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반응하는 제품을 만드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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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가 주요 고객인 한 쇼핑 플랫폼이 결제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었다. 용돈을 받아쓰는 10대 고객들은 ATM 기계로 입금을 하는 비율이 높은 편인데, 입금 단위와 상품 가격 단위가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3만 7500원 짜리 옷을 사면서 4만 원을 입금하는 식이었다. 정확하게 입금하는 비중은 60%에 불과했다. 입금 확인이나 출고에 대한 문의량도 만만치 않았다. 해당 쇼핑 플랫폼은 기존의 결제 방식이 10대 고객에게 잘 맞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한 후 ‘ATM 입금 기능’이라는 특수한 솔루션을 개발했다.

ATM으로 입금하는 경우 주문 과정에서 입금 금액을 선택할 수 있게 하고, 초과한 금액은 자동으로 환불받는 방식이다. 세계 최초의 시도였다. 이후 문의량은 대폭 감소했다. 지금도 전체 무통장 입금 거래 중 25%는 ATM 입금 기능이 활용된다.

고객의 불편함을 개선한 ‘스타일쉐어’

고객의 불편함에서 개선의 힌트를 찾아낸 이 쇼핑 플랫폼은 ‘스타일쉐어’다. 스타일쉐어는 태생부터 고객 중심적으로 만들어진 서비스였다.

윤자영 스타일쉐어 대표는 대학생 시절 온라인 쇼핑몰을 100개씩 돌아다니는 쇼핑몰 마니아였다. 그러던 어느 날 수백 군데에 흩어진 패션 콘텐츠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고심 끝에 창업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잡지에서 볼 수 있는 전문가의 콘텐츠가 아니라, 사용자가 공감하고 사용자들이 보다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콘텐츠가 모이는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고객의 입장에서 만들어진 서비스, 잭팟이 터졌다.

마케팅 비용 한 푼 쓰지 않았지만 서비스 초창기 4년 만에 회원이 200만 명까지 늘었다. 비결은 간단했다. 고객에게 집중했다. ‘ATM 입금 기능’을 만들었던 것처럼 말이다.

<스타일쉐어 화면 캡쳐>

<스타일쉐어 화면 캡쳐>

스타일쉐어는 초기에는 패션 콘텐츠만 올리는 플랫폼이었지만 사용자들이 뷰티 콘텐츠를 올리기 시작하자 뷰티 콘텐츠를 올리는 ‘뷰티 피드’를 만들었다. 사용자가 더욱 몰렸다.

뷰티 피드에는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가 섞였고, 원하는 콘텐츠를 골라서 보기 힘든 상황이 되었다.

사용자들에게 정확한 태그를 입력하라고 요청하는 건 어려웠다. 사소해 보이지만 귀찮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했다. 수만 건의 뷰티 콘텐츠를 분석해 이미지와 텍스트 패턴을 발견했다. 필요한 콘텐츠만 추려서 볼 수 있는 기능이 탄생했다.

도입 후 한 달 만에 뷰티 콘텐츠 업로드 양이 두 배 넘게 증가했다고 한다. 모두 고객의 행동을 통해 고객의 니즈를 예민하게 받아들인 덕분에 시작된 변화였다.

젤라또팩토리, 고객 데이터로 디자인 개발

네일 스티커로 매출 130억 원을 올린 젤라또팩토리 또한 고객에 대한 면밀한 분석으로 성공을 거둔 케이스다. 론칭 1년 만에 300만 개 이상 팔린 초대박 아이템을 만든 비결은 ‘고객 데이터’에 있다. 젤라또팩토리를 만든 젤라또랩은 이전에 네일아트 디자인, 네일아트숍 등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는 ‘젤라또앱’을 출시했다.

지금까지 앱 다운로드 수는 100만 건을 돌파했고 디자인 누적 조회수는 3억 회 이상, 누적 디자인 데이터 수는 300만 장이다. 이 모든 데이터는 네일스티커 제작의 근거가 됐다. 고객들이 어떤 디자인을 가장 많이 클릭하고 확대했으며 ‘좋아요’를 선택했는지를 분석해 상품으로 만든 것이다.

정규화 젤라또랩 대표는 본인을 비롯해 직원들도 미래 사업 아이템과 방향성을 두고 함부로 단언하지 않는다고 한다. 회사가 아닌 고객이 미래의 시장을 만들기 때문이다.

쉽고 빠른 고객상담 ‘채널톡’

최시원 채널톡 대표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 개발을 시작하며 지금까지 4번의 창업을 했다. 최 대표는 이전 창업에서 똑같은 실수를 반복했다.

온라인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데 온라인 게임을 개발했고, 인플루언서가 아닌데 인플루언서를 위한 SNS를 만들었다. 최 대표는 이전 3번의 창업에서 ‘스스로가 고객이 아니었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회고한다.

채널톡의 출발은 달랐다. B2B 기업을 경영할 때의 일이었다. 외국에서 만든 이메일 베이스의 고객 메신저를 쓰고 있었는데, 고객이 문의한 지 일주일이 지난 메일을 아무도 확인하지 못하고 답변도 주지 못했다는 걸 발견했다.

한국 및 아시아 지역에서는 메일보다 메신저 기반의 의사소통이 훨씬 보편적이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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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톡 화면 캡쳐>

이 사건을 계기로 채팅으로 고객과 대화하는 메신저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홈페이지에서 클릭 한 번으로 고객과 대화할 수 있는 고객 메신저 ‘채널톡’이 탄생한 배경이다.

채널톡은 채널톡을 사용하는 기업도 고객으로부터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는 제품을 지향한다. 고객의 문의는 서비스 개선점과 비즈니스의 성장 포인트를 찾을 수 있는 귀한 데이터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채널톡 고객사의 멤버 누구나 고객과 대화할 수 있도록 사내 메신저와 고객 메신저를 결합했다. 또 고객이 어떤 경로로 들어오더라도 한 번에 통합해 정보를 관리할 수 있도록 카카오 상담톡, 네이버 톡톡 등 외부 메신저와의 연동 기능도 도입했다.

고객에 집요하게 집중한 채널톡은 런칭 2년 반 만에 17,000여 개가 넘는 고객사를 유치했다. 작년에는 5배 넘는 성장을 거뒀다.‘고객이 답이다’라는 비전으로 더욱 고객에게 집중해 올해도 3배에 달하는 매출 성장을 목전에 두고 있다.

스타일쉐어와 젤라또팩토리의 사례를 보니 우리의 비전은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을 듯하다. 10대를 공략하는 패션 커머스도, 상품을 제작하는 뷰티 커머스도 결국 ‘고객이 답이다’


출처 :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