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의 힘, 잘 팔리는 ‘글쓰기’에 숨겨진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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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사람이 모이고 붐비는 곳은 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오프라인 상점가는 더하다. 쇼핑몰과 백화점에서 구매 활동이 현저히 줄었다. 접객 판매의 힘이 유명무실해진 것이다. 코로나로 급격하게 커져버린 온라인 시장. 판매와 서비스 방식도 참 다양하다. 이 가운데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은 온라인에서 제품을 팔게 만드는 상품 소개와 광고 문안이다. 물건을 파는 힘, 팔리는 글쓰기의 시대다.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글은 무엇일까. 트립웨어 브랜드 로우로우,  콘텐츠 커머스 플랫폼 29CM, 크라우드펀딩 와디즈의 에디터를 통해  숨겨진 비밀을 들어보자. ​

 

브랜드 콘텐츠 마케팅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아마도 오프라인 접객이 아닌 디지털 상에서 상품과 브랜드를 소개해야 되는 것 때문일 텐데, 어떤가?

양안나 매니저(이하 양 매니저): 대놓고 물건을 팔겠다는 의도가 보이는 메시지에 움직이는 손님들은 많지 않다. 최종 목적은 세일즈일지라도 일단 공감이 되거나, 유익해서 공유하고 싶어지는 정보거나, 댓글을 달면서 참여하고 싶게 만들거나, 뜻밖의 영감을 주거나 해야 한다. 브랜드 같지 않은 브랜드 콘텐츠들이 많아진 느낌이다. 

저렴한 가격으로만 싸우다 보면 저가 경쟁이 될 수밖에 없고, 품질만으로 승부하기에는 이미 시장에 강자들이 정말 많다. 한 번 사고 떠날 손님이 아니라 오랫동안 브랜드와 함께 할 단골을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필살기로 콘텐츠에 공을 들이는 것 같다. 로우로우도 마찬가지다.

김혜인 팀장(이하 김 팀장): 29CM는 설립된 해인 2011년부터 꾸준히 스토리텔링과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를 소개하는 일들을 해왔다. 콘텐츠 마케팅이 몇 해 전부터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우리에게는 정체성을 결정짓는 DNA인 셈이다. 지난 9년간의 꾸준한 노력을 통해 이제는 ‘29CM다운 톤앤매너’가 팀 내부에서 확실히 정의되었을 뿐 아니라, 고객에게도 선명히 인지되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9년간 쌓아온 역량이 올해의 비대면 소비 트렌드와 만나면서, 함께 일하는 파트너사의 범위도 상당히 다양해졌다. 이제는 전통 미디어인 방송국부터, 글로벌 브랜드, 패션&뷰티를 넘어 거의 전 산업 영역에 있는 다양한 브랜드들이 우리와 협업하고 있다. 모두가 콘텐츠 마케팅을 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우리도 29CM만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지키고 또 발전시켜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최홍희 프로(이하 최 프로): 코로나19는 정통 오프라인 브랜드들까지 온라인 시장으로 끌어들였다. 와디즈에서 보면 자체적인 유통망에서 강세를 보이던 이랜드 그룹의 꾸준한 펀딩 오픈이나 삼성의 비스포크 신제품 펀딩이 대표적이다.

제품 위주의 광고가 우선되던 오프라인과 달리 온라인은 매체의 제약이 없다. 제품은 클로즈업 사진으로 보여주고 브랜드 히스토리는 인터뷰 영상으로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콘텐츠들간의 방향성은 같아야 한다. 빠른 온라인 론칭을 위해 무조건 콘텐츠부터 만들기보다는 우리 브랜드가 온라인 매체에서 궁극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원메시지가 무엇인지 먼저 논의한다.

<29CM X 테슬라 PT. photo 29CM>

<29CM X 테슬라 PT. photo 29CM>

요즘 유행하는 세일즈 카피 패턴이 있을까? ​

김 팀장: 29CM에는 카피 작성 시 유행어 사용을 지양하자는 가이드라인이 있기 때문에 요즘 유행 패턴에 대해서는 사실 말할 것이 많지 않다. 대신 29CM의 카피 작성 기준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다. 29CM는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언어로 카피를 작성한다. 우리는 고객이 쉽게 자신의 일상에 대입해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도 저 상품을 또는 브랜드를 가지면 더 나은 하루를 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할 수 있게 말이다. 그래서 외국인 모델은 가급적 쓰지 않고,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연출도 하지 않는다. 출퇴근하는 회사원, 오랜만에 휴가를 내고 놀러간 직장인, 공부하느라 힘든 학생 등 일상적인 인물의 삶에 우리가 제안하는 상품이 어떻게 녹아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데에 집중한다. 카피뿐 아니라 우리가 만드는 이미지, 영상 등에 모두 해당되는 이야기다. 

최 프로: 감성적인 카피는 예전만큼 주목 받지 못하는 것 같다. 서포터(고객)들의 체류 시간이 점점 짧아지다 보니 한 줄을 쓰더라도 이 제품을 사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효용이나 실리를 압축해 직관적으로 담으려 하는 경향이 있다. 카피를 통해 제품 특징을 어느 정도 파악하게 한 다음, 상세 페이지를 통해 감성을 쌓아가며 고객의 구매 전환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 같다.

감성을 강조하다 보면 그 감성에 공감하는 사람들만 내 카피를 이해하고 읽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내 제품/프로젝트에 유입되는 모수 자체가 적어지지 않나 싶다. 마케터가 아니라 구체적인 수치로는 보여드릴 수 없지만, 감성이라는 포장지를 내려두면 서포터들이 더 쉽게 제품을 만날 수 있다.

잘 팔리는 상품 소개의 글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김 팀장: 29CM의 글은 담백하다. 과도한 과장이나 상품의 정보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감성과 큐레이션을 섞어 29CM의 톤앤매너로 전달한다. 내부에서는 29CM의 카피는 디테일의 합이라고 이야기한다. 단어 선택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하며 글로써 고객이 상품을 다채롭게 느낄 수 있도록 한다. 29CM의 카피는 잘 팔기 위한 것이 우선이기 보다는 고객에게 좀 더 색다르고 상품의 가장 본질적인 가치를 잘 전달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잘 전달하고자 하면 자연스레 고객이 이를 느끼고 구매까지 연결되는 것 같다. 

최 프로: 두 가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두괄식과 내 상품의 원메시지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이다. 

서포터들이 긴 글을 읽지 않는다는 건 신입사원도 알기 때문에, 이들이 지루함을 느끼고 페이지를 이탈하기 전에 내 상품의 특징을 알려줘야 한다. 일단 주요 특징부터 보여주고, 이 특징이 왜 중요하고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를 차근차근 설명하는 방식을 추천한다. 

앞서 브랜딩 콘텐츠에서도 이야기한 원메시지가 이 때도 중요한데, 상품 페이지를 다 읽었을 때 고객들이 “아, 이건 ~~~한 제품이구나”하고 머릿속에 각인되어야 한다. 장점이 많다고 다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주요 특징 1가지를 향해 방향성이 일치해야 한다. 와디즈 내부적으로는 이를 ‘align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문자 그대로 장점들이 일렬로 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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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와싸우자 인스타그램. photo 로우로우​>

기획에서 작성까지 좋은 상품 소개를 작성하는 노하우가 있을까? 

양 매니저: 로우로우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에 집중한다. 우리 가방을 처음 구매한 손님과 협업해 가방을 만들었을 때, ‘세계 최초 로우로우 구매 손님’이라고 소개했다. 로우로우는 디자인만 거들고 공장에서 다 만든 것이나 다름없는 안경을 출시했을 때에도 ‘이 안경은 로우로우가 만든 게 아닙니다. 수십 년간 티타늄만 연구한 장인이 만들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모두 거짓 없는 사실이다. 우리는 추상적인 수식어보다 솔직한 사실을 먼저 이야기하려고 한다. 

실생활에서는 쓰지 않는 어려운 단어보다 친구랑 말할 때처럼 익숙하고 친근한 단어를 사용하려고도 노력한다. 고객님보다는 손님, 혜택보다는 서비스라는 단어가 더 받아들이기 쉽고 우리답다고 느껴서다. 로우로우의 표현들이 단순하고 솔직해서인지 손님들도 상품 소개를 비롯해 우리가 하는 이야기에 편하게 귀기울여주시는 것 같다.

김 팀장: 29CM 미디어팀에서는 패션, 뷰티, 푸드, 테크, 라이프스타일 등 정말 다양한 카테고리의 글로벌 및 국내 브랜드를 다뤄왔다. PT는 고객에게 조금 더 다르게, 한 발짝 가까이, 일상이 풍요로워질 수 있도록 하는 콘텐츠다. 브랜드가 지닌 가치를 온라인에서 프리젠테이션 하는 형식으로 소개하는데서 시작해 기업 미션인 더 나은 선택을 위한 가이드를 위한 하나의 방식이기도 하다. 

29CM PT의 장점은 특유의 톤&매너로 브랜드와 상품을 소개하고 있는데, 브랜드의 히스토리와 철학을 스토리텔링을 통해 이해도를 높이고, 감각적인 비주얼을 통해 고객을 설득한다. 우리는 콘텐츠를 만들 때 딱 한 발짝 앞서 소개하려고 한다. 실생활에서 사용하면 좋은 상품인지, 고객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하고 설득할 이유가 충분한지, 브랜드의 가치와 철학에 공감을 하는지 고려해 브랜드를 선정한다. 

최 프로: 평소에 다른 상세 페이지를 많이 보면서 고객으로서 궁금한 점을 찾아보는 게 좋다. 메이커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와 고객이 알고 싶은 포인트는 다르기 때문이다.

