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답지 않게 옷을 입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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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대엔 자기나이에 0.8을 곱하면 그게 바로 진짜 나이라고 한다. 지금 60세라면 예전의 48세 정도라고 보면 된다는 것이다. 주로 신체적 상태, 건강 정도를 말하는 것 일 게다.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어쩌다 마주친(?) 100세 시대, 국가도 개인도 준비가 안 된 것은 마찬가지다. 과거 50세 전후 은퇴하고 나면 그저 10여 년을 은퇴의 隐(숨을 은)자 처럼 물러나서 늙어가다 수명을 다하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50세 전후에 은퇴한다고 가정하면 무려 4~50년을 더 살아야 한다.

그러다 보니 노후 설계에 관심들이 많다. 주로 노년의 재테크, 연금 등 재정적인 문제와 자식 손주들과의 관계 등이 단골메뉴로 등장한다. 그러나 눈을 씻고 봐도 나이에 맞는 옷차림은 무엇이고, 어떻게 입으면 좀 더 활기차고 자신감 있고 심지어는 젊어 보일 수 있다는 인생 2막의 차림새에 대한 꿀팁은 별로 없다.

내로라하는 은퇴 설계가들 마저도 이를 거론하는 걸 들어본 적이 없다.

사실 ‘나이에 맞는 옷차림’이라는 의미조차도 시대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필자는 오히려 ‘나이에 맞지 않게 되도록 젊게 입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은퇴 후에도 더 이상 세상이라는 무대를 떠나 숨어서 늙어가는 시대가 아니다.

여전히 액티브하고 당당하게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야하는 시간들이 길어도 너무 길다. 그러니 오래도록 나이에 맞지 않게 젊게 입는 것이 좋다.

젊고 트렌디한 옷을 입어라

재미있는 실험이 하나 있다. 나이든 사람과 젊은 사람 옷을 바꿔 입고 전후를 비교해 본 것이다. 옷을 바꿔 입고 난 후 사진 속의 젊은이는 여전히 젊고 멋스럽게 보이고, 나이든 사람은 확연히 젊어 보인다. 나이 들수록 억지로라도 젊은 취향의 옷을 입어야 한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나이든 사람과 젊은 사람이 옷을 바꿔입었다 / photo : 구글>

<나이든 사람과 젊은 사람이 옷을 바꿔입었다 / photo : 구글>

나이들 수록 젊고 트렌디한 옷을 가까이해야 한다. 이왕 자신의 패션을 바꾸려거든 사진처럼 확 바꿔보라. 스타일부터 패턴, 실루엣까지 모두 바꿔보라. 물론 쉽지는 않다.

쉽지 않은 것은 개인들뿐만이 아니다. 브랜드 회사들도 고민일 것이다. 당장의 매출에 영향을 줄까 봐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갑자기 젊은 취향으로 바꾸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브랜드도 고객들과 함께 늙어간다. 그런데 시대가 변했다. 세상이 바뀌고 있다. 브랜드들도 젊게 변하지 않으면 고객들이 먼저 외면하는 시대다. 변하지 않으면 매출을 유지하기는커녕 줄어들게 뻔하다.

가끔 중년의 나이에 옷을 트랜드에 맞게 입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 분들이 있다. 그때마다 필자의 답은 미안하지만 ‘쉽지 않다’이다. 하루아침에 짠하고 트렌디하게 바뀔 수는 없다.

패션 애티튜드도 미술이나 연극 뮤지컬 같은 문화에 대한 깊이나 골프나 당구 같은 취미처럼 상당기간 갈고 닦아야만 만들어진다. 즉 경험치가 쌓여야만 한다. 결국 패션도 한 사람의 인생이 녹아있는 것이다.

물론 생각만 조금 바꾸고 새로운 패션에 도전을 한다면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모습은 만들어 낼 수는 있다. 그러나 트렌디해 진다는 것은 별개다.

40~50대 중년에 갑자기 그것도 하루아침에 멋쟁이가 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고 포기하지는 말자. 다만 조급해 하지 않기를 먼저 권한다. 마침 100세 시대가 왔다.

