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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현동의 한 골목어귀엔는 행화탕이라는 목욕탕건물이 있다. 이 목욕탕은 아현동에서 2대에 걸쳐 운영하던 목욕탕이었다. 50년동안 주민들의 사랑방으로 묵은 때와 고민을 함께 씻어주던 목욕탕은 재개발지역으로 선정되면서 문을 닫았다. 이후 문화예술콘텐츠 기획사 ‘축제행성’이 문화 프로젝트를 위한 공간을 물색 중 이 공간을 발견했고, 보수공사를 거친 이 공간은 2016년 ‘예술로 목욕했어요’라는 모토로 전시와 함께 오픈하였다.
이 공간에서는 1958년에 지어진 오래된 대중목욕탕이었던 흔적들을 쉬이 찾아볼 수 있다. 외부에 위치한 목욕탕 굴뚝과 함께 목욕탕표시가 그려진 외벽, 그리고 다 지워져가는 ‘행화탕’이라는 글씨를 등 요즘 유행인 재생공간들 중에서도 그 전의 흔적을 많이 가지고 있다. 내부에도 많은 흔적들이 남아 있는데, 바랜 글자 형태만 남아있는 간판, 천장과 이어지는 굴뚝, 목욕탕 베드 등이 그것이다.
눈에 띄는 점 중 하나는 음료를 시키면 나오는 트레이이다. 사실 트레이라고 하기에는 웃음이 나오는 목욕탕 바가지가 나온다. 바가지 않에 음료가 들어있는 컵들이 가지런히 서 있다. 음료라고 평범하진 않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 중에는 ‘행화탕(杏花湯:살구/꽃/목욕탕)’이라는 이름에서 따온 수제살구에이드가 있으며, 목욕탕에서 나올때 하나씩 마시면서 나와야 한다는 바나나우유, 그리고 반신욕라떼가 있다. 하루에 오직 15잔만 만든다는 반신욕 라떼는 맛있게 내린 라떼속에서 귀여운 인형모양의 아이스크림이 반신욕을 하고있다. 행화탕에 왔다면 한번쯤 꼭 마셔보길 추천한다.
평소에는 카페로 일을하는 이 공간은 전시와 공연 등 다채로운 예술 프로젝트들을 펼치기도 한다. 그래서 행화탕은 스스로를 복합문화예술공간이라고 칭한다. 공연에 관한 정보는 행화탕 페이스북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