감이 잘 오지 않을 때는 같은 제품군을 구매할 때 내가 어떤 점을 주로 살피는지 생각해 보고, 그 내용들만큼은 상품 페이지에 꼭 들어가도록 기획하는 것도 좋다. 원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원단 소개만큼은 자세하게 하는 것이다. 그럼 나와 같은 유형의 고객만큼은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소소한 팁을 전하자면 넘버링을 잘해야 한다. 콘텐츠 순서들을 차근차근 번호를 매겨 줄 세울 줄만 알아도 상품 페이지 기획은 어느 정도 완성된다.

와디즈 펀딩에 참여하는 서포터들은 긴 글을 좋아하는 분들이긴 하지만 내용이 너무 길면 모든 특장점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 넘버링만 잘 되어 있어도 ‘특징이 8개나 되는 제품’이라는 어필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제품을 향한 탐구열과 호기심이 가득한 서포터들이 질문했을 때 ‘스토리 몇 번을 보시면 된다’는 식으로,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답변이 가능하기 때문에 준비된 메이커라는 인상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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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와디즈>

귀사 및 답변자가 직접 진행했던 콘텐츠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사례는 무엇인가?

양 매니저: 올해 환경의 날(6월 5일)을 기점으로 로우로우 매장에서 종이 쇼핑백을 없애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세상에 없는 물건들을 만드는 사람이라, 버려지는 것도 고민할 수밖에 없다. 가장 쉬운 것부터 해결해보기로 했고, 그 시작이 종이 쇼핑백을 다회용 장바구니로 바꾸는 프로젝트였다. 

할 수만 있다면 세상에 넘쳐나는 쓰레기와 싸우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때부터 인스타그램에 ‘#쓰레기와싸우자’를 해시태그로 걸고 게시물에 쌓인 좋아요 숫자만큼 회사 동료들과 쓰레기 줍겠다고 약속했다. 평소보다 많은 좋아요가 쌓였고 업무 시간에 일 안 하고 대신 약속대로 회사 주변 쓰레기를 주웠다. 택배 박스 재활용부터 시작해 우리가 실천 중인 작은 노력들도 이어서 소개했다. 환경의 날이 가까워지면서 친환경에 대한 관심도 높았던 시기라 많은 손님들이 우리의 활동을 응원하고 좋아해주셨다. 

종이 쇼핑백을 대신한 다회용 장바구니, 리유저블백은 환경의 날에 맞춰 출시했다. 리유저블백 정면에 로우로우 로고를 크게 넣었는데 그게 잘못 인쇄되어 나온 걸 출시 직전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 수량이 정말 많았는데 쓰레기와 싸우겠다고 약속해놓고 이걸 이유로 폐기할 수가 없었다. 그냥 출시하기로 했다. 손님들에게는 솔직하게 로고가 잘못 나왔는데 내놓는 거라고 말했다. 

우려와 달리 손님들은 공짜 쇼핑백보다 천 원짜리 리유저블백 사용에 기꺼이 동참했다. 주변에 나눠주고 분리수거통으로 쓰겠다며 10개씩 사는 분들이 대다수였다. 첫 생산 물량은 일찍이 소진되었고, 리오더부터는 로고가 제대로 인쇄되어 오히려 첫 출시 제품이 한정판이 되어버렸다. 환경의 날에 맞춰 손님들과 오프라인 모임을 하고 싶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제약이 많아 여러모로 아쉬웠는데, 온라인으로도 손님들의 적극적인 응원과 지지가 느껴졌고 리유저블백에 대한 반응도 훌륭한 결과로 도출되어 팀 로우로우 모두에게 뿌듯했던 기억이다.

김 팀장: 테슬라 PT가 인상적이었다. 광고를 하지 않기로 유명한 테슬라와 협업을 하여 PT를 진행했고, 단순히 전기차의 기능적인 측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29CM 톤앤매너의 스토리텔링과 비주얼로 테슬라의 신차 모델3를 소개했다. ‘제주를 오롯이 즐길 수 있는 가장 멋진 드라이브’라는 카피로 테슬라 모델3를 타면 전기차의 조용함과 오토파일럿 등의 기능으로 제주의 자연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다고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냈다. 

귀로 듣는 풍경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을 이야기하기 위해 현지에서 녹음한 ASMR 사운드를 직접 PT 페이지 내에 삽입해 더욱 다채롭게 구성을 했다. 또한 테슬라 모델3의 2박 3일 시승권을 포함한 제주도 왕복 항공권(동반 1인), 롯데호텔 스위트 오션룸(2박)을 총 3팀에게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해 많은 참여를 이끌어 냈다. 

최 프로: 펀딩을 통해 ‘10만 원대 이탈리아 명품 스니커즈’를 선보여 18억 원을 모집한 메이커 ‘제누이오’의 프로젝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좋은 제품이 열의 있는 메이커님을 만났고 에디터로서 제안 드렸던 콘텐츠들이 와디즈 서포터 핏에 맞았다.

10만 원 초반대라는 제품 가격이 품질에 비해 합리적이라는 이유를 상세히 설명한 부분은 와디즈 서포터들의 선호에 들어맞았고, 오프닝에서 제품의 주요 특징들을 짧게 요약해서 보여주는 형식은 긴 글에 익숙하지 않은 비(非)와디즈 유저들도 남은 콘텐츠를 읽어나가게 하는 힘이 되었던 것 같다. 물론 제품 디테일 소개도 메이커님과 소통해가며 세부적으로 작성했다.

와디즈 패션·잡화 카테고리의 대표 프로젝트로 소개될 때 기쁘지만 패션잡화 카테고리 펀딩을 준비하는 메이커님들이 꼭 이 프로젝트의 콘텐츠를 참고하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제누이오의 펀딩 스토리는 제누이오에게 가장 잘 어울리지, 다른 브랜드에는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콘텐츠는 창의적인 요소가 많이 요구되는 영역이다. 평소에 어떤 활동을 통해 영감을 받나?

양 매니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고민하기 전에 사실 확인과 검증부터 하는 편이다. 우선 제품 기획자 또는 디자이너의 의도를 바탕으로, 제품을 구성하는 요소 중에 어떤 부분이 장점이 되면 좋을지를 살핀다. 경우에 따라 가방의 색깔이 장점이 될 수도, 어깨끈이 될 수도 있다. 

다음은 앞서 발견한 장점이 손님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는지 혹은 사야만 하는 이유까지 될 수 있는지 연결 지어 본다. 위의 단계를 거치고 동료들의 동의까지 더해져 검증된 필살기가 생기면 그것을 주제 삼아 글로, 사진으로, 여러 형태의 콘텐츠로 발전시킨다.

물론 위의 과정으로 출시한 제품이 항상 시장에서 통하는 것은 아니다. 이럴 때는 손님들의 리뷰와 댓글을 적극적으로 수집한다. 우리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손님들이 더 나은 방법을 찾았다고 생각되면, 기꺼이 방향을 틀고 새로운 콘텐츠를 시도한다.

김 팀장: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건 통합적인 통찰이라 생각한다. 정보와 감각, 직관을 모두 활용한 통합적인 통찰을 이루기 위해서는 요즘 같이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나에게 맞는 툴을 잘 이용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개인적으로 책과 뉴스레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 독서모임을 통해 독서의 분야를 다양하게 해 시야를 넓히고, 뉴스레터를 통해 빠르게 정보를 흡수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이다. 저는 항상 팀원들에게 건강한 몸과 마음의 중요성에 대해 자주 이야기하는데, 긍정적인 사고는 곧 콘텐츠에도 영향을 주고 같이 일하는 팀에게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일을 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스트레스를 받는데 저는 스트레스 또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촉진제로 받아들이고 부정적인 영향보다 집중력을 더욱 강화하는데 쓰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는 다양한 경험과 책임감이다. 좋은 콘텐츠는 풍부한 경험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항상 각자의 방법대로 열심히 노는 것을 추천한다. 저의 경우 낚시, 스노보드같이 자연과 가까워지는 취미를 통해 여러 방면으로 자극을 받는데 최근에는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요리도 자주하고, 책을 많이 읽고, 넷플릭스 다큐를 즐겨보고 있다. 

최 프로: 하루에 한 시간 정도는 와디즈에서 새롭게 오픈한 프로젝트들을 살펴보는데 투자한다. 콘텐츠 전문가가 작성한 것 같은 펀딩 스토리는 콘텐츠 흐름이나 카피에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투박한 펀딩 스토리도 좋은 인사이트를 제공해 주는데, 메이커님들이 자신의 제품 중 어떤 점을 제일 강점이라 생각하는지 파악할 수 있어 서포터들과의 관점 차이를 파악하기 좋다.

SNS는 어차피, 거의 누구나 매일 한다. 떠도는 각종 ‘짤’들을 웃고 넘기지 않고 댓글을 보면서 유저들이 어떤 포인트에서 웃고 공감하는지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카피 작성에 도움을 많이 받는다. 게시글 형태의 스폰서드 광고는 영상보다는 게시글 내용을 집중적으로 살핀다.

커머스의 상품 페이지를 훑어보고 고객들이 문의글을 남겼을 것 같은 포인트를 정리해 본 다음, 실제로 문의 내용을 살펴보며 몇 개나 맞췄는지 비교하는 놀이 아닌 놀이도 즐겨 한다.

 

향후 온라인 시장은 더욱 커지고, 경쟁도 과열될 것이다. 콘텐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 같은데, 앞으로의 콘텐츠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양 매니저: 요즘은 콘텐츠 잘 만드는 곳도 정말 많고, 날마다 새로운 것들이 생겨난다. 우리조차도 매번 새롭기가 힘들고, 어렵다. 그래서 로우로우는 새로운 것도 좋지만 하고 있는 것부터 꾸준하게 하자고 했다. 기발함보다는 우리 것을 만들어 쌓아가고 지속하는 성실함을 보여주자고. 나중에 로고 다 떼어내고 사진 한 장, 글 한 줄만 남겨도 손님들이 로우로우를 알아봐 준다면 그걸로 성공한 거 아닐까.

