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or Special
< 식물원PH에서 만난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인플루언서 ‘김다희’ / 우측은 그녀의 포트폴리오 중 일부 >
필자의 학창시절, 그러니까 조금 오래된 예전에는 글로벌 유명 패션 잡지들은 물론, 서점에 출간된 패션 책들에도 늘 화려한 일러스트들이 당당히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었다. 어쩌면 그 일러스트들이 나에게 패션에 대한 강한 동경을 심어 주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최근, 평소처럼 핸드폰을 뒤지던 나에게 예전의 그 놀라움과 아름다움을 다시금 느끼게 해 준 그 페이지는 바로 보그코리아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일러스트레이터 @sokidahee의 작업 동영상이였다.
아티스트의 열정과 Z세대 인플루언서의 스마트함을 동시에 지닌 그녀를 만나보았다.
블로그 sokisock.com
DOOR : 자신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Sokidahee : 패션을 그리는 사람! 그린다는 것은 ‘그림을 그린다’라는 뜻과 우리말로 ‘그리다(사모하다,그리워하다)’라는 중의적 표현이다.
DOOR : 멋진데! 그럼 어떻게 패션 일러스트레이터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나?
Sokidahee : 전공은 산업디자인이였지만 과연 어떤 일이 나에게 맞는 일인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지 늘 고민했었다. 그러면서도 학창시절에 패션과 관련된 아르바이트들을 많이 했었는데 주로 브랜드 서포터즈 활동들이였고,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대외 활동을 많이 하는것이 나와 잘 맞는다고 느끼는 계기가 되었던것 같다.
졸업후에는 패션 블로그를 시작했을때는 패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재밌고 사람들의 긍정적인 반응들을 보는것이 좋았다. 그렇게 정보들이 쌓이다보니 파워블로거라는 타이틀을 달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인플루언서 활동도 병행하게 된것 같다.
2015년 이후 부터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오픈해서 나의 일상과 함께 취미로 해온 일러스트를 올리기 시작했다. 한 1년 전부터는 꾸준히 하루에 한장이라도 그려 올리려 노력했었고, 그 이후에 팔로워 숫자가 급격히 올라가는게 눈에 보였다.
DOOR : 취미였다고? 처음 작품을 봤을때는 꽤 연륜있는 작가인줄 알았다. 특히 립글로스나 글리터 같은 소재들을 익숙하게 다루는 모습이다.
Sokidahee : 패션쪽은 아니였지만 꽤 오랫동안 그림을 그려왔기 때문에, 붓이나 여타 수채화 도구들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에 크게 어려움이 없었고, 최근에는 뷰티쪽 작업이 꽤 많아져서 여러 제품들을 사용하다보니 좀 더 다양한 소재로 옷에 맞는 텍스쳐를 살리는 것에 더 관심이 많아졌다. 반짝이들은 정말 예쁘지 않은가?(웃음)
인스타그램 @sokidahee
DOOR : 작가의 작업 과정을 보여주는 영상들이 눈길을 끌었다. 여성의 나체 그림이 붓터치 하나만으로 변해가는 작업이 인상적이던데,
Sokidahee : 음.. 단순히 완성된 일러스트들을 보여주거나 꽤 긴 시간이 걸리는 전체 작업 영상을 보여주는 것은 왠지 재미없게 느껴졌다. 그래서 좀 더 빠르게 편집을 한다던지 포인트가 될만한 요소들을 구상한 후 영상으로 올렸다. 거기에 산업디자인이라는 전공에서 영향을 받아서인지 사물을 단순화하는 작업을 했던것이 주요했던것 같다.
DOOR : 그렇다면 본인의 작업에 영감을 주는 요소들에는 어떤것들이 있는가?
Sokidahee : 좋아하는 패션 브랜드의 새로운 컬렉션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 편이다. 갖고 싶은 옷이나 소품들이 너무 많은데 그런것들에 애정을 담아 그리는 것에서 대리만족을 느끼는것 같다.(웃음)
그리고 예전부터 ‘민화’의 색감과 느낌이 너무 좋아서 클래스를 들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민화는 한작품을 완성하는데 보통 몇달씩 걸리기도 하지만, 알면 알수록 빠져들게 되는 매력적인 분야이다. 그 외에는 보통 다른 사람들의 인스타그램을 보면서 많은 영감을 받게된다. 그중 몇개의 계정을 소개하겠다.
인스타그램 @mukyeon_artstudio
인스타그램 @beautiyspock
인스타그램 @isabellefeliu
인스타그램 @blaireadiebee
DOOR : 최근 관심이 가는 브랜드나 롤모델이 있는가?
Sokidahee : 예전부터 샤넬과 디올을 좋아했었고, 최근에는 자크뮈스에 무척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 라벤더밭에서 펼쳐진 그의 패션쇼는 환상적이였다! 롤모델로는 현대판 앤디워홀이라고도 불리는 ‘도널드 리차드슨’을 꼽고 싶다.
DOOR : 작가로서, 인플루언서로서 우리나라 패션업계에서 일하면서 좋은점과 힘든점은?
Sokidahee : 물론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의 행사에 초청받아 누구보다도 먼저 제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는 것이 가장 좋은점인것 같다. 반면 힘든점은 패선 일러스트 작가로서 받는 금액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정해진 금액이 있겠지만 작가들의 노고에 맞는 정당한 비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DOOR : 맞다, 그점에 대해서는 우리도 크게 공감하며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Sokidahee : 물론 좀 더 먼 미래의 이야기 일 수는 있지만, 일러스트레이터로서 너무 상업적인 일보다는 아티스트로의 길을 걷고 싶다. 그리고 좋아하는 해외 브랜드들을 소개하는 일에도 관심이 많다. 아직은 좀 더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할 때이지만 언젠가는 바잉이나 유통에 관련된 일도 하고싶다.
CREDIT
EDITOR / KATE C (kate@doorcreati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