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하라주쿠'로 달라진 하라주쿠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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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는 2020년 7월에 예정되었던 도쿄 올림픽에 맞춰 2020년 다양한 상업시설이 선보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올림픽이 연기되면서 대부분의 새로운 쇼핑몰 또한 개업 일정이 늦춰졌다. 이후 코로나는 아직 종식되지 않았지만 오픈을 연기한 곳들이 최근 하나 둘 씩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있다. 그 중에서 하라주쿠에 위치한 ‘위드 하라주쿠(WITH HARAJUKU)’가 화제되고 있다. 

시부야, 신주쿠, 긴자 등 유명한 도쿄의 거리에는 대규모 상업시설이 최소한 하나씩 아니 몇 개씩 들어서 있다. 하지만 하라주쿠에는 이렇다 할 상업시설이 없었다. 

필자에게도 하라주쿠하면 떠오르는 것은 코스프레를 한 10~20대들이 모이는 곳인 다케시타도리(竹下通り)와 편집숍이 많은 캣스트리트가 전부였다. 이러한 하라주쿠의 모습이 바뀌고 있다. 하라주쿠 역 바로 앞에 위치한 13층 규모의 주상복합 쇼핑몰인 위드 하라주쿠가 그 주역으로, 이 곳에 입점한 점포들이 주목받고 있다.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이케아 편의점

위드 하라주쿠의 여러 입점 브랜드 중에서도 가장 이슈가 되는 곳은 유니클로와 이케아이다. 유니클로는 젊은이들을 타깃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쇼핑 체험을 제안하고 있으며, 필자 또한 지난 칼럼에서 소개한 바 있다. 

유니클로에 이은 또 하나의 화제의 장소는 이케아가 일본에서 처음 선보이는 도심형 매장 ‘스웨덴 편의점’이다. 원래 이케아의 콘셉트는 도시 외곽의 넓은 부지에 창고형 매장을 열고 다양한 제품을 전시하는 것이나, 최근에는 도시 중심부에 소규모 사이즈로 운영하는 도심형 점포에 힘을 쏟고 있다. 이미 런던, 뉴욕, 모스크바 등 세계 각 도시에 도심형 매장이 들어섰고, 한국에도 지난 4월 현대백화점 천호점 내에 도심형 매장인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가 오픈했다. 

<위드 하라주쿠 내 입점된 이케아​>

<위드 하라주쿠 내 입점된 이케아​>

&lt;위드 하라주쿠 내 입점된 이케아​의&nbsp;스웨덴 편의점​&gt;

<위드 하라주쿠 내 입점된 이케아​의 스웨덴 편의점​>

위드 하라주쿠 내 입점된 이케아는 일본 최초의 도심형 매장으로, 세계 최초로 매장 내 스웨덴 편의점을 만들었다. 편의점뿐만 아니라 152석의 카페도 만들어 이케아 하라주쿠에서만 즐길 수 있는 식음료를 제공하고 있다. 

1층에 들어서자마자 입구에 위치한 이케아 편의점이 눈에 띈다. 편의점에서는 스웨덴의 음료, 과자, 맥주, 식물성 원료로 만든 컵라면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커피와 빵, 소프트 아이스크림 등도 테이크아웃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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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카페​>​

2층의 스웨덴 카페에서는 하라주쿠에서만 맛볼 수 있는 쯘부로도라는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스웨덴 전통 빵 사이에 재료를 넣어서 만드는 쯘부로도는 하라주쿠의 거리 음식 문화인 파르페와 스웨덴 문화의 융합을 도모하는 의미로 개발된 메뉴다. 

이케아는 하라주쿠를 주로 방문하는 20대를 타깃으로, 도쿄의 협소한 공간에 맞춘 인테리어를 선보이고 있다. 매장 내 전시는 전부 1인 가구 대상의 소규모 원룸을 기본으로, 이케아의 가구와 소품으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한 인테리어를 제안하고 있다. 