김 팀장: 자기다움을 만들고 지켜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미디어나 커머스 플랫폼 뿐 아니라 각 개인들도 모두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고 SNS를 통해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정말 잘, 그리고 다르게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29CM에 들어와야만 느낄 수 있는 감정, 해볼 수 있는 경험, 만날 수 있는 취향 등을 더욱 명확하게 만들어나가는 것이 여전히 저희에게는 가장 중요한 일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최 프로: 나만 할 수 있는 이야기로 재가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올라가면서 제품들은 전반적으로 상향평준화 되었고, 품질로 ‘만’ 승부하는 건 어느 순간 한계가 온다. 거의 모든 패션잡화 펀딩에서 ‘장인이 만들었다’는 광고 문구를 찾아볼 수 있는 지금, 장인의 경력이 몇 년인지는 더 이상 서포터들에게 매력적이지 않다.

장인이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무의미하다는 것이 아니라, 나와 장인 사이에 있었던 에피소드들을 소비자들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콘텐츠로 가공하는 것이 중요한 시기가 왔다. 내가 겪은 이야기, 내가 지향하는 가치, 내 브랜드의 목표처럼 지극히 개인적인 나의 이야기를 서포터 친화적인 콘텐츠로 풀어낼 줄 아는 콘텐츠 경쟁력이 주목받을 것 같다.​ 

 

출처 :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

새로운 전문가들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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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환경에 맞는

전문직종 부상


위드코로나 시대다.

코로나로 인해 달라진 유통과 패션산업에서 새롭게 떠오른 직종들이 많다.

물론 없었던 직종이 새로 생겨난 것은 아니다. 원래 존재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더욱 조명되고 각광받는 직업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디지털 관련 직종들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옴니채널 전략가, 고객 데이터 분석자, 이커머스 상품기획자, 디지털비주얼 디렉터, 디지털마케터, 모바일 쇼호스트, 라이브커머스 프로세스 개발자, 콘텐츠에디터, 안티 바이러스 소재 전문가, 풀필먼트 물류 전문가 등 10개의 직종을 간추려봤다. 이들은 패션산업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떻게 자신들만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지 분석했다.

1. 옴니채널 전략가

‘오프라인 매장의 시대는 끝이 났다’라는 이야기와 함께, 옴니채널 또는 O2O 전략의 필요성과 실행방안에 대한 고민은 사실 코로나 팬데믹 이전부터 시작된 오래된 논의 중 하나다.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은 여전히 존재하고, 혹독한 코로나 시대를 지나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단, 코로나19는 오프라인 매장과 소비자의 대면 상호작용을 상당부분 잃게 만들었다. 소비자들은 쇼핑 편의 측면에서 분명하게 온라인의 이점을 파악했고, 더 많이 활용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때문에 메이커와 리테일러는 온라인에서 실거래가 더 활발히 일어나도록 유도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 거래가 힘을 잃지 않도록 브랜딩의 전략적 요지로 견고한 성을 쌓아야 한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맞는 옴니채널 전략은 이전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단순하게 오프라인 매장을 찾던 고객을 자사몰로 끌어들이는 일이 옴니채널 전략이라 말할 수 있을까.

랄프로렌의 경우를 보자. 랄프로렌 미국 본사는 올 9월에 회사 전체 인력 중 15%를 감축하겠다고 공표했다. 그러면서 비버리힐스 플래그십스토어의 온라인 버전으로 3D 가상매장을 만들었다.

이 가상매장에서는 매대나 행거에 걸려 있는 항목을 클릭해 제품 설명, 가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몇 주 안에 이 같은 가상 매장을 뉴욕, 파리, 홍콩 버전으로 확장해 출시할 계획이다.

랄프로렌의 옴니채널 전략 핵심은 오프라인 매장에 손님이 예전만큼 들지 않으니 자사몰을 좀 키워보겠다는 것이 아니다. 비효율 점포는 정리하겠지만, 오프라인 쇼핑을 놓지 못하는 고객들에게 온라인에서도 실감할 수 있는 만족도 높은 쇼핑경험을 시뮬레이션 한다는 것이다.

2. 고객 경험 분석자

덴마크 주얼리 브랜드 ‘판도라’는 코펜하겐 본사 인근에 ‘디지털 허브’를 만들었다. 여기에는 120명의 디지털 전문가가 근무 중인데, 이 중 80명이 올해 신규 채용자라고 한다. 이들의 업무 영역은 현재 고객과 잠재 고객의 구매 여정을 따라가는 것이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트렌드 파악을 위해 타깃 소비층의 소셜 미디어를 검색하거나 구매자들의 데이터와 피드백를 모은다. 그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의 호불호를 파악하고 관련 부서에 전달해 온오프라인 매장을 유기적으로 연결할 방법을 찾겠다는 것이다.

온라인 비즈니스를 진행하면서 고객의 구매여정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일은 과거의 복기가 아니라 앞으로의 방향을 수립하기 위한 토대가 된다. 타깃 소비자층, 충성고객층이 어떻게 변화해 왔고, 어떤 지점에서 만족하거나 혹은 불만을 가지는지를 알아야 유지, 보수, 개선, 폐기할 프로세스를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패션기업 중에는 고객경험관리(CEM)를 고객관계관리(CRM) 업무와 동일시하거나 혼동해 고객에 대한 애프터 서비스 정도로 기계적 대응에 그치는 경우를 보게 된다.

물론 고객이 클레임에 대한 판매자의 반응에 따라 좋은 인상을 받아 재구매를 할 수도 있고 그 반대를 선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고객의 반응에 이어 움직이는 것은 콘텐츠, 제품 공급자의 발을 묶어 버린다.

고객이 우리의 콘텐츠를 접하기 전부터, ‘필요’나 ‘호기심’ ‘충동’을 느끼는 단계부터 고객의 액션을 알아챌 수 있다면, 기업 운신의 폭은 보다 넓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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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커머스 상품 기획자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해당 유통 전문 상품기획자 일자리도 늘어나는 추세다. 상품의 기획·관리를 총괄하는 직군이지만 오프라인·온라인 쇼핑 채널에 따라 일하는 방식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트렌드에 맞춘 직무 능력을 갖춘 전문가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 그리고 치열한 가격 경쟁까지 전자상거래 시장은 오프라인 소매 시장과 달리 실시간으로 움직인다. 때문에 생물과 같은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판매할 상품을 기획 할 때는 상품 기획 단계에서 정확한 수요 예측과 마케팅 계획 수립 그리고 최종 가격 결정권 출시 일정 관리 능력까지 갖춰야 한다.

브랜드 인지도가 없던 상품도 온라인에서 대박 상품을 만들 수 있는 시절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오프라인 유통 상품 기획자와 달리 온라인 유통 및 사내 온라인 운영 부서와 협업도 업무에 있어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페이지에 어떤 브랜드와 상품을 실을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데 최근 ‘소비자 맞춤형’ 상품 제안 방식이 뜨고 있는 만큼 다양한 상품을 골고루 알아야 한다.

상품을 사고 싶게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홍보 능력도 요구되며 상품에 대한 지식을 소비자에게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해외 브랜드나 상품을 들여오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글로벌 마인드와 외국어 구사 능력이 우수한 e커머스 상품 기획자는 수요는 계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4. 디지털 비주얼 디렉터

물리 공간을 벗어나 디지털에서 브랜드 아이덴티티, 콘셉트 그리고 상품까지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을 찰나의 순간은 결국 비주얼이다.

영상과 이미지로 브랜드를 표현하는데 그동안 단순 제품 사진만으로도 팔릴 수 있다면 점차 디지털 세상에서 경쟁을 치열해졌고 오프라인 점포마저 없이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브랜드가 증가하고 있다.

결국 브랜드 특유의 감성을 담아낸 비주얼 연출 방식이 문화, 예술 그리고 서브 컬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한 장의 사진과 짧은 영상 캠페인만으로도 브랜드 세계관을 표현하는 시대가 왔다. 무엇보다 디지털 콘텐츠 크리에이팅부터 프로젝트 플래닝, 스타일링까지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패션 화보나 광고에 국한되지 않고, 패션의 세련된 지점들을 포착해 다양한 포맷과 형태로 전달해야 한다.

무엇보다 대형 프로덕션이 아니더라도 예산에 맞춰서 할 수 있는 1인 프로덕션 시스템을 갖춘 소규모 프로덕션이 가능한 형태가 됐다. 요즘에는 TV 광고나 수십억짜리 광고보다는 저예산으로 짧게 치고 빠지는 바이럴 광고나 캠페인 그리고 SNS에 최적화된 이미지 수요가 증가하고 잇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 분야의 전문가들이 몸값이 급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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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디지털 마케터

디지털 마케터는 온라인의 모든 채널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효율적으로 알리는 역할을 담당한다. 미디어는 물론, SNS, 커뮤니티, 플랫폼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얼마만큼 효과적으로 브랜드가 만들어낸 콘텐츠를 전파할 수 있느냐에 따라 비즈니스의 성과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코로나 시대에 디지털 마케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따라서 이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디지털 전문 마케터의 역할도 함께 커지고 있다. 광활한 인터넷의 바다 속에서 자사의 브랜드를 알리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 상황에 따라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회사의 전폭적인 지원 없이는 쉽지 않은 일이 바로 디지털마케팅이다.

