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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를 뛰어 넘은 팬덤 뒤에 감춰진 회전문 발매
향수와 레트로를 초월한 헤리티지
지난해 美 월트 디즈니社는 전 세계 영화 스튜디오 최초로 연간 흥행 수익 100억 달러(11조 6,450억 원)를 돌파했다.
알라딘, 토이스토리, 라이언킹, 겨울왕국2 외 마블 2개 영화가 각각 10억 달러 이상의 흥행 수익을 거뒀다. 영화 제작사 업계의 유례없는 성공 사례다.
여기서 눈에 띄는 지점이 있다. 실사 판으로 리메이크된 알라딘과 라이언킹이 흥행에 대성공했다는 것이다. 라이언킹은 ‘94년 개봉 당시 스토리를 고스란히 채택했다.
알라딘 역시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럼에도 전 세계의 관객들을 극장으로 끌어 모았다. 이미 내용을 뻔히 꿰고 있는데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실사 판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한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도 3040세대 층이 ‘90년대 디즈니 르네상스 시대의 감성을 떠올리며 자녀와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콘텐츠라는것이 가장 큰 성공 요인이었다고 분석된다. 어찌 보면 이 같은 디즈니 전략은 단순히 회전문이 돌아가듯 과거 콘텐츠를 재활용하는 형태로 볼 수 있다.
회전문 발매 전략의 첨병 ‘에어 조던’
회전문 발매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곳이 나이키다. 꾸준히 활용해 마케팅 효과도 높다. 더불어 매출 상승에 크게 기여 하고 있다. 실제 나이키는 매년 12월 홀리데이시즌이 되면 에어조단 11(Air Jordan 11)을 발매한다.
지난 2014년 레전드 블루(Legend Bl ue)의 경우 전 세계 각 매장에 50만족이 발매됐다. 당시 단일 모델로 8,100만 달러(943억 5,69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6년에는 마이클 조던이 출연했던 애니메이션 ‘스페이스잼’(1996년 개봉작)에서 신었던, 국내 스니커 마니아들 사이에 3대장이라 회자되는 ‘AJ11(에어조던 11)스페이스잼’을 발매했다.
2018년에는 마이클 조던이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던 ‘95-96 시즌 착용 신발 ‘AJ11 Concord(에어조던 11 콩코드)’를 내놨다.
당시 언론에 보도된 기사들을 살펴보면 단일 모델로 1백만 족을 출시했다고 추측했으니 이에 따른 매출은 대략 짐작된다. 지난해 재발매된 95~96 시즌의 또 다른 조던 착용 농구화 ‘AJ 11 Bred(에어조던 11 브레드)’는 사실상 조던 넘버링의 최고 인기 제품이다.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 흥행의 힘
나이키에서 독립한 조던 브랜드는 2020년 2분기(나이키 회계 기준) 최초로 분기 매출 10억 달러(1조 1,654억 원)를 돌파하는데 ‘AJ 11 Bred’가 크게 기여했다.
나이키는 희소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매년 12월 미국 홀리데이 시즌에 발생하는 조던 구매 불상사(폭력 및 총기 사건)를 예방하기 위해 발매량을 늘렸다고 하니 조던의 성공 스토리와 향수를 경험하려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지 유추해 볼 수 있다.
또 다른 조던 넘버링의 인기 제품인 ‘AJ 1(에어조던 1)’ 역시 ‘84년에 발매된 디자인임에도 불구하고 2015년 ‘Chic ago OG(시카고 OG)’를 시작으로 2016년 루머로 알려진 마케팅의 산물인 브레드 밴드(Bred Banned), 조던 브랜드의 점프맨 마크 촬영 당시 착용하였던 Black Toe(블랙 토)를 발매했다.
2017년에는 OG 모델은 아니지만 인기가 가장 높은 제품 중 하나인 Shadow (쉐도우)와 2018년에는 Royal Blue(로얄 블루)모델을 발매하면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사실 조던이 미국 NBA 시카고 불스 선수 시절 착용했던 대부분의 넘버링이 최소 4회 이상 로테이션을 거쳤으니 회전문 발매에 있어 나이키가 가진 노하우는 최고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나이키는 조던에 국한하지 않고 최근 2000년대 초반 풍미했던 ‘Nike SB Dunk Low(나이키 SB 덩크 로우)’를 연달아 재발매하고 있다.
동북아 지역에서 특히 인기 있었던 에어맥스 OG 제품들 역시 꾸준히 재발매하며 매출을 일으킨다. ‘82년 발매부터 스테디 제품인 ‘에어포스’의 경우 꾸준한 수요를 보이며 기본 컬러의 제품을 매년 상시 판매될 정도다.
또 일부 마니아층에 국한된 신발이 아닌 대중적인 성향의 소비자의 꾸준한 수요 유지를 위해 나이키는 단종 및 재발매와 같은 회전문 발매를 이어가고 있다.
10만 원대 초반 가격의 볼텍스, 인터내셔널리스트, 빈티지 등의 모델이 대표적이다. 해당 제품들은 동시 발매된 사례가 거의 없다. 즉 볼텍스와 인터내셔널리스트가 같은 해 동시 발매 되지 않고 둘 중 하나 단종되면 다른 모델이 발매되는 식이다.
결과적으로 소비자의 니즈를 꾸준히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디즈니와 나이키의 회전문 발매 효과는 과거 향수를 지닌 세대의 구매로 곧장 연결되고 10대를 포함한 Z세대의 새로운 경험과 추억을 만든 과정이라고 보인다.
세대간 마케팅 기대 효과
필자 역시 학창시절 당시 비싼 가격으로 구매하지 못했던 스니커즈의 재발매 소식에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열었다. 또 박스오피스의 다른 영화와 비교 없이 라이언킹을 관람했다.
나이키 스니커는 지금 충분히 지불 능력을 지닌 성인들이 리세일 구매를 하거나 Z세대가 매장에서 긴 줄을 설만큼 가치 있는 브랜드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충분하다.
월트디즈니의 라이언킹, 알라딘 역시 세대를 넘어 가족 구성원 모두 함께 추억을 남기는 콘텐츠로 기억 속 남게 될 것이다. 이 것이 콘텐츠의 힘이다. 또 다시 시절은 돌고 돌아 어린 시절 선망했던 콘텐츠의 좋은 경험치가 가까운 미래 핵심 소비자층이 될 지금의 세대에게 다시금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또 가까운 미래 등장한 새로운 젊은 세대가 지금 Z세대의 향수를 공유하면서 말이다. 나이키와 월트디즈니의 회전문 발매 전략 역시 이들과 함께 더욱 공고해 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출처 :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