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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찾은 고객 ‘평생고객’ 만들기
많은 기업들이 ‘고객이 중심’이라고 말한다.
스타벅스는 커피에 대한 탁월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정평이 높다. 애플의 고객 충성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노드스트롬은 고객 지상주의를 실천한 마케팅의 교본으로 꼽힌다.
노드스트롬의 고객 중심적 마케팅을 놓고 찬반 의견이 분분하지만 어찌됐던 고객이 곧 돈이다. 전자상거래의 성장에 맞물린 지금의 패션 산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쉽게 말해 그저 한 번 왔다간 고객과 자주 찾아올 고객은 누구인지 등 세분화해 적절한 비즈니스 활동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제품중심적인 기업, 영업적 효율성을 강조한 기업 등 제각기 중요하게 다루는 지표와 비즈니스 전략을 갖추고 있지만 무한 경쟁 시대,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안겨주는 고객에 집중할 필요성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당장 국내 이커머스 업계만 봐도 그렇다. 현재 국내 상당수 이커머스 기업 업체들이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여 이탈을 방지하는 장치라는데 공감하고 있다.
멤버십이나 새벽배송 서비스는 기업의 수익을 보장하기보다 고객의 이탈을 막는데 집중되는 모습이다.
상품을 판매하는 시점에서의 이익보다는 고객의 생애 가치 전반에서 지속적인 만족을 줘 지속적 구매가 발생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
사업 성장의 기초는 평생고객 확보
미국의 여성 셔츠 브랜드 ‘프랭크&아이린’의 고객 관리에 대한 철학은 국내 업계서도 살펴볼 만하다. ‘프랭크&아이린’은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는 것만큼 고객 재방문율을 높이는데 가장 큰 가치를 두고 연간 약 3천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브랜드다.
창업자이자 디자이너 오드리 맥로글린(Audrey McLoghlin)이 지난 2009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론칭한 ‘프랭크&아이린’은 이탈리아 전통 직물 제조 기업들의 소재를 사용하고 있는 곳으로 유명한 브랜드다.
최근 오드리 맥로그린은 영국 패션 비즈니스 매거진 BOF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을 통해 쇼핑할 수 있는 패션 비즈니스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브랜드 충성도”라고 밝혔다.
수많은 D2C 브랜드 모델이 등장하면서 SNS 기반 광고에 집중하고 있는 현상을 꼬집은 것이다.
‘프랭크&아이린’은 광고 마케팅으로 소비자를 깜짝 놀라게 하거나 기업을 홍보하는 대신 이메일과 SNS 관리에 돈을 쏟아 붓고 있다. 그 결과 고정 고객 10명 중 8명이 ‘프랭크&아일린’ 온라인 사이트에서 재구매를 위해 방문한 것이다.
‘프랭크&아이린’은 유통과 마케팅을 철저히 분리해 상품에 집중하고 있다. 유통은 홀세일 파트너에 100% 의존하고 있으며 본사는 이메일과 SNS를 활용해 소비자가 바라보는 브랜드의 관심만을 추적, 상품에 반영하고 평생고객을 찾고 관리하는 구조다.
‘프랭크&아일린’은 론칭 초기부터 매력적인 제품을 만들거나 편리한 결제 경험을 제공하는 것 이상의 로열티 프로그램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해온 브랜드다.
창업자 오드리 맥로그린은 “고객은 단순한 거래가 아닌 브랜드와 관계를 맺고 있다고 느낄 필요가 있다. 개인화된 경험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브랜드 로열티를 관리하는 프로그램에 투자하고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장 소중한 자산 ‘평생 고객’
고객생애가치(Customer Lifetime Val ue, CLV)는 ‘한 고객이 기업과의 관계를 유지하며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총합계’를 뜻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평생 고객이 기업에 줄 수 있는 수익’이다. 이를 기반으로 마케팅을 진행한다면 기업은 훨씬 많은 가치를 얻을 수 있다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때문에 CLV에 관심을 가지는 글로벌 기업들이 많다.
실제 패션 기업들 가운데 상당수가 온라인으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코웬앤코의 애널리스트 올리버 첸(Oliver Chen)은 “고객생애가치 파악은 소비자군을 식별하는데 도움이 되며 원인을 분석하면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랭크&아일린’은 신규 고객 유치보다 자사가 정한 계측 방식으로 분류된 ‘평생 고객’을 상대로 투자비용을 높이고 있다. 미국 LA의 쇼룸으로 ‘평생 고객’을 초대해 선물을 제공하거나 직접 간식과 먹을 것들을 챙겨 집으로 보내주기도 한다.
오드리 맥로그린은 “쇼룸을 직접 방문한 고객들은 항상 더 많은 제품을 구매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 회사의 로열티 프로그램은 고정 고객 대상으로 폭 넓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의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해 고객 데이터를 사용하는 곳도 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즐겨 입는 미국의 D2C 여성복 브랜드 ‘아르젠트(Argent)’의 반품 서비스 전략도 주목할 만하다.