항간에서는 ‘돈 만 있으면 누가 못 하겠냐’라는 말이 나올 정도지만 충분한 비용이 아니어도 효과적으로 온라인에서 마케팅을 할 수 있는 방법도 많다고 한다. 디지털 마케터는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어떤 방법과 채널을 통해 영상과 이미지, 에디팅된 글을 알려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또 최근에는 상품 기획 단계부터 마케팅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전략을 먼저 세우고 그에 따라 제품을 만들고 수량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패션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기업들도 나오고 있다. 상품 판매의 맨 끝단에 있던 마케터들이 이제는 상품을 기획하는 첫 단부터 그들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6. 모바일 쇼호스트

라이브커머스가 새로운 패션 판매 채널로 자리 잡고 있다. 패션 브랜드들은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이를 통해 브랜드를 젊은 고객들에게 알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라이브커머스에서 이를 송출하고 효과적으로 운용하는 기술 파트와 MD파트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방송에 직접 나서 제품을 판매하는 진행자, 쇼호스트도 중요한 직종으로 부상하고 있다.

라이브커머스 진행자는 송출 채널만 다를 뿐 홈쇼핑의 쇼호스트와 같은 역할이다. 다만 다른 점은 라이브커머스의 진행자는 홈쇼핑 쇼호스트와는 달리 제약 없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립, 카카오, 보고플레이를 비롯 최근 라이브커머스를 시작하겠다고 나선 쿠팡과 배민 역시 진행자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자신의 제품을 가지고 나와 영상을 올리고 제품을 팔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라이브커머스의 진행자는 인플루언서나 셀럽 등 인지도 있는 인물들의 인기가 많다. 라이브커머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제품에 대한 매력도 구매 이유가 되지만 진행자가 누구냐에 따라 그 사람을 믿고, 진행자를 좋아해서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라이브커머스의 매출을 좌우하는 진행자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으며 장벽이 없는 만큼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유망 직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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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라이브커머스 프로세스 개발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산업은 단연 유통시장이다. 업무는 물론 모든 외부활동이 통제되면서 오프라인 기반의 소매시장은 완전 셧다운됐다. 이에 유통기업은 언택트 서비스 도입을 위해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모바일 기반의 라이브쇼핑이 있다.

국내에서도 백화점, 아웃렛, 쇼핑몰,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기반의 기업들의 라이브 커머스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라이브쇼핑 서비스를 위한 개발 영역은 아직 보편화되지 않아 쉽지 않다. 특히 국내에 모바일 기반의 방송 송출을 경험한 개발자도 많지 않을 뿐더러 대부분 네이버 및 카카오 등 국내 IT 대기업에 소속돼 있다.

이에 전통적인 유통기업 및 일반 대기업이 개발자를 채용해 라이브커머스 서비스를 처음부터 개발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또 실시간 방송을 진행하는 특성상 돌발 이슈가 많이 생길 확률이 높아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을 위한 개발자들도 많이 필요하다.

올해 중국의 라이브커머스 거래액은 6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국내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관심받기 시작했지만, 소비자가 라이브커머스에 대한 재미와 쇼핑을 경험했기 때문에 향후 시장 성장성은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라이브커머스 관련 개발 인력에 대한 수요와 몸값은 치솟고 있다.

8. 콘텐츠 에디터

유통시장에서 언택트 소비가 강조되면서, 전자상거래 시장은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 종전 젊은 소비자들의 영역이던 온라인 쇼핑은 중장년층 소비자 역시 반강제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이에 온라인 쇼핑에서 정확한 상품 정보를 전달하고, 실제로 상품을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지만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상품 설명 콘텐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단순히 상품을 소개하는 이미지와 텍스트를 넘어 영상을 통한 다양한 콘셉트의 콘텐츠가 생산되고 있고, 구매 전환율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콘텐츠 제작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인재가 바로 기획자와 에디터다. 카테고리 및 브랜드마다 특징이 다 다르고 집중해야 하는 요소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상품과 브랜드 콘셉트에 맞게 전체적인 콘텐츠를 그리는 것이 기획자다.

그리고 이것을 최대한 이해하기 쉽고, 전달력을 극대화해 시각화하는 것이 에디터의 역할이다. 단순히 상품상세페이지 콘텐츠를 넘어 유튜브, 틱톡 등 홍보를 위한 영상 콘텐츠는 물론 라이브쇼핑과 같은 새로운 판매 채널에 도입될 콘텐츠로 다양화되고 있다.

9. 안티 바이러스 소재 개발자

바야흐로 글로벌 전염병 시대다. 2002년 겨울 중국에서 발생이 시작된 사스를 비롯, 2015년 5월 첫 감염자가 발생해 186명의 환자와 38명의 사망자를 낸 메르스, 지금은 암울하기만 한 코로나19 시대에 살고 있다.

대부분 이들은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키면서 인간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돌변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미국에서는 2차 대유행으로 매일 15만 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으며 국내 역시 전국적으로 300명 이상의 확진자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돌입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다음 팬데믹을 걱정해야하는 처지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내년 혹은 내후년 종식된다하더라도 또 다른 바이러스가 조만간 전 세계를 뒤덮을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즉 이같은 감염병이 지속적으로 인류를 위협할 수 있는 만큼 향후를 대비한 전략이 지금과 같은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는 사회 분위기는 물론 일상생활까지 바꾸고 있다. 마스크는 불티나게 팔리며 소독제가 필수품이 되고 있다.

특히 항균, 항염 효과가 있다는 제품은 관심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즉 바이러스 차단 기능이 적용된 의류, 즉 항균 제품 시장이 꿈틀거리기 시작했고 소비자들의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이러한 코로나 상황에서 대두되고 있는 것이 바이오 및 바이러스 관련 소재 전문가다. 해외에서는 바이러스 및 미생물에 대비한 소재 개발이 큰 이슈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는 이같은 소재를 들여온다 해도 검증할 수 있는 연구 기관조차 미비하다.

한 브랜드 업체 관계자는 “미생물과 바이러스 균에 대해 박멸 가능한 제품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기관을 찾았는데 한 시험에만 7~8천만 원의 비용이 들어갔다. 향후 바이러스는 어떠한 형태로 우리 삶을 위협할지 모른다, 바이러스 관련 소재의 개발이나 바이오 연구가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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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풀필먼트 물류 전문가

클릭 몇 번에 집 앞에 상품이 놓이는 일은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1~2시간 내에 집에 물건이 도착한다.

오프라인 고객들이 온라인으로 이동했고 젊은 층은 온라인을 통해서만 물건을 산다.

온라인 상거래 확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물류 수요가 폭증하면서 패션 유통업계에 물류산업이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과거 오프라인 영업에서 물류의 역할은 제품 입고와 출하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 상거래 시장의 확산은 수시 입출고되는 특성상 시간 단축 열쇠인 피킹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물건을 빠르고 정확하게 선별하는 것이 배송 효율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패션 및 대형 유통사들은 온라인으로의 적극적인 전환을 모색하며 대대적인 물류 투자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e-커머스 경쟁력 강화를 위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건립하거나 스마트 물류를 도입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오프라인 매출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고 온라인 마켓이 향후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물류 시스템이 곧 업계에서 살아남는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섬, 케이투코리아, 더네이쳐홀딩스 등의 기업들이 과감한 물류단지 구축에 나섰고 이미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 오프라인 유통 점포들도 스마트 물류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물류 시장은 최고의 호황기를 맞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물류 전문가는 코로나 사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유망 받는 직군으로 여겨지고 있다.

 

출처 :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

패션에 요구되는 이전과 달라진 가치들

Spe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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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모기관에서 패션 스타트업 브랜드를 지원하는 의류제품개발사업을 추진했다. 필자는 이 사업에서 지원할 대상자를 선정하는 심사에 참여했다. 다양한 브랜드가 심사에 참여해 자신들의 브랜드를 설명하고 지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들 가운데 유달리 눈에 띄는 브랜드가 있었다. 비건 패션브랜드였다. 

이 브랜드는 동물로부터 얻어진 원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완전한 비건 패션을 추구하는 브랜드였다. 브랜드를 만들고 대표로서 운영까지 도맡아 하는 젊은 디자이너의 발표는 흥미로웠고, 심사위원들도 진지하게 경청했다. 발표가 끝난 후 질의응답 시간에 필자는 다소 공격적인 질문을 던졌다.

“진짜 비건 패션브랜드입니까? 비건 패션이 실제로 가능합니까? 그저 시대적인 트렌드에 따른 브랜드를 론칭한 것일 뿐이며 마케팅 차원으로써만 의미있는 것은 아닙니까?”

발표에 나섰던 젊은 패션디자이너는 차분히 대답했다. 자신에게 비건은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에 비건 브랜드를 론칭했고, 비건의 가치를 알리고자 국내의 중요 비건 페스티벌의 주최자로써도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호기심을 느껴 몇 가지 더 질문을 했다. 이어진 그의 대답을 통해 알게 된 것은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비건 활동을 하고 있으며, 비건 페스티벌도 매년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비건 페스티벌 참여자의 매출이 자신들의 백화점 매출보다 높다는 얘기도 듣게 되었다.

비건은 이미 패션산업의 중요한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으며, 시장도 확대되고 있고 대중들의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번 기회를 통해 알 수 있었다.

 

밀레니얼의 등장과 윤리적 소비 의식

2018년에 버버리는 큰 비난을 받았다. 팔고 남은 재고를 소각시켰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패션브랜드에게 ‘완판’이란 거의 있을 수 없다. 판매하고 난 뒤 재고가 남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에 이름 있는 브랜드나 대기업은 통상적으로 남은 재고를 소각한다.

패션브랜드는 당해 연도 상품을 정상 유통에서 판매한다. 이듬해에 1년차 재고가 되면 정상가격 대비 30~50%의 할인율을 적용해서 정상 매장에서 행사상품으로 팔거나 이월상품만 취급하는 상설매장에 유통한다. 

