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브랜드 '탐스'의 흥망성쇠로 본 제품 경쟁력 선점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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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인기를 끌었던 신발 브랜드 탐스가 최근 수익 악화로 채권단 공동관리 상태로 돌입해 업계에 적지 않은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지속적으로 제품 개발에 나서지 않고 특정 상품에 의존한 판매 전략으로는 아무리 사회적 요소를 갖춰도 공감을 얻을 수 없다는 사례를 남겼다.

2006년 슈즈 브랜드 ‘탐스(TOMS)’가 론칭 당시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소비자가 한 켤레를 사면 한 켤레가 가난한 지역 사회에 기부되는 비즈니스 모델이 당시 생소했던 시절이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양말 한 켤레를 구매하면 한 켤레는 기부되는 양말 브랜드 봄바스(bombas), 수익금 일부를 시민 단체에 후원하는 미국 의류 브랜드 에버레인(everlane)등 많은 패션 브랜드들이 사회적 요소를 갖추고 있다.

탐스 설립자 마이코스키(Mycoskie)는 아르헨티나 여행 중 신발을 한 번도 신어본 적이 없는 아이들을 보고, 그들에게 신발을 신겨주기 위해 탐스를 창업했다.

취지에 공감한 사람들이 매장에 몰리면서 인턴 직원 세 명으로 시작한 탐스는 10년 만에 전 세계 100여 곳에 매장을 거느린 대형 브랜드로 성장했다. 지난해까지 탐스가 기부한 신발만 8800만 켤레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비평가들은 기부 활동이 마케팅 전략이라고 맹비난 했지만 탐스와 설립자인 마이코스키는 사람들 사이에 혁신적 브랜드 리스트에 종종 오르며 찬사를 받았다.

마이코스키와 탐스의 성공 사례는 ‘착한 기업’에 소비자가 몰린다는 주장을 입증하는 대표적 사례로 인용되면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 여러 거물 사업가들의 글과 연설에 인용되며 유명세를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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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절반이 슬립온 ‘알파르가타’ 의존

그러나 오래가지 못했다. 소비자들이 탐스의 시그니처 신발과 기부 캠페인에 실증과 식상함을 느낀 것이다. 편하게 신는 ‘슬립온’ 슈즈로 인기를 끌었지만, 후속 제품의 부진으로 인기가 사그라진 것이다.

지금까지도 탐스 매출 절반 이상은 ‘알파르가타’ 라는 이름의 단일 모델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한 때 5억 달러(5,847억 원)에 달했던 연 매출은 지난해 3억3600만 달러(3,929억 원)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탐스의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급은 매출과 유동성 감소, 지속적인 영업실적 저하를 이유로 하향 조정됐다.

탐스도 지난 11월 “기존 한 켤레 구매 당 한 켤레 기부 모델을 중단하고 순이익의 30%를 자선단체에 후원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늦었다. 지난 연말 탐스는 3억 달러(3,510억 원)의 채무조정과 3,500만 달러(409억 원)의 자금을 지원받고 제프리스 파이낸셜 그룹, 넥서스 캐피탈 매니지먼트 등 복수의 채권단에 소유권을 넘겼다.

짐 알링(Jim Alling) 탐스 대표이사는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이 조치가 우리 회사에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실제 탐스는 올해 만기 도래하는 부채를 상환할 여력이 없어 고전해 왔다. WJS에 따르면 탐스는 우선 부실한 점포를 정리하면서 온라인으로 유통 채널을 전환했다.

서스테이너블 브랜드를 지향하고 있는 올버즈(Allbirds) 로시(Rothy’s)를 포함해 수 많은 신생 브랜드가 시그니처 상품에 의존하고 있다.

새 제품 개발 노력 부족

독특한 아이덴티티와 한눈에 봐도 브랜드가 식별되는 장점이 있지만 후속 상품이 시그니처 상품의 인기를 메워 나가지 못하면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탐스도 슬립온 형태의 ‘알파르가타’ 에 이어 여성용 웨지와 부츠 등 다른 스타일을 내놨지만 인기를 끌지 못했다. 때문에 제품 개발 노력도 시들해졌다. 기부 형태의 캠페인 역시 많은 기업들이 빠르게 따라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등 복수의 사업가들이 탐스를 거론하면서 경쟁 브랜드와 기업들이 붐처럼 기부와 사회적 요소를 캠페인에 활용한 것이다. 그 사이 탐스는 새로운 캠페인과 메시지를 내놓지 못했고 결국 기부가 일종의 기업 홍보로 치부 되는 시장으로 변질 된 것이다.

스케일링 리테일(Scaling Retail)의 수석 소매 전략가 샤마(Syama)는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지속적으로 메시지를 업데이트 하지 않으면 나이를 먹게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발처럼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탐스는 새로운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개발, 출시가 미흡했다.

나이키, 아디다스와 같은 거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가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막대한 R&D 비용을 쏟아 붓는 것에 비춰볼 때 초라한 수준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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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 늦은 D2C 전략 한계 드러내

홀세일에 의존한 유통 구조도 문제다.

지난 2012년 탐스가 미국 로스 엔젤레스에 첫 매장을 열 당시, 카페나 음료 코너를 함께 꾸리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실적 대부분이 홀세일을 통해 나왔다. 소비자 반응을 제때 살피지 못한 것이다. 제품 개발과 판매 전략을 수정할 수 있는 D2C 방식 전환의 때를 놓쳤다. 결과적으로 홀세일과 직접 판매에 균형을 잡지 못했다.

미국 현지 투자 기관들은 현재 탐스가 파산 신청을 하지 않고 채권단에게 소유권을 넘긴 상태인 만큼 사업의 재기 가능성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톰스는 채권단으로부터 3,500만 달러(409억 원)의 자금을 지원 받은 만큼 부활을 위한 투자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파산 절차에 들어간 포에버21, 바니스뉴욕과 다르게 브랜드 소유권만 달라진 탐스를 부정적인 이미지로 보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반대 시각은 슬립온 형태의 ‘알파르가타’ 를 대체할 확실한 모델이 여전히 없기 때문에 시장에서 브랜드 재건은 쉽지 않다는 의견다.

탐스가 론칭 초기 고급 백화점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사업 볼륨화 과정에서 1,700개에 달하는 오프라인 매장으로 확대 됐다.

이 과정에서 대중적인 브랜드로 전락한데다 다시 최근 온라인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옮기는 등 수익 다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고객들이 시선에서 사라질 뿐이라는 해석이다.

무엇보다 유통 채널 전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젊은 밀레니얼 세대를 포함 새로운 상품을 쫓는 소비자들로부터 관심과 주목을 이끌지 못할 만큼 슬립온 신발 브랜드로 고착화됐다는 것이다.

 

출처 :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