 스포츠 웨어를 출시했을 때 아시아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펜디 맨은 아시아에서 아주 강렬하게 출발 했다.”

펜디 맨은 지난 해 홍콩 슈퍼스타 잭슨 왕과 협업해 내놓은 곡 ‘FendiMan’이 미국 아이튠즈 2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최근 중국 배우 티미 쉬는 상하이에서 펜디 맨의 쇼를 열었다. 2018년 펜디 맨은 글로벌 시장에서 두 자릿수 신장했다.

이 같은 추세를 타고 LVMH는 간판 브랜드에 스타 디자이너를 앉혀 남성 시장 공략에 전략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것은 남성 소비자들이 정기적으로 가죽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아시아에서 매출을 높이는데 영향을 미쳤다. (유로몬토르에 따르면, 아시아 시장은 세계 남성 의류 시장의 약 27%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여성 의류 시장은 22%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넘어야할 산도 있다. 하나는 서양 남성들이 더 이상 정장을 입지 않는 다는 것이다. 브랜드들은 몇 년 째 계속되고 있는 스니커즈의 인기가 빠르게 무너질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블로와 존스는 트렌드를 이끌고 있으며 전통적인 정장은 아니지만 수트는 계속 입게 될 것이다.

아마도 전통적인 가죽 신발과 부츠도 다시 트렌드가 돌아올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그룹이 각 브랜드 내에서 제품을 차별화하기 위해 모두 노력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비슷한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지만 그룹 전반에 걸친 남성복 전략은 없다”고 말했다.

“우리는 사람들이 ‘이 브랜드나 저 브랜드나 비슷하네’ 라고 말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유통 균형은 맞추겠지만 나머지는 각 브랜드가 독립적으로 움직인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재능 있는 디자이너들이 독특한 각 브랜드의 정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벨루티는 디올처럼 보이지 않을 것이고 디올은 루이비통 처럼 보이지 않을 것이다”

LVMH 그룹 주요 브랜드의 포트폴리오와 성장 가능성 그들의 당면 과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디올(Dior)

성장 요인 하이앤드 시장에서 친구들과 함께 활동한 영향력 있는 패션 디렉터 킴 존스는 매 시즌 새로운 아티스트와 협력해 새로운 ‘디올 맨’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내고 있다. 남성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액세서리 카테고리에 대한 그의 재능 또한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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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갈리아노가 여성 사업에서 처음 소개한 전통적인 사들 백이 순식간에 히트를 치면서 특히 아시아 지역의 Z세대와 밀레니얼 소비자들을 이 가방들의 노예로 만들었다.

존스는 최근 한국 남성 밴드 방탄소년단의 무대 의상을 만들었다.

당면 과제 디올은 오랫동안 너무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다. 이로 인해 때때로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혼란이 일었다. 이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 ‘One Dior’을 만들려는 노력을 오래 전부터 해 왔지만 이 부분에 있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마리아 그라지아 추리가 현재 디자인한 여성복 컬렉션은 존스의 작품과 반대적 성향을 보인다. 이는 결국 향수, 주얼리, 뷰티 라인과도 다른 성격을 가진다.

의류에서 존스의 컬렉션은 대중들이 소화하기에는 다소 난해한 스타일을 추구한다. Instut Francais de la Mode의 산업 컨설턴트 겸 교수인 벤자민 심메나우어는 “킴 존스의 스타일은 발렌시아가와 오프화이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스트리트 웨어 마니아들에게는 너무 형식적일 수 있으며 클래식을 좋아하는 디올의 고정 고객들에게는 거리감이 있을 수 있다. 이를 좋아하는 고객을 찾기가 어려운 이유”라고 말했다.

셀린느(Celine)

LVMH가 2018년 1월 쿠튀르, 향수, 남성복 라인을 확장하기 위해 피비 필로 대신 헤디 슬리먼을 선임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이 뉴스는 업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슬리먼은 과거 자신이 몸담았던 케어링의 생 로랑과 셀린느로 정면 승부에 나섰다

성장 요인 슬리먼이 현대 남성복 실루엣에 미친 영향은 셀린느의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디올 옴므에서 슬리먼과 함께 일했던 톨레다노는 “그는 테일러링의 왕”이라고 말했다. 그의 편광적인 첫 번째 여성 컬렉션은 회의론에 부딪혔지만, 유통 네트워크를 신속하게 개편하는 것과 더불어 더 나은 평가를 받은 두 번째 컬렉션은 LVMH가 수십억 규모의 브랜드로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게 만들었다.