2년차가 되면 60~90%의 할인율로 본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직영 2차 상설매장에서 판매한다. 이렇게 3년에 걸쳐 판매한 뒤 남은 상품은 본사에서 모아 소각을 한다. 

소각을 하는 이유는 오래된 상품이 초저가 가격으로 판매되어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리거나 훼손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전략적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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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럭셔리한 모피를 쓰는 것이 당연했던 명품 브랜드들은‘fur free’를 선언하고, 나일론백으로 유명한 프라다는 재생 나일론으로 가방을 만들기 시작했다.>

90년대에는 3년차 이상의 상품들을 ‘땡처리 업자’에게 헐값으로 넘겼다. 그들은 이 상품들을 가지고 지방에 대형 행사장을 잡아 행사를 했다. ‘OO 브랜드 초특가 할인행사’, ‘눈물의 폭탄세일’, ‘원가 이하의 가격’이라는 문구가 쓰인 포스터로 홍보하는 행사가 그것이다. 

하지만 이 재고처분 방식은 브랜드의 이미지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요즘은 중단 브랜드나 자금 사정이 매우 나쁜 브랜드가 아니면 사용하지 않는다.

이렇듯 브랜드가 남은 상품을 소각하는 것은 그동안 패션업계에서는 당연한 재고처분방식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소비자들은 이전과 달리 재고를 소각하는 것이 윤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재고를 자선단체에 기부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데 옷을 불에 태우는 것은 그 기회를 날려버리는 것과 동시에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이며 더 나아가 패션의 지속가능성에 반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밀레니얼을 중심으로 한 지금의 소비자는 이전 세대 소비자와 매우 다른 가치를 가지고 있다. 결국 버버리는 ‘패션 순환 프로젝트(Make Fashion Circular)’에 참여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갭, 나이키도 동참하고 있다.

 

명품까지 변화시킨 소비자의 힘

환경을 생각하고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등장은 명품들도 변화시켰다. 럭셔리한 모피를 쓰는 것이 당연했던 명품 브랜드들은 ‘fur free’를 선언하고, 나일론백으로 유명한 프라다는 재생 나일론으로 가방을 만들기 시작했다. 

구찌는 환경을 생각하는 탄소 중립(Carbon Neutral) 컬렉션을 선보였다. 심지어 의류쓰레기를 양산하게 만드는 패스트패션 ‘H&M’조차 의식있는(conscious) 브랜드가 되고자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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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는 환경을 생각하는 탄소 중립(Carbon Neutral) 컬렉션을 선보였다. photo elitetraveler>

이제 환경과 자연을 생각하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 패션의 중요한 가치가 되었다. 2019년 F/W 구찌 컬렉션은 큰 비난을 받았다. 당시 선보인 스웨터가 흑인을 형상화한 것처럼 보인다는 이유였다. 

눈부터 목까지 덮는 이 검정 스웨터는 입 주변에 붉은 입술 모양의 구멍이 있는데 이 디자인이 흑인을 인종차별하는 ‘블랙 페이스’ 이미지를 연상시켰다. 결국 구찌는 사과하고 이 제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구찌는 마르코 비자리와 알렉산드로 미켈레가 호흡을 맞춘 이후 젠더, 성적 정체성, 인종이나 민족에 대해 편견 없는 열린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 구찌가 이런 안타까운 논란을 일으켰는데, 이것은 단순히 인종차별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Political Correctness(PC)’이 패션계에도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는 의미이다.

소비자는 패션브랜드에도 PC을 요구하고 있으며, 그것은 브랜드를 판단하는데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비자가 달라졌다

위의 몇 가지 사례에서 보듯이 패션산업에서 당연시 여겨졌던 기존의 가치들은 이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소비자는 달라졌다. 지금 소비자의 사고와 인식, 행동은 이전의 소비자들과 동일하지 않다.

이제 브랜드는 새로운 고객층으로 부상하는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가치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소비자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느냐의 문제다.

소비자가 중시하는 가치는 변했다.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시대착오적인 브랜드는 더 이상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 

 

출처 :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

D2C시대의 디지털네이티브 브랜드란 무엇인가?

Spe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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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즈(NewYork Times)는 2020년 1월에 대기업이 장악한 소비재 시장에서 구매방식을 바꿔 놓은 신생 스타트업들을 특집으로 소개했다. 달러쉐이브클럽(Dollar Shave Club), 와비파커(Warby Parker) 같은 기업들이 고객들의 의견을 상품 및 서비스에 반영하여 새롭게 브랜드를 재정의하고 고객경험을 강화하면서 거대 기업들의 약점을 파고들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네이티브 브랜드의 5가지 특징

신생기업들은 사업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대기업의 시장 점유율을 조금씩 장악해 나가고 있다. 더불어 새로운 소비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디지털네이티브 세대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로 인지도를 확대하고 있다. 

온라인 남성의류 브랜드를 판매하는 보노보스(Bonobos)의 CEO인 앤디던(Andy Dunn)은 2016년에 디지털플랫폼을 기반으로 기존 기업과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여 고객과 직접적인 거래를 하는 브랜드를 디지털네이티브 버티컬 브랜드(Digitally Native Vertical Brand, DNVB(이하 디지털네이티브 브랜드)로 정의했다. 앤디던은 이러한 디지털네이티브 브랜드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첫째, 고객과의 거래와 관계를 맺는 모든 상호작용이 전적으로 온라인을 통해서 일어난다. 디지털네이티브 브랜드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탄생했으며, 디지털플랫폼이 디지털네이티브 세대인 밀레니얼과 Z세대를 타깃으로 그들의 구매경험을 강화하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도록 한다. 

둘째, 디지털네이티브 브랜드는 e커머스(e-Commerce) 채널을 필요로 하지만 e커머스 채널 자체가 핵심자산(Core Asset)은 아니다. 디지털네이티브 브랜드에서 핵심자산은 브랜드(Brand)이며 브랜드는 단일화된 카테고리와 제품에 집중하는 버티컬(Vertical)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브랜드는 제품 과 웹사이트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셋째, 디지털네이티브 브랜드는 e커머스가 버티컬 커머스(Vertical Commerce)이다. 제품기획, 생산, 판매, 마케팅을 수직계열화시켜 생산 및 판매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e커머스 대비 매출 총이익이 2배(65% vs 30%), 기여 마진은 4~5배(40~50% vs 10%)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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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Andy Dunn>

넷째, 디지털네이티브 브랜드는 고객경험에 집착하고 집중한다. 제품품질부터 웹과 모바일에서의 사용성, 개인화서비스, 사후관리지원 등의 고객경험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구매가 전적으로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실제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하는 것 같은 구매경험을 제공해주기 위하여 제품 브랜딩부터 구매 전과정을 철저하게 관리한다. 고객관계에서 있어서도 전통적인 리테일브랜드보다 더 고객과의 친밀감을 유지한다. 고객의 활동 및 상호작용을 통해서 확보된 데이터(Data)를 분석하여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개인화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네이티브 브랜드는 디지털을 기반하고 있지만 디지털전용(Digital Only)일 필요는 없다. 궁극적으로 브랜드가 가진 가치를 효과적으로 고객들에게 전달하고 구매경험을 강화하기 위해서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이 필요하다면 채널을 확장할 수 있다. 그러나 디지털네이티브 브랜드에 있어서 오프라인채널 역할은 제품판매를 위한 추가채널이 아닌 온라인판매를 극대화하고 상품의 체험 및 효과적인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기 위한 브랜드 경험공간 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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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와비파커​>

디지털 세대를 위한 가치소비

정리를 해보면 디지털네이티브 브랜드는 각각의 단어가 말해주듯이 디지털태생(Digitally Native)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기존 브랜드들과 달리 백화점 입점이나 오프라인 매장이 아닌 제품판매를 위한 별도의 디지털플랫폼을 구축하고 소셜미디어 등을 활용해 마케팅 및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해 나간다.

두 번째는 하나의 제품에 집중(Vertical)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제품 라인업(Line up)을 구성하지 않고 단일 카테고리에 단일제품을 대상으로 한다. 고객이 원하는 가치와 차별화된 제품경험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춰서 최상의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하기 위하여 단일제품에 집중한다. 단일제품에 집중하는 것은 제품생산주기를 단축하고 빠른 배송 및 관리운영비용을 절감하는데도 효과적이다. 

세 번째, 상품이 아닌 브랜드가 제공해주는 차별화된 고객경험(Brand)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상품으로서의 기능과 성능으로서의 차별화가 아닌 고객이 느끼는 브랜드 가치를 높여주기 위해 이제까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상품, 가격, 판매 방식, 사후관리지원 등을 파괴하여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 주고 있다. 더불어 진정성 있는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서 환경 및 동물보호를 고려한 제품원료부터 공정한 생산방식, 합리적인 가격,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의 총체적 경험을 관리한다.​ 

 

출처 :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

이 시대의 브랜드가 상품을 파는 법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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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팔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서재를 만들어주니 책이 팔리더라.”

많은 기업과 브랜드의 벤치마크 사례가 된 츠타야(CCC)의 대표인 마스다 무네아키가 한 말이다. 너무나도 유명한 이 문장은 많은 이들에게 회자가 되었고, 공간과 콘텐츠에 대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냈다. 

사람들은 참 신기하다. 제품을 이야기할 때는 눈길 한번 주지 않으면서, 제품이 아닌 다른 것을 이야기할 때 비로소 제품에 관심을 보이며 먼저 물어보기도 한다. 

사람들은 제품보다도 특별한 스토리에 흥미를 느낀다. 그것이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것이라면, 그 스토리가 담긴 제품을 구매한다. 즉, 제품은 브랜드의 가치가 투영된 스토리이자, 브랜드의 콘텐츠로써의 역할을 하고 있다.