매장의 크기도 작고 물건 수도 제한적이다. 하라주쿠 점포는 이케아 매장 중 세계에서 가장 작은 규모이다. 가구는 약 1,000점이 전시되어 있으며, 상품 수는 약 9,500개지만 이 중에서 당일 구매 후 직접 가져갈 수 있는 제품은 900개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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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하게 1인 가구만을 대상으로 좁게 타깃팅을 했기 때문에 많은 가구를 전시할 필요가 없으며, 매장에서 살펴보고 주문은 이케아 어플로 진행하기 때문에 재고를 가지고 있을 필요도 없다. 대부분 차가 없이 살아가는 도쿄의 20대들에게는 매우 유용한 점포이다. 그래서인지 필자가 방문한 주말에는 발 디딜 틈 없이 고객들로 꽉 차 있었다. 

이렇듯 이케아는 주거환경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식문화를 제안하며 스웨덴의 라이프스타일을 발신하고 있다. 

일본의 유명 화장품 제조업체인 시세이도는 메이크업 제품의 체험과 구입이 가능한 ‘뷰티 스퀘어’와 레스토랑 겸 카페인 ‘시세이도 팔러’를 운영하고 있다. 

20대를 위한 뷰티 체험, 로컬 체험

 

뷰티 스퀘어는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즐기고, 체험하는 곳’을 콘셉트로, 메이크업 제품을 구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 상담을 받거나 최신 기술을 활용한 태블릿 단말기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메이크업 스타일을 찾을 수 있다. 벽면에 설치된 디지털 아트는 시시각각 컬러풀한 색상으로 바뀌며 포토존의 역할을 하고 있다. 많은 20대들이 이곳에서 찍은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인싸의 모습을 과시하고 있다.

시세이도는 메이크업에 그치지 않고 이너 뷰티, 즉 내부로부터의 아름다움을 지향하는 브랜드로써 이를 다양한 방법으로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있다. 시세이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인 시세이도 팔러 또한 위드 하라주쿠에 함께 입점시킴으로써 방문객들이 뷰티 스퀘어와 함께 시세이도 브랜드를 오감을 통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lt;뷰티 스퀘어​&gt;

<뷰티 스퀘어​>

아웃도어 용품으로 유명한 스노우피크 또한 평범한 매장이 아닌 체험형 점포를 입점시켰다. 스노우피크는 최근 랜드 스테이션(land station)이라 이름붙인 체험형 점포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5월 하쿠바 지역에 캠핑과 야외활동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선보인데 이어 위드 하라주쿠에 ‘로컬, 지역성’을 테마로 두 번째 랜드 스테이션 점포를 열었다. 스노우피크는 일본의 특정 지역에서만 만날 수 있는 제품들을 직접 엄선해 랜드 스테이션 점포를 통해 소개한다. 

일본 로컬의 매력을 소개하는 안내소와 같은 역할을 하는 동시에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카페를 운영해 커피를 마시면서 여유롭게 매장 내부를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위드 하라주쿠에 입점한 점포 대부분은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방문객들이 마시고, 먹고, 둘러보고, 점원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브랜드를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하라주쿠를 주로 방문하는 20대에게 위드 하라주쿠는 의식주를 아우르며 전반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있다.

 

젊은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다

이케아에서는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스웨덴 편의점과 카페에서 식문화도 경험할 수 있다. 시세이도 또한 미용을 넘어 레스토랑을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전달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옷뿐만 아니라 꽃까지 판매하면서 패션과 생활을 제안한다. 스노우피크에서는 커피를 마시면서 여유롭게 일본 각지의 좋은 물건들을 둘러볼 수 있다. 

위드 하라주쿠 옆에는 화장품 편집숍인 앳코스메가 있다. 앳코스메는 일본 최대의 온라인 화장품 편집숍 및 리뷰 사이트로서, 하라주쿠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융합한 매장을 오픈했다. 앳코스메 옆에는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핫한 운동화, 세상에서 가장 편한 운동화라고 불리는 신발인 ‘올버즈(Allbirds)’가 지난 1월 문을 열었다. 

20대가 아니더라도 하라주쿠를 방문해보자. 위드 하라주쿠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점포의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는 곳이 점차 많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도 20대가 아니지만 하라주쿠에 방문할 이유가 점점 많아지고 있고, 하라주쿠에서 사고 싶은 물건도 하나씩 늘고 있다. 위드 하라주쿠는 앞으로 하라주쿠를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 

 

출처 :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