이제 겨우 인생의 절반을 지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인생의 반을 트렌드와 무관하게 살며 심지어 거리풍경마저 망쳐왔다(?)면, 나머지 인생의 절반은 거리의 미화(?) 차원에서라도 트렌디해지면 어떨까? 시작이 반이다. 일단 시작은 하고 보자. 당장은 어려울지 몰라도 ‘시나브로’ 변하는 자신을 발견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패션에 눈을 떠라

그러려면 일단 책방에 들러 패션잡지 한 두 권부터 사자. 그리고 인스타그램, pinterest, 영화 심지어 음악프로그램 등 다양한 소스에 관심을 가져라. 차를 타고 창밖을 응시할 때나 거리를 걸을 때도 무심히 쳐다보거나 그냥 걷지 마라.

특히 패피들이 많이 모이고 거니는 가로수길이나 로데오 거리 홍대, 삼청동, 익선동 혹은 유명 쇼핑몰 그리고 멋진 카페 같은 곳에 의도적으로라도 더 나가보라. 일단 눈부터 떠야 한다.

심청이 아버지 심봉사처럼. 아니다. 심봉사처럼 심청이 보고 싶어서 눈은 떴는데 심청이는 이미 죽었다면 말짱 꽝이다. 열심히 꾸준히 트렌디해지려고 노력해서 겨우 트렌디 해졌는데, 건강이 허락하지 않아 멋지게 당당하게 걸을 수조차 없다면 소용없다.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을 것이다.

뒤늦게 눈 뜬 심봉사와 다르지 않다. 사실 패피의 행복은 타인들의 곁눈질 빈도수와 정비례한다. 그러니 이왕 트렌디하게 옷을 입기로 작정했다면 그에 걸맞은 옷걸이(몸매)와 걸음걸이는 필수다.

옷을 고르고 액세서리를 착용하고 스타일을 바꾸는 데는 일부러라도 더 과감해져라. 그래야 ‘시나브로’를 ‘어느새’로 바꿀 수 있다. 남은 인생은 아직 충분하다. 이왕이면 그 긴 시간을 ‘스타일 난다’로 살면 좋지 않겠는가?

심리적 나이에 한계는 없다

당장 이번 주말에 백화점부터 나가보라. 아니면 인터넷 쇼핑몰에 들어가보라. 아주 싸고 또 멋진 젊은 감각의 옷들이 얼마든지 있다.

가격도 생각보다 저렴한 것이 넘쳐난다. 이참에 온라인 쇼핑도 내 삶의 일부로 만들어보라. 어차피 세상은 변하고 있고, 당신도 변하는 세상에서 몇 십 년을 함께 살아내야 한다. 남의 일이 아니다. 당장 지갑을 열고 컴퓨터를 켜고 온라인 쇼핑을 시작해보라. 쇼핑의 즐거움은 덤이다.

주민등록상 나이는 그저 참고 기준일 뿐이다. 진짜 중요한 나이는 ‘심리적 나이’다. 심리적 나이에는 한계가 없다. 당신이 마음먹기에 따라선 몇 초 만에 바뀔 수도 있다. ‘나이에 맞지 않게 어떻게 저런 옷을…’ 이런 식의 시대착오적인 반응은 그냥 의미 없는 ‘악플’이라 생각하자.

의례 나이 들면 쇠퇴하고 퇴보한다는 고루한 생각은 당장 쓰레기통에 던져 버리자. 이제부터 당신의 진짜 나이는 ‘심리적 나이’다. 당신의 가슴이 원하는 ‘심리적 나이’에 맞춰 살고, 생각하고, 행동하고, 옷을 입어라.

주민등록상 나이에 0.8을 곱한 것은 당신의 건강나이다. 심리적 나이는 0.7이나 0.6을 곱하라.

이건 비밀인데 필자의 심리적 나이 셈법은 곱하기 0.5다.


출처 : Theinpressi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