 

#오늘의 일하는 방식을 이야기하다, 모베러웍스

‘놀면 뭐하니’의 김태호 PD와 MC 유재석은 매번 새로운 캐릭터로 다양한 일을 해 나간다. 프로그램 제목 그대로 ‘놀면 뭐하니, 아무 일이나 해보자’라는 식이다. 시작은 미미했지만, 어쩐지 판이 점점 커져 클래식 연주자부터 댄스 가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일을 하게 됐다.

마치 ‘놀면 뭐하니’의 유튜브 버전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모베러웍스’ 역시 일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을 하며 탄생하게 된 브랜드이다. 

시작은 ‘MoTV(모티비)’였다. 브랜드가 론칭되기는커녕, 어떤 브랜드가 될지 정해진 것 하나 없이 일단 영상을 찍어 올렸고, 브랜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계속해서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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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V(모티비)​>

그리고 마침내 탄생한 브랜드가 ‘MO BETTERWORKS(모베러웍스)’이다.

모베러웍스는 요즘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상품을 만들고 판매한다. 물론 이들은 의류나 제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진 않는다. 그저 그들의 콘텐츠를 담아내는 ‘모티비’를 통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고,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내는지 끊임없이 공유한다.

이들이 브랜드를 만들어 가듯, 모베러웍스의 구독자들에게도 자신들의 브랜드를 만들라며 ‘누-브랜딩(NU-BRA NDING)’이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브랜드를 론칭했다. 우아한 형제 출신으로 유명한 마케터와 디자이너인 ‘이승희&김규림’과 협업한 ‘두낫띵클럽’이라는 브랜드도 있다. 그리고 지금은 프리 워커를 위해 ‘스몰 워크 빅 머니’를 실현할 수 있는 ‘머니토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쯤 되면 여기는 무엇을 하는 곳인지 물음표를 새기게 된다. 회사인지, 유튜브 크리에이터인지, 프로젝트 그룹인지 이들을 정확하게 정의 내리는 것조차 쉽지 않다. 기존의 ‘비즈니스 전략’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곳이다. 모베러웍스와 모티비를 만들고 있는 ‘(주)모빌스그룹’은 그들 스스로를 ‘새롭게 일하는 방식을 실험하는 크리에이티브 그룹’이라고 소개한다.

‘프리 워커’로서 더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며,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디자인’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그런 과정 속에서 프리 워커들을 위한 옷과 문구류와 리빙 아이템 등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모베러웍스의 방식이 맘에 드는 사람들, 퇴사 후 ‘프리 워커’의 삶을 꿈꾸는 사람들이 모티비의 사람들이 입고 쓰는 물건에 자연스레 관심을 가진다. 그들이 만들어 내는 것들에 기꺼이 시간과 돈을 쓴다. 그것이 영상이든, 옷이든, 문구류이든 형태는 중요하지 않다. 사람들이 사고 싶은 것은 ‘모베러웍스’가 담아내고 있는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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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G​>

#옷이 아닌 시대의 공감을 팔다, ODG

콘텐츠와 커머스를 결합한 ‘콘텐츠 커머스’가 당연한 시대이다. 사람들은 그냥 옷을 사기도 하지만, 사실 물건 하나 살 때에 수많은 의사결정 단계를 거친다. 그 과정에는 지인 추천, 후기 등 다양한 요소들이 존재하는데, 브랜드의 ‘콘텐츠’는 제품을 소개하고 구매로 이끌게 하는 역할을 한다.

ODG 역시 ‘콘텐츠 커머스’의 한 부류이다. 하지만 다른 브랜드들과는 어쩐지 달라 보인다. ‘옷’에 대한 설명이 일절 없다. 디자인을 강조하는 것도 없다. 어디에도 ‘구매 가능 합니다’라는 흔한 소개 문구 역시 없다.

다만, 영상 속 인물들은 그들의 옷을 입고 특정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때로는 평범한 가족이, 때로는 아이들만, 때로는 연예인과 일반인들이 나와 담담하게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 자극적인 이야기도 없다. 그러나 평범하기에 더욱 공감이 되고 그래서 보는 이들은 영상에 더더욱 몰입하게 된다. 

이 브랜드 영상에 서서히 흡수될 때, 내가 마치 영상 속 인물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 그리고 질문을 곱씹으며 만약 나라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영상 끝에는 이들이 입었던 옷이 나온다. 긴 여운과 함께 옷이 눈에 들어온다.

이 옷을 입고 이야기 했던 인물들과 15분가량 함께했던 사람들은 이제 이 옷이 평범한 상품이 아닌, 비범한 이야기 자체임을 알게 된다.

‘You were a kid once’라는 슬로건으로 어른과 아이의 옷을 함께 판매하는 ‘ODG’는 옷 자체보다도 유튜브 채널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며 역으로 ‘스트리트 브랜드’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들 브랜드는 영상을 통해 표현한 감정, 느낌, 리얼리즘, 분위기 등을 담아 유형의 상품으로 연결하며 아이들에게는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아이템을, 어른들에게는 하나의 위로가 될 수 있는 아이템을 판매한다(출처: ODG 공식 홈페이지).

성인 카테고리의 디자인을 그대로 키즈 라인으로 옮겨와 진행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지만, ODG는 처음부터 성인과 키즈 라인을 동시에 론칭하였고, 이는 유튜브 콘텐츠와도 흐름을 같이 한다. 어쩌면, 콘텐츠의 방식을 아이템으로 가져온 것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아이는 아이대로, 어른은 어른대로 각자의 세계가 아닌, 서로의 세계가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고자 하는 영상에서 사람들은 공감하고, ODG의 브랜드에 연대의식을 느낀다. 개인의 아주 사적인 이야기로부터 모두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ODG는 그래서 더욱 특별한 ‘콘텐츠 브랜드’가 되었다. 

 

소비자가 갖고 싶은 것은 ‘스토리’

브랜딩은 길고 지루한 작업이다. 바로 반응이 오지도 않고, 소비자가 감응할 때까지 핵심 가치를 다양한 채널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계속해서 해 나가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공수를 들인 관계는 쉽게 떠나지 않는다. 이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경험하게 할 것인지, 우리는 치밀하게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우리만의 이야기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들려주고, 느끼게 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은 모두가 상품을 잘 만드는 시대이다. 그렇기에 상품 자체만으로 차별화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물론 모든 마케팅과 브랜딩의 핵심은 ‘잘 만든 상품’이다. 하지만 이를 더 잘 팔리게 하고, 소비자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상품에 담긴 스토리이다. 상품은 누구나 만들 수 있고, 따라 하기 쉽다. 하지만 가치가 담긴 스토리는 우리만이 만들 수 있고,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브랜드의 강력한 자산이 된다.

유형의 상품 스펙은 소비자가 비교하기 쉽다. 하지만 무형의 스토리는 소비자가 비교할 수 없다. 이 시대에서 브랜드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먼저 상품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 이 시대의 소비자 역시,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니깐.​

 

출처 :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

거래액 2500억 돌파한 '우신사' 거침없는 성장세 주목

Spe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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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우신사>

 

무신사가 전개하는 여성 전문 패션 스토어 ‘우신사’가 9월 말 기준 거래액 2,500억 원을 돌파했다. 여성 패션 시장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현재 이커머스 업계는 패션 소비에 활발한 여성 고객 공략을 위한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그동안 우신사는 무신사에 비해 사업적 성과가 저조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 자체 콘텐츠를 강화하며 인기 패션 플랫폼으로 부상하기에 이르렀다. 회원 중 45%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 고객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 주요 성과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30대 여성의 신규 가입이 지난해 대비 83% 이상 증가해 매출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여기에 10~20대를 포함한 전 연령대 유입이 늘어나는 것도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우신사 입점 브랜드 수가 3,500개를 돌파하면서 브랜드 및 상품 구성이 다양해진 점도 큰 역할을 했다. 캐주얼, 스트리트, 스포츠 카테고리 영역에서의 독보적인 경쟁력을 뛰어넘으며 페미닌하고 클래식한 감성의 명품, 컨템포러리, 디자이너 브랜드도 우신사에 노크하기 시작했다. 

 

2030 여성 타깃 판매, 마케팅 콘텐츠 역량 강화 

우신사-입점사 성공 시너지로 이어져

우신사의 성장은 입점 브랜드들의 매출과 인지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모바일 패션 시장에서 쌓아온 무신사의 노하우와 역량을 바탕으로 우신사 역시 다양한 패션 브랜드와 끊임없이 소통해왔다. 특히 입점사의 성장, 매출 확대를 추구하는 긴밀한 파트너십 전략은 입점사와의 신뢰를 높이고, 동시에 서로 간에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우신사는 2030 여성 고객들의 니즈에 맞춰 패션 워너비로 불리는 유명한 셀러브리티, 인플루언서들와 손잡고 입점 브랜드 상품을 소개하는 특별 기획전을 연이어 기획하고 있다. 

실제로 우신사 회원들에게 브랜드와 상품을 제대로 소개할 수 있는 기회로, 매출까지 이어져 입점 업체들의 반응이 좋다. 올초 글로벌 톱 모델이자 패션 인플루언서로 알려진 아이린, 김진경과 선보인 시즌 화보 기획전은 SNS 및 커뮤니티에 화제가 된 것은 물론, 기획전에 참여한 커렌트, 오이아우어, 유라고, 룩캐스트 등은 전월대비 2배 이상 매출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패션 에디터와 포토그래퍼, 영상 제작 편집 디렉터가 만드는 감각적인 패션 화보와 영상 콘텐츠도 브랜드와 회원의 접점을 만들면서 호응이 높다. 기업 유튜브 채널로서 큰 화제를 몰고 온 무신사TV의 성공에 이어 우신사TV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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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우신사>​

이중 ‘이 옷 활용법’ 영상은 우신사TV 대표 콘텐츠로 현재 누적 조회수 70만 회를 넘어섰다. 한 가지 패션 상품을 소재로 일반인과 에디터가 패션 스타일링 대결을 펼치는 영상으로 직업과 상황 등 TPO에 맞춰 다양한 스타일링 연출 방법을 제안한다. 

