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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새 해를 준비하고 있는 요즈음 매년 그렇듯이 새해 트렌드를 전망하는 보고서가 경쟁하듯 출간되고 있다.
필자도 한 권 틈틈이 읽어 나가고 있는 중 팬슈머에 대해 다룬 내용을 보게 됐다.
트렌드코리아 2020에 의하면 “팬슈머(fansumer)란 한 대상에 일방적인 애정을 쏟고 구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획하고 투자하고 견제하는 상호작용에 방점을 두는, 매우 적극적인 팬으로서의 소비자를 지칭하는 새로운 개념이고 관련 단어가 생겨난 배경에는 소유에서 경험으로 이동한 소비 패러다임이 이제 다시 경험에서 ‘관여’로 발전하고 있다”고 나와 있다.
팬슈머의 활동영역은 굉장히 다양하지만 팬슈머들이 활발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올 한해 패션계에서도 많은 화두가 되었던 클라우드 펀딩에 대해서 올해가 가기 전에 한 번 더 들여다보기로 하자.
클라우드 펀딩의 구조
클라우드 펀딩은 상품 카테고리의 구조로만 보자면 시제품을 만들어서 플랫폼에 올리고 관련 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참여로 생산금액을 모아서 생산 후 고객들에게 배송(리워드)해주는 구조이고 미국에서는 ‘킥스타터’나 ‘인디고고’, 국내에서는 ‘와디즈’, ‘텀블벅’ 등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다들 알고 있는 내용이다.
일단 관련 플랫폼을 이용하면서 생산자 입장에서는 생산자금의 부담을 고객들의 펀딩을 통해서 자금을 조달하고 생산물량을 예측해서 재고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세상에 출시되기 전에 가장 먼저 상품에 대한 정보를 받고 내 손에 얻을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다. 해서 펀딩 플랫폼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얼리 어답터들이 많다.
펀딩 플랫폼이 초창기에는 비제도권의 브랜드들이나 아이디어가 있는 개인들이 생산자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펀딩 플랫폼이 인기를 끌면서 제도권의 브랜드들도 신상품 출시나 아이디 상품을 출시할 때 펀딩 사이트를 이용을 해서 상품을 소개하는 경우가 많아지기 시작을 했다.
작년 10월에는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론칭한, 집단지성의 힘으로 디자인하는, 브랜드 플립 (FLIP)도 구스다운 점퍼를 브랜드 취지에 맞게 SI LAB(신세계 인터내셔널 디자인 코워킹 스페이스)의 회원들에게 디자인을 응모하고 관련 제작 과정을 콘텐츠로 만들어 브랜드 철학과 잘 맞는 유통 플랫폼 펀딩 사이트 와디즈를 통해 론칭하고 목표 금액의 5,000%인 2억 5억천만 원으로 성공적인 펀딩을 마무리했다.
패션 카테고리에서 단기간에 2, 3억 대 펀딩을 달성하는 사례들이 많이 생기고 있는 상황이다.
진심을 담아야 한다
작년 초 디자이너들을 대상으로 강의나 컨설팅을 하면서 자금이나 재고에 대한 어려움이 항상 있는 디자이너 브랜드들에게 펀딩 사이트를 활용해 볼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관련 정보를 많이 모르고 있었고, 관련 사이트에 대한 프로세스를 어색해하기도 했다.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디자이너 도용 등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는지 반응들이 미비했다. 그러나 이후 다양한 성공 스토리가 전해지기 시작하더니 올해 만났던 디자이너들이나 패션관련자들의 반응은 많이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펀딩에 성공하고 있는 사례들을 잘 보면 상품을 기획했던 생산자들은 관련 플랫폼을 통해 내상 품의 스토리에 진심과 정성을 다해 전달하고자 페이지 구성에 공을 많이 들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관련 상품에 대한 정보를 넘어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세세한 정보까지도 상품에 대한 펀딩을 결심하는 과정 중 재미를 가져가게 된다. 사실 이렇게 긴 상품 상세는 수많은 상품에 파묻히는 일반 쇼핑몰에서는 가독성이 떨어질 수가 있어 페이지 이탈의 가능성이 있기는 하다.
허나 펀딩 사이트를 이용하는 소비자층은 이미 상품에 대한 히스토리를 중요시하고 관련 상품 외에 비슷한 경쟁 상품들의 스펙을 스스로 비교해가면서 구매를 하는 성향의 소비자들이 많고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시간까지가 길고 오프라인 등 관련 상품을 미리 경험해 볼 수 있는 곳이 없는 상품이기에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진정성 있는 스토리와 충분한 정보는 펀딩 사이트에서는 필수라고 할 수 있겠다.