소비자가 제품 구매 시 반품이 가능한 상자와 반품 라벨을 함께 보낸다. 소비자들은 집에서 직접 제품을 입어보고 구매하지 않을 제품은 함께 배송된 상자로 돌려보내면 된다. ‘아르젠트’의 구매자의 평균 주문가는 우리 돈으로 약 70만원에 달한다. 무엇보다 창업한지 3년 밖에 안 되는 스타트업이라는 점이 더욱 글로벌 패션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르젠트’는 ‘일할 때 가장 편한 여성정장’이라는 콘셉트로 모든 상품을 제작한다. 미국 실리콘밸리 IT 출신 아르젠트 공동창업자인 살리 크리스테슨이 직장인 여성들이 즐겨 입는 정장이 일할 때 오히려 불편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론칭한 것. 최근 페이팔 공동창업자인 피터 필(Peter Thiel)도 ‘아르젠트’에 47억원 가량을 투자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다. 반복 구매와 고정 고객수가 탄탄하다는 것이 투자의 배경이다.
완벽한 로열 프로그램 구축 필요
시장 조사기관 포레스터(Forrester)에 따르면 조사 대상 소비자 가운데 56%가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의 로열티 프로그램을 찾고 있으며 60%는 로열티 프로그램이 구매에 영향을 준다고 응답했다. 로열티 프로그램은 고객들이 매장에서 더 많은 쇼핑 활동을 장려하고 온라인에서 다양한 형태의 할인을 제공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세포라(sephora)’도 고정 고객을 유지하며 재구매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에 나선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2천 5백만 명의 멤버십 회원을 확보한 코스매틱 유통 공룡 ‘세포라’의 ‘뷰티 인사이더(Beauty Insider)’는 소매업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로열티 프로그램 중 하나다. 사용자들은 ‘세포라’에서 구매하는 비용 1달러당 1포인트를 받게 된다. 포인트는 디럭스 샘플을 포인트로 사용할 수 있다.
‘세포라’가 마일리지와 샘플 제공을 제외하고 특별한 고객 관리 제도가 없어 소비자 이탈이 감지될 때 내놓은 제도다. 계층형 시스템도 도입했다. 일 년에 350불 이상 구매하면 곧장 VIB(Very Important Beauty Insider)가 된다. 매월 35달러 이상 구매하면 사은품을 꾸준히 보내는 식이다.
특히 멤버십 회원 가운데 생일인 고객은 어마어마한 양의 화장품 샘플을 제공 받게 된다. 무료 클래스 참석과 조기 발매된 제품의 우선 구매 혜택, 브랜드 창업자와의 만남 등 고객과 브랜드와 유대감을 쌓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마련해 운영 중이다. 평생 고객으로 분류한 소비자는 전문적인 메이크업 팁과 저녁 식사 자리를 갖기도 한다.
이를 통해 ‘세포라’는 고객의 매장 재방문과 재구매력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세포라’의 노력은 ‘뷰티 인사이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2017년 개설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용자들의 질문 및 답변, 추천과 팁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100 Days of Lipstick Challenge’ 이벤트에는 2만7천 건에 가까운 댓글이 달렸다.
공식 SNS 채널에서 취급하고 있는 브랜드를 소개하며 판매에 연결하는 등 고객들의 반응을 최대한 데이터로 뽑아 자체적으로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연초 국내의 뷰티 전문 유통점 브랜드 ‘올리브영’이 웹과 모바일 페이지에서 통합 리뷰서비스 도입하는 것 역시 ‘세포라’ 모델과 유사하다.
재구매율이 44%에 달하는 D2C 여성복 ‘아르젠트’는 멤버십 회원들에게 메일을 발송할 때 복수의 주제를 선정한다. 전송 시간과 메일 내용의 길이 등도 꼼꼼히 분류한다. 일례로 출근 시간이 늦은 직장 여성 소비자의 경우 일주일에 한 번, 단순하고 강력한 메시지를 이메일에 담아 발송한다. 이처럼 이메일 발송을 포함한 로열티 프로그램 운영에 소요되는 비용은 크지 않다.
‘아르젠트’의 창업자 살리 크리스테슨는 지난해 뉴욕타임즈와 인터뷰를 통해 “패션 기업들이 단발성 마케팅 활동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것은 불특정 고객을 공략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아르젠트)의 로열티 프로그램은 단순히 이미 ‘단골’이 된 고객들만을 잘 관리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 고객’을 ‘단골 고객’으로 만드는 것에서 시작해 ‘충성 고객’이 되기까지, 다시 말해 ‘고객 만족의 극대화’를 실현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아르젠트’는 총 고객의 15~20%가 기업 이익의 70~80%를 창출하는 ‘단골 고객’이다.
출처 :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