이와 함께 영상 공개 시점에 맞춰 우신사에서는 해당 브랜드의 상품을 소개하는 특별 기획전을 오픈한다. 이러한 동시 다발적인 액션은 상품과 함께 브랜드를 알리는 효과와 함께 매출도 견인하고 있다.

또 다수의 사람들이 직접 구매한 상품을 추천하는 ‘마이템’은 우신사 회원은 물론, 다양한 대중과 소통을 확대하는 콘텐츠로 구독자들의 호평을 얻고 있다. 

이밖에도 우신사는 고객들의 방문과 구매를 이끌기 위한 마케팅, 프로모션 툴을 활발히 개발, 도입하고 있다. 랜덤쿠폰, 럭키박스, 체험단 이벤트, 카테고리별 기획전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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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성공 공식을 만들어 가다

우신사와 함께 새로운 성공 공식을 만드는 브랜드가 늘면서 다양한 브랜드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신상품을 우신사 스토어에 단독, 한정으로 소개하기도 하고 우신사 채널에 집중적으로 마케팅, 홍보를 전개하는 브랜드들이 늘어나고 있다.

춘하 시즌까지 다양한 유통을 전개해온 ‘앤더슨벨’은 최근 우신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 추동시즌부터는 무신사, 우신사, 자사몰에만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우신사는 앤더슨벨 포 우먼 신상품 출시를 기념해 성수동 건물 외벽에 이색적인 벽화 아트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두터운 여성 팬덤을 확보해온 ‘마뗑킴’도 최근 우신사에 단독 입점을 결정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10만 이상을 확보한 인플루언서 김다인 대표가 소개하는 패션 상품들은 판매 시작과 동시에 순식간에 품절 사태를 일으킬 정도다. 

마뗑킴은 브랜드 로열티와 인지도를 올리기 위해 우신사와 손을 잡고 지난 9월 서울 강남 신논현에 위치한 대형 전광판에 광고를 실시하기도 했다. 마뗑킴은 우신사와 소통하며 브랜드 상품 품질과 정체성을 강화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 진출 도전도 준비 중이다.

트렌드세터들에게 사랑받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 ‘파인드카푸어’도 올해부터 우신사와 무신사와 손잡고 다양한 판매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무신사에 단독으로 맨즈 컬렉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현재는 국내 판매처로 무신사, 우신사 단독 전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출처 :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

‘와비파커’ ‘파페치’의 숨은 성공 전략…‘옴니 채널’

Spe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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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제품 구매를 위한 오프라인 매장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 전자상거래 채널의 성장 가속화가 계속되면서 오프라인 점포의 역할은 크게 위협받고 있으며, 이는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전 세계 소매 시장에서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올 상반기동안 글로벌 캐주얼 브랜드 ‘갭’과 SPA ‘자라’는 오프라인 매장 수를 크게 줄였다. 

다행히 오프라인 점포의 기능과 형태가 과거의 모습에 머무르지 않고 진화하고 있음은 오프라인이 경험, 즉 소비자와 상품이 만나는 가장 중요한 채널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패션은 소매 시장에서 소비자의 직접 경험이 필수적인 산업으로 꼽히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은 소비자가 반드시 구매를 완료하는 단계가 아닌 브랜드(상품)와 상호작용하는 공간으로 재정의 되고 있다. 위드 코로나(with covid)시대 오프라인 매장은 새로운 마케팅의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게이츠가 “코로나로 수백만 명이 더 사망할 것이며 2021년 말에야 종식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은 것처럼 올 하반기 이후에도 리테일 비즈니스는 대전환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온·오프라인 구매 경험이 결합된 옴니채널로 전환

다채널 쇼핑 생태계는 어떤 모습으로 전환될까. 그리고 전자상거래 성장 가속화가 계속되면 오프라인 점포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될까. 다양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온·오프라인 구매 경험이 결합된 옴니채널로 빠르게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패션·유통업계 역시 시장 변화에 따라 오프라인과 온라인 채널을 통해 소비자와 수요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런 가운데 전자상거래 채널을 통해 폭발적으로 성장해온 안경 업계의 넷플릭스 ‘와비파커(WarbyParker)’와 온라인 편집숍 ‘파페치(Farfetch)’가 ‘미래형 오프라인 매장’을 만들기 위해 인수한 영국 유명 편집숍 ‘브라운스(Browns)’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와비파커’와 ‘파페치’는 코로나 바이러스 발병 전부터 독특한 전략을 갖추고 강력하게 옴니채널로 전환을 시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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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도 잘 알려진 ‘와비파커’는 SNS 채널에서 마케팅을 펼치며 성장해온 D2C(소비자 직접 판매) 브랜드다. ‘와비파커’는 전자상거래를 통해 단돈 95달러(현재 한화 기준 약 11만원)로 안경을 구매할 수 있는 길을 열면서 미국 안경 시장의 판도를 뒤집었다.

‘와비파커’는 창립 첫해인 2010년 약 2만개의 안경을 팔기 시작해 2013년엔 25만개, 2015년엔 100만개 이상을 팔면서 연 매출 1억 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2015년 기업가치는 12억 달러를 넘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의 반열에 올랐다. 

‘와비파커’가 지난 2013년 미국 뉴욕에 첫 오프라인 정식 매장을 열었을 무렵에는 이미 본사 한켠에 마련한 작은 쇼룸에서 300만 달러(약35억 원) 어치의 안경을 팔아치우고 있었다. 당시 ‘와비파커’는 자사 제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밖에 없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는 오프라인 경험에 대한 니즈를 파악했다. 그 후 본사 쇼룸 열었고 오프라인 매출에 놀랐다. 

이때만 해도 많은 사람들은 이들의 전략이 “파괴적”이라며 전자상거래 채널의 진화와 함께 등장한 ‘와비파커’의 비즈니스 과정을 앞다퉈 탐구했다.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은 온라인에서 소비자에게 바로 판매하는 방식을 선택함으로써 홀세일 리테일러에게 수수료를 내지 않아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제공할 수 있었고 그 결과 높은 이윤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와비파커’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2013년 뉴욕에 10년 장기 임대 계약을 맺고 정식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고, 이듬해 8개점을 추가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코로나 팬데믹 전 ‘와비파커’는 美 전역에 걸쳐 오프라인 매장 확대를 추진했다. 현재 미국에서만 대략 12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같은 행보는 ‘와비파커’가 유통 마진을 없애기 위해 온라인 매장을 선택해온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미국 리서치그룹 가트너는 “온라인 매출을 올리기 위한 일종의 징검다리 역할”이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 소비자의 만족도를 올리고 이들을 다시 온라인으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와비파커’는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잠재 고객들이 제품에 더 익숙하게 만들고 온라인으론 한계가 있는 체험과 쌍방향 교감을 나눌 수 있도록 오프라인 매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와비파커’의 전략을 탐구하고 뒤를 쫓고 있던 많은 스타트업 역시 이를 따라했다. 보노보스(Bonobs), 글로시에(Glossier), 에버레인(Everlane) 등의 기업으로 현재 이들은 미국 현지에 복수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이다. 또 ‘와비파커’처럼 소비자의 오프라인 경험을 온라인으로 다시 끌어 들이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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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을 위한 도구로 오프라인 활용

전통적인 제조 기반의 브랜드가 전자 상거래 채널에 힘을 쏟아 부으면서 백화점과 대형 유통점을 이탈할 당시 온라인 기반 스타트업은 이들 자리를 꿰찼다. 공실이 생긴 대형 유통사들이 임대료를 낮춰 온라인 스타트업 브랜드에게 자리를 내 준 것이다. 

하지만 ‘와비파커’를 포함해 이들 스타트업은 과거 오프라인 유통 기반의 브랜드와 다른 형태로 매장을 운영했다. 점포는 더 작게, VM(Visual Merchandising)은 더욱 독창적이며, 오롯이 소비자가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이들이 만든 매장 환경에서 소비자들이 사직을 찍고 SNS 채널에 개시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전략을 짜냈다. 

또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없는 상품을 구성하거나 온라인에서 구매한 상품을 반품할 수 있도록 했다. 대표적으로 ‘와비파커’는 점포마다 인테리어를 다르게 마련했다. 국내로 치면 ‘젠틀몬스터’가 유사하다. 점포가 자리 잡은 지역의 아티스트 작품을 전시하고 매장 인테리어로 활용하기도 했다. 

일례로 2010년 필라델피아에서 처음 시작된 ‘와비파커’는 뉴욕 첫 소호 매장에 필라델피아 30번가 역이 주는 느낌을 담아 기차역을 매장에 그대로 재현하기도 했다. 인테리어의 미학을 강조한 셈이다.

매출 대부분이 전자상거래 채널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매장을 마케팅 도구로 활용한 것이다.  

 

디지털 상호 작용으로 소비자 쇼핑 편의 제공

영국 기반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 ‘파페치’는 IT기술을 접목한 공간 프로젝트 ‘스토어 오브 퓨처(Store of Future)’를 영국 런던에서 공개했다.  

