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타임 오디션!... K패션오디션 최종심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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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앤에프 김창수 대표가 심사평을 하고 있다

에프앤에프 김창수 대표가 심사평을 하고 있다

 

“저는 브랜드 로고가 드러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어떤 브랜드인지 몰라도 예뻐서 선택받을 수 있는 옷을 만들겠습니다.”

“신인이 그런 정도의 내공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우선 브랜드가 알려져 리테일러의 선택부터 받아야하고 결코 쉬운 일이 아닐텐데 어떤 유통 경로를 생각하고 있나요?”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디자이너들은 심사위원들의 날카로운 질문, 제한된 시간에 쫒겨 가끔 말문이 막히기도 했지만 열의를 다해 자신의 브랜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어제(19일) 서울 CGV 청담씨네시티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고 한국패션산업협회가 주관하는 K패션오디션의 ‘파이널16’에 오른 16개 디자이너 브랜드에 대한 최종심사가 진행됐다.

파이널16에 든 브랜드는 애프터프레이(조성빈, 박인준) 블라인드니스(신규용, 박지선) 참스(강요한) CIHNPK(박치헌) 디앤티도트(박환성) 프럼이스(이태형) 그리디어스(박윤희) 인스케이프(국승엽, 김고운) 제이청(정재선) 키셰리헤(김민경, 백현영) 카이(계한희) 랭앤루(박민선, 변혜정) 르트래인저(김시우) 엔딤(남다빈) RSVP(정민호) 분더캄머(신혜영). 이 중 르트래인저, 엔딤, CIHNPK 3개 브랜드 디자이너는 아직 학생이거나 정식으로 사업을 시작하기 전인 ‘제37회 대한민국패션대전’을 통한 진출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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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K패션오디션의 최종심사 방식은 기존 정부지원사업에서 보아왔던 것과는 사뭇 다르게 타이틀 그대로 ‘오디션’처럼 진행됐다(TV를 통해 시청했던 연예인 오디션과 비슷한 풍경을 떠올리면 될 것 같다).

먼저 심사대상 디자이너 브랜드를 소개하는 동영상이 상영된다. 이 동영상은 셀프 카메라 형식이건, PPT. 사용이건 디자이너 각자가 자유롭게 제작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디자이너와 함께 해당 디자이너의 컬렉션을 입은 두 명의 모델, 행거에 걸린 실물 컬렉션이 무대에 오른다. 그러고나면 심사위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이 있는데, 여기까지 한 팀당 각 10분의 시간이 주어졌다. 같은 방식으로 파이널에 오른 16개 브랜드 발표가 이어졌다.

심사는 K패션오디션 조직위원장인 김창수 에프앤에프 대표를 비롯해 김의경 더블유컨셉 대표, 이석태 디자이너, 김소희 김소희트렌드랩 대표, 안소영 마리끌레르 편집장, 김지영 前 보그 디지털디렉터, 김성찬 한국패션산업협회 전무 등 7명이 맡았다.

최종심사 과정을 취재하기 전, ‘프로와 아마추어를 동일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 공정한가’하는 의구심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도 업력에 따라 동영상 콘텐츠 완성도나 프레젠테이션에서 역량 차가 드러났다. 수년 동안 국내외 크고 작은 트레이드쇼, 패션쇼를 진행해 온 디자이너와 이제 막 디자인 콘테스트를 치룬 이의 경험치와 인프라는 분명 달랐다. 심사과정을 지켜보던 어떤 이는 “어쩔 수 없이 패션대전 진출자가 불리하지 않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잘만들어진 동영상 콘텐츠와 매끄러운 말솜씨가 결과를 좌우하는 재미 없는 결론이 나지는 않으리라 기대해 본다. 처음 시도한 오디션은 예상을 뛰어넘어 프로 디자이너이자 경영인을 선택하기 위한 목적에 충실하게 진지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도 있어서 내년에도 다시 보고 싶기 때문이다.

심사장에 초청된 인플루언서들의 호응도 디자이너들에게 응원이 되었을 것 같다. 그들은 패션 관련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유튜버, 인스타그래머 등 SNS 인플루언서들로, 파이널16에 오른 디자이너와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초대됐다고 한다.

이번 최종 심사 결과는 다음달 4일 발표될 예정이다. 성과지표와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최종 6명의 디자이너를 선정하고 대통령상, 국무총리상,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 등을 시상할 계획이다. 수상자에게는 사업지원금과 패션기업과의 협업 또는 후원 기회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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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패션오디션’은?

한국패션산업협회의 전신인 한국패션협회와 한국의류산업협회가 산업통상자원부의 예산을 받아 각각 주관했던 ‘인디브랜드페어’, '대한민국패션대전’, ‘월드스타 디자이너 프로젝트’와 ‘르돔 쇼룸 비즈니스 지원’ 등 프로그램을 통합한 것이다. 기존 프로그램들이 업력에 따라 참여 대상을 구분했던 것과 달리 예비창업자, 창업 5~10년 사이의 신진 디자이너, 10년 이상 경력의 기성 디자이너를 동일 플랫폼에 올리는 방식을 취했다.

김창수 F&F대표가 조직위원장을 맡았고 LF를 비롯해 F&F, 지오다노, 한세엠케이, K2, 서양네트웍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슈페리어, 지엔코, 위비스가 후원사로 참여했다.

 

출처 :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