또 펀딩 기간 중 커뮤니티라는 공간을 통해 생산자는 소비자들과 소통한다. 관련 코너는 일반 CS공간이 아니다. 개인 생산자가 본인의 SNS를 고객과의 소통 창구로 열어 상품에 대한 소통을 하기에는 브랜드에 관심을 가지는 팔로워 층이 어느 정도 생기기 전까지는 이런 소통이 어려울 수 있겠으나 펀딩 사이트는 기본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층에 내 상품에 대한 소통을 하기에는 비교적 수월할 수 있겠다.
소비자들은 관련 코너를 통해 생산자에게 많은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도 한다. 처음 기획했던 컬러에서 소비자들의 요청이 많아진 컬러를 샘플로 바로 만들어 옵션에 추가해서 넣기도 하고 광택 있는 소재가 싫다는 고객들의 의견을 받으면 혼방 소재로 바꾸기도 하고 단추컬러 등 디테일을 수정하기도 한다. 관련 과정에 참여했던 소비자들은 본인들이 서포터즈임을 자청하면서 내가 펀딩한 상품에 대한 팬으로서 펀딩을 한 주주 측 참여자로서 의무(?)를 가지고 본인들의 SNS를 통해서 홍보해준다.
물론 관련 소통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커뮤니티 코너를 운영하는 생산자들의 답변은 형식적이지 않다. 고객의 의견에 실시간으로 진심을 다해 소통을 한다. 또한 생산과정 중에 문제가 생겨도 커뮤니티를 통해서 소비자들에게 관련 문제에 대해서 진솔하게 오픈을 하고 문제를 수습해나가는 과정을 공개를 하고 사과를 하고 조언을 구해간다.
또한 펀딩 후 상품을 받기 전까지의 과정이 혹시나 지루할까(사실 펀딩 후 이 기간에 이탈 고객들이 꽤나 생긴다고 한다) 다양한 이벤트를 고객들에게 심심치 않게 제공하는 사례들도 있다,
상품이 완성이 된 후 고객에게 전달이 된 후에도 실제 사용에 대한 고객의 사용 후기가 커뮤니티 공간을 통해서 접수가 되고 관련 의견은 2차 생산에도 반영이 되고 앵콜 펀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관련 과정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하나의 제품에 대한 정보를 고객들에게 최대한 알려주는 과정에서 고객의견을 상품에 반영하는 과정 자체는 펀딩을 준비하고 펀딩을 마무리하는 순간까지 고객과의 교감시간에 집중을 해나가는 과정이다. 해서 펀딩 플랫폼의 매니저들도 관련 프로세스가 잘 만들어지기 위한 지원 시스템도 잘 만들어 놓고 교육 및 1:1 응대로 가이드를 잘 잡아 이끌어주고 있기는 하다.
헌데 요즘 올라오는 펀딩들을 보자면 관련 플랫폼 취지를 흐리는 상품들이 종종 눈에 띈다.
그저 펀딩 사이트를 예전의 공동구매 프로세스로만 생각하는 생산자들과 소비자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펀딩을 한 고객들에게 줄 수 있는 리워드를 가격 할인 정도로만 생각을 하는 경우도 많다.
주변에서도 초창기에는 펀딩을 한 지인들이 본인들이 펀딩한 상품이 이러이러한 매력과 아이디어가 있다고 직접 상품에 대한 홍보를 해주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엄청 싸서 펀딩했어요.”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물론 상품을 받기까지 1~2개월의 시간이 걸리는데 미리 펀딩해주고 기다려준 고객에게는 일반 소비자들에게 보다는 더 큰 보상이 주어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관련 플랫폼에서 운영이 되는 상품이 기본적으로 주어야 하는 밸류는 잊은 채로 가격만 싸게라는 보상만 우선이 된다는 것은 많은 아쉬움이 있다.
소통의 장 펀딩플랫폼
심지어는 기본 상품을 만들어서 살짝 스펙만 바꿔서 다른 유통사에서도 버젓이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서포터즈들이 발견해서 신고를 하기도 한다. 펀딩 운영 기준에 펀딩 상품은 펀딩 기간에는 타 사이트에는 판매 금지가 되어 있다.
사실 플랫폼 구조가 시제품을 올려서 펀딩을 받는 구조인데 이 조항이 왜 생겨났을까 아이러니하지만 관련 프로세스의 기본 취지를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악용하는 생산자들이 많기 때문에 생겨난 기준이 아닌가 싶다.
상품을 기획하고 유통을 계획하는 생산자들은 내 상품을 펀딩 사이트를 통해서 알리겠다고 생각을 했으면 관련 플랫폼의 고객 성향을 잘 파악하고 관련 고객과의 소통 방식을 잘 맞춰가야 하고 운영하는 펀딩 플랫폼에서도 그저 매출의 규모에만 연연하지 않고 플랫폼 본연의 취지에 맞는 상품의 선정과 그 상품의 철학을 제대로 소비자에게 알려주는 조력자 역할을 해서 플랫폼의 가치를 흐리지 않는 선에서 서로 협업해 소비자에게 최상의 가치를 주어야 하겠다.
출처 :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