당면 과제 셀린느가 과거 가끔 남성복을 판매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슬리먼은 남성복 사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있다. 이것은 상당한 투자와 인내를 필요로 한다. 초기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셀린은 여전히 시장의 변화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지방시(Givenchy)

클레어 와이트 켈러가 이끄는 지방시는 일찍이 비판을 받았다. 최근 그녀는 그녀의 전임자인 리카르도 티시가 큰 성공을 거두었던 남성복 카테고리에 초점을 맞추었다.

성공 요인 와이트 켈러는 정확하고 결단력 있는 디자이너로, 2019년 6월 피티 워모에서 보여 준 ‘지방시’의 첫 번째 남성복 컬렉션은 남다른 컬러와 테일러링을 자랑했다.

그녀의 비전이 소비자들에게 먹힐 만큼 충분히 차별화될지는 지방시가 선택한 높은 가격대에서 여전히 시험되어야 한다. 심메나우어는 “지방시의 네임 밸류는 매우 강력하다. 방향이 분명하고 컬렉션에 상징적 요소가 포함되면 더욱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당면 과제 지방시는 반드시 티시를 기억하는 고객을 배려해야 한다. 그들은 라벨에서 하이 퀄리티의 옷을 기대한다. 심메나우어는 “지방시는 그룹 내에서 다른 브랜드의 그늘 아래 있다. 지방시는 빨리 자기 자리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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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LOUIS VUITTON)

LVMH의 주요 수입원인 남성 사업은 이미 강했다. 존스킴의 인상적인 경영 덕분이다. 존스는 슈프림과의 블록버스터 급 협업을 통해 스트리트 무드가 하이패션으로 옮겨가는 것을 알렸다.

성장 요인 존스의 후계자 버질 아블로는 아마도 신세대 남성 팬들이 가장 추종하는 디자이너일 것이다. 그는 디자인과 마케팅, 판매의 연관성에 대해 선천적으로 모두 이해하고 있다.

아블로의 디자인은 과대평가되는 경우가 많지만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그의 능력은 어떤 면에서는 장기적인 전략이다. 만약 그들이 지금 루이비통을 살 여유가 없다하더라도 그들은 앞으로 이 브랜드에 대한 호의를 계속 가지고 있을 것이다.

당면 과제 아블로의 오프화이트는 예술, 패션, 산업 디자인을 아우르지만 이들의 시스템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현재 루이비통은 매우 다른 세 명의 디자이너 여성 헤드 니콜라스 게스키에르, 아블로, 주얼리 디자이너 프란체스카 아미티히트로프를 강압적이 아닌 자연스럽게 담아 내 핵심 브랜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그 균형을 유지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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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디(Fendi)

실비아 벤투리니가 디자인한 펜디는 펜디의 세계관에서 남성들을 마이너 플레이어로 취급했다.

하지만 그것은 2011년 ‘Fendi Man’의 리론칭으로 바뀌었다. 장난기 많은 액세서리와 새로운 예술가들과의 협업으로 유명한 이 브랜드는 이제 더 나아가 자신만의 색을 내고 있다.

2019년 추동 컬렉션에서 벤투리니는 2019년 2월 세상을 떠난 펜디의 여성복 디렉터 칼 라거펠트를 아트 파트너로 선정했다. 세르게 브런슈비히 최고 경영자는 “실비아는 남성들이 다시 재킷을 입을 것이라는 직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성공 요인 펜디의 액세서리 사업의 성공은 남성 고객들까지도 끌어들이고 있다.

펜디는 올 추동 시즌 ‘바게뜨’백의 남성 버전을 처음 출시했다. 이 브랜드는 지난 6월 상하이에서 최초로 남녀 컬렉션을 선보이며 남녀 컬렉션을 더 잘 조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칼과 실비아는 두 컬렉션에서 공동 작업했고 이 두 컬렉션은 조화를 이뤘다

당면 과제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고 강력한 유통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초점이다. 펜디는 높은 인지도를 가진 브랜드를 넘어서야 한다. 강력한 로고가 강점이지만 ‘구찌’와 같이 더 큰 경쟁자들을 넘어서야 한다.

로에베(LOEWE)

스페인의 로에베에 입사한 지 5년 만인 2019년 1월 디자이너 조나단 앤더슨은 사상 처음으로 이 브랜드의 남성복을 무대에 올렸다.

성공 요인 앤더슨의 활기찬 매력은 그가 남녀 컬렉션을 자연스럽게 다루는데 있다. 이는 성별 구분없이 중립적인 패션을 지향한다. 로에베의 액세서리도 중성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당면 과제 명품 소비자들 사이에서 브랜드 인지도는 그룹의 다른 브랜드보다 낮은 편이다. 핵심은 창의적인 메시지에 충실하면서 브랜드의 입지를 넓히는 것이다.


출처 :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