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시부야의 변신 '젊은이의 거리'에서 '어른의 거리'로 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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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야는 ‘젊은이들의 거리’, 특히 10~20대 여성들이 유행을 선도하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아무로 나미에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1990년대 그녀를 추종하는 긴 생머리의 젊은 여성들이 피부를 까무잡잡하게 태닝하고 통굽 부츠를 신고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이 시부야를 대표하는 모습 중 하나일 것이다.

이랬던 시부야가 달라지고 있다. 더 이상 젊은이들만을 위한 시부야가 아니라 ‘어른들을 위한 시부야’로 변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이 ‘백 년에 한 번 있을 법한 대규모’라고 칭하는 재개발이 최근 시부야에서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도 ‘시부야 스트림(Shibu ya Stream)’과 ‘시부야 브릿지(Shibuya Bridge)’가 선을 보였으나 본격적인 시부야의 변신은 이달 막을 올린다.

11월에 세 군데의 복합빌딩 및 상업시설이 문을 연다.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Shibuya Scramble Square), 시부야 후쿠라스(Shibuya FUKURAS), 그리고 시부야 파르코(파르코는 리뉴얼하여 재개장)가 그 주인공들이다.

시부야가 변신하는 이유

새롭게 선보이는 시부야의 상업시설들을 살펴보면 ‘어른을 위한 거리’로 변신하려는 시부야의 시도를 발견할 수 있다.

먼저 시부야는 왜 변신하려는 것일까? 최근 구글 재팬을 포함한 다수의 IT기업이 시부야로 이전하면서 비즈니스 퍼슨, IT 종사자들이 많이 늘어난 것이 하나의 원인이다.

또한 시부야는 도쿄를 대표하는 거리 중 하나로 최근 급증한 외국인 방문객들이 빠지지 않고 방문하는 곳이다. 즉, 시부야의 사람들이 변화하고 있고 변화하는 고객층을 의식해 젊은이들 타깃이 아닌 조금 더 연령대가 높은 사람들을 타깃으로 한 ‘어른을 위한 시부야’라는 콘셉트로 만들고 있다.

최근 새롭게 들어선 상업시설 중에서도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곳은 단연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이다.

‘어른을 위한 동네’로 변신하는 시부야를 확인하고자 필자도 직접 지난 1일 개장한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를 다녀왔다.

새로운 랜드마크 ‘시부야 스카이’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는 지하 2층에서 지상 14층까지는 상업시설이 들어서 있고, 17층부터 45층까지가 사무실, 45층부터 옥상까지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이 중에서 가장 공을 들인 곳은 아마 전망대인 ‘시부야 스카이(Shibuya Sky)’일 것이다. 시부야 스카이는 230m의 높이에서 360도의 파노라마 뷰로 도쿄의 랜드마크를 모두 볼 수 있는 전망대다.

관광객들이 도시를 방문할 때 빠지지 않고 방문하는 곳은 전망대일 것이다. 도쿄를 전망할 수 있는 곳이라면 롯본기 힐즈, 도쿄 타워, 스카이트리가 떠오른다. 생각해보니 시부야는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지만, 도쿄를 한눈에 전망할 수 있는 장소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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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는 시부야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빌딩의 45~47층에 설치한 전망대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전망대는 실내가 아니라 실외에 위치한 오픈 스페이스로 만들고 유리벽을 설치해놓아 어떠한 장애물 없이 도쿄의 뷰를 온전히 담을 수 있고, 해먹을 설치해 놓는 등 인스타그램에 자랑할 만한 사진을 얻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어른을 위한 상업시설

그럼 이제 상업시설이 있는 2층~14층을 둘러보자.

지하 1층에 들어선 고급 슈퍼마켓 키노쿠니야 (KINOKUNIYA)부터 3층에 들어선 티파니, 불가리, 발렌티노와 같은 고급 브랜드들, 5층과 6층의 패션 편집숍인 +Q (플러스 큐), 잡화 전문점인 도큐핸즈와 츠타야 서점까지 다양한 업종이 입점해 있다. 가격대도 중가 브랜드부터 고가 브랜드까지 다양했다.

1층은 케이크, 스낵, 초콜릿 등 디저트 전문점으로 가득 채워져 있는데 1층을 둘러볼 때 가장 많이 들린 말은 “니혼 하츠데스”, 즉 “일본 최초 상륙입니다”이다. 일본에 처음 선보이는 디저트 브랜드들은 가격대가 주변 시부야에 비해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니혼 하츠’라는 말 때문인지 발 디딜 틈 없이 붐비고 있었다.

이 중에서도 인기를 끈 점포 하나는 프랑스에서 케이크 전문점을 운영하는 일본인 파티쉐가 일본에 처음으로 문을 연 ‘모리 요시다 파리스(Mori Yoshida Paris)이다. 이곳의 명물은 몽블랑 케이크인데 의외로 50대 남성이 주요 고객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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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파는 점포뿐만 아니다. 시부야를 전망하며 업무를 볼 수 있는 유로 워킹 스페이스와 200명 정도가 모여 행사가 가능한 스크램블 홀 등은 철저하게 비즈니스 고객을 대상으로 만들어졌다.

실제로 17층부터 45층까지의 오피스에는 약 10개사가 입주할 예정으로 대부분이 IT기업들이다.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는 시부야의 기존 고객층보다는 연령대가 높고 경제력이 있는 고객들을 타깃으로 하는 오모테산도나 도쿄역 주변의 상업시설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확실히 ‘젊은이들’을 타깃에서 제외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변화를 읽고 대응하는 리테일

지역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발전한다. 특히 지역에 모이는 사람들이야말로 해당 지역의 특성을 정의하고 문화를 만들어가는 주체일 것이다.

시부야에 모이는 사람들이 변하고 니즈가 변하고 있다. 시부야의 리테일은 이같은 변화에 적응하며 새로운 시부야의 이미지를 포지셔닝하느라 바쁘다.

정확한 숫자는 공개되고 있지 않지만,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의 오피스의 3.3㎡당(1평) 임대료는 주변 시세보다 높은 것을 알려져 있다. 하지만 ‘스크램블 스퀘어’ 효과를 노리고 일찍부터 입주를 희망한 기업들이 많았다고 한다. 이쁜 만 아니라 스크램블 스퀘어의 3.3㎡당(1평) 매출은 시부야의 기타 상업시설에 비해 높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시부야의 새로운 포지셔닝 ‘어른을 위한 시부야’는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출처 :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