옷걸이에는 RFID(무선인식) 기능이 탑재되어 방문자가 원하는 상품을 들고 구경하면 해당 상품이 자동으로 온라인쇼핑몰 위시리스트(Wish list) 목록에 등록되고, 관련 상품이 자동 추천 제품으로 제시된다. 이 같은 형태의 매장은 디지털(Digital) 기술과 오프라인 실체(Physical)라는 의미가 합쳐진 ‘피지털(Phygital)’이라고 불리면서 ‘미래형 오프라인 매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파페치’ 창업자 호세 네베스 최고경영자(CEO)는 과거 영국 현지 매체를 통해 “패션의 미래는 결코 순수하게 온라인에서 접속하는 것이 아닌 신체적 경험이 중요한 핵심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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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파페치’는 오프라인 편집숍 ‘브라운스’를 올해 새로운 곳에 확장 오픈하는 등 주력 사업으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브라운스’의 풀 브레넌 최고운영책임자(COO) 역시 “코로나 기간 최대 목표는 우리(브라운스)가 제공할 수 있는 경험이라는 기능을 어떻게 파페치로 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패션기업 대부분이 역신장하고 있는 와중에 디지털 혁신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는 셈이다. 

‘와비파커’와 비슷하지만 ‘브라운스’와 ‘파페치’는 소비자가 온·오프라인 각각의 체험을 구분하지 않고 물리적 및 디지털 상호 작용으로 전체적인 소비자의 쇼핑 경험에서 구매 편의성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 같은 전략은 어떤 채널에서 구매가 이뤄지든 중요하지 않다. 이미 소비자들의 다채널(온·오프라인)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사업에 적용한 것이다. 

‘파페치’를 사용하고 있는 고객을 오프라인(브라운스 매장)으로 이끌어 내기 위한 전략도 적지 않다. 물론 반대 전략도 있다. ‘브라운스’는 오프라인 매장 독점 판매 상품을 담은 온라인에서만 볼 수 있는 미디어 콘텐츠를 발신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패션계는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유통 산업은 오프라인이 주는 ‘경험’을 배제하고 비즈니스 트렌드를 분석하기란 쉽지 않고, 소비자들은 모든 것을 온라인에서 구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코로나19가 분명히 보여줬다. 

업계가 ‘오프라인 매장은 이제 끝났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사실 글로벌 업계는 ‘매장을 비즈니스의 핵심’으로 놓고 강력한 다채널 전략과 소비자 상호작용을 취하고 있다. ​ 

 

출처 :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

헤테로토피아를 위한 “Think local, Act global”

Spe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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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인어 꼬리만 반쯤 나온 세탁기들이 즐비합니다. 서울 어느 빨래방을 그대로 옮긴 듯한 이 공간을 마주한 순간,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인어와 누구나 소유하고 있는 세탁기가 뒤섞이며 초현실적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다시, 대안공간으로 향하다 

젠더의 경계와 자본주의적 욕망을 비튼 미국 작가 올리비아 얼랭어의 ‘IDA, IDA, IDA!’의 작품으로 시작하는 통의동 대림미술관의 대형 패널엔 ‘구찌(Gucci)’란 글자가 선명합니다. ‘구찌 없는 구찌 전시’로 불리는 ‘이 공간, 그 장소: 헤테로토피아 전(展)’은 구찌가 서울의 복합적인 예술 생태계와 다채로운 현대미술을 조명하는 전시 프로젝트입니다. 

전시는 시청각, 합정지구, 통의동 보안여관, 탈영역우정국, 취미가 등 서울의 독립예술공간 10곳을 비롯해 메리엠 베나니, 세실 B. 에반스, 이강승, 올리비아 에르랭어, 마틴 심스까지 5명의 해외 아티스트에 이르는 15팀의 작품으로 이뤄집니다.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알렉산드르 미켈레는 신진 작가나 숨겨진 예술적 가치를 발굴하는 것으로 유명하죠. 동시대적 미학으로 올드해진 구찌는 물론, 글로벌 패션 신을 전복시킨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시대적 호기심이 한국의 인디 아티스트와 독립·대안예술공간에 닿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에 대해 얼마 전 조선일보 단독 인터뷰에서 그는 “몇 해 전부터 한국의 문화 생산자들과 소통하고 싶었다. 조사해 보니, 주류 시장과 제도권이 주도하는 미술계의 대안으로 독립 예술 공간들이 활성화돼 있더라. ‘정상’이란 개념에 이의를 제기하는 그들의 공간적 철학에 흥미를 느꼈다”라고 답했습니다.

대안공간은 미국에서 1960년대에 시작된 미술 운동의 하나였습니다. 미술관이나 상업 화랑과 본질적인 거리를 두는 한편, 엘리트주의에 대한 반발과 각성을 요구하던 작가 그룹을 중심으로 형성됐다는 것이 정설이죠. 이는 비주류와 예술가들이 최전선에 나서야 했던 당시 미국 사회의 진보적인 분위기와도 같은 궤를 취합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태동은 언제부터일까요. 사실 이에 관한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대략 출발점을 1990년 후반으로 봅니다. 몇몇 외국 유학파들이 IMF체제로 들어선 한국의 상황에서 창작과 전시 활동이 어려워진 젊은 작가들에게 공간을 무료로 제공해주고, 때론 창작지원비까지 후원하는 ‘또 다른 이름의 갤러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1999년 대안공간 루프, 대안공간 풀, 대안공간 섬,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 다방이 문을 열면서 한국의 대안공간 역사는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이후 기업이 후원을 맡은 쌈지 아트스페이스, 공공기관이 지원하는 인사미술공간이 생겨났지만 예술문화복지 정책지원에 대한 다양한 담론이 오고가는 사이 재정난으로 사라지는 공간들도 많았습니다. 그런 예술계의 대안독립공간들은 최근 로컬크리에이터라고 불리는 지역기반의 공간들로 각자의 맥락을 가지고 독립적인 생태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느슨한 연대’를 통해서 말이죠. 

 

미국에서 시작된 메이커운동, 한국의 DIT 운동으로 이어져

&lt;‘구찌 없는 구찌 전시’로 불리는‘이 공간, 그 장소: 헤테로토피아 전(展)’은구찌가 서울의 복합적인 예술 생태계와 다채로운 현대미술을 조명하는 전시 프로젝트다.​&gt;

<‘구찌 없는 구찌 전시’로 불리는‘이 공간, 그 장소: 헤테로토피아 전(展)’은

구찌가 서울의 복합적인 예술 생태계와 다채로운 현대미술을 조명하는 전시 프로젝트다.​>

최근 ‘지역기반 로컬크리에이터 활성화 지원사업’ 출범식이 열렸습니다. 골목길 자본론의 저자 모종린 교수에 따르면 로컬 크리에이터란 ‘창의적인 골목길 소상공인’, 즉 지역혁신가들을 의미합니다.

이들은 저마다 뚜렷한 철학과 자기다움으로 장인정신이 깃든 창의적인 스몰 비즈니스를 전개하며 점점 다양한 골목길에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또한 그동안 우리가 당연시했던 대량생산에 의한 성장 지상주의로 발전한 경제, 기업, 사회에 전례 없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건축가, 시공인, 건물주, 운영자가 현장에서 하나의 팀으로 모여 창의적인 공간을 완성시켜가는 이른바 ‘DIT(Do It Together) 마을재생’으로 이어가는 이들의 방식은 미국에서부터 시작된 ‘메이커 운동’과 맞닿아 있습니다. 

‘메이커(Maker)’는 미국 최대 IT 출판사 오라일리 공동창업자였던 데일 도허티가 2005년 DIY 잡지 ‘MAKE’를 통해 제시한 말로 이전처럼 제조기술이 없어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디지털 기기로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창작자’를 의미합니다. 

그는 메이커 운동이 스스로 필요한 것을 만드는 사람들인 ‘메이커’가 만드는 법을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흐름을 통칭한다고 정의 내렸습니다. 마치 지금의 로컬크리에이터들이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지식을 공유하고 서로를 지지해주며 경쟁이 아닌 연대의 방식을 택하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그리고 이들이 주목하는 도시가 바로 ‘포틀랜드’ 입니다. 

수염, 맥주, 타투와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힙스터의 도시로 알려진 포틀랜드.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무슨 일을 하는지 보단 무엇을 좋아하는지 먼저 묻는 포틀랜드에선 ‘커뮤니티’라는 표현이 ‘업계’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Keep Portland Weird’가 도시 슬로건인 이 도시에 활력을 주고 있는 것은 남의 욕망이 아닌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개개인의 개성을 존중하는 다양성일 것입니다. 

포틀랜드는 다양한 로컬크리에이터들과 협업해 스스로 필요한 것을 만드는 법을 공유하고 발전시켜가는 메이커 운동을 기반으로 스몰 비즈니스 산업을 성장시켜 나갔습니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맞물리며 미국 내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비슷한 시기에 전 세계적 열풍이 불기 시작한 킨포크 매거진의 성공은 세계화와 성장주의적 자본주의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게 됩니다.  

포틀랜드에 사는 작가, 화가, 농부, 요리사 등 지역주민 40여명의 소박한 일상을 담은 킨포크 매거진은 처음엔 500부로 시작했지만 출간 3주 만에 디지털 매거진 방문자가 600만 명을 돌파하며 큰 인기를 얻게 됩니다. 

수많은 독자가 이들에게 열광하기 시작했던 이유는 킨포크 추구하는 소박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끼는 라이프스타일, 즉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 때문입니다. 

또한 그런 라이프스타일을 매력적으로 전달하는 크리에이티브의 힘은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죠. 이는 마케팅과 브랜딩을 하는 방식을 넘어서 경영하는 방식, 살아가는 방식에도 큰 시사점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킨포크 소비 방식은 이면에 담긴 맥락이 아닌 소위 인스타그램 허세 컷으로 불리는 킨포크식 사진 찍기 정도에 그치며 다양한 담론으로 이어가지 못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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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방을 은유한 올리비아 얼랭어의 작품.>

유럽발 밀레니얼식 사회주의의 대두 

자본, 자원, 노동 등 물질의 소유가 힘의 근원이었던 산업사회의 패러다임에서 지식과 정보를 생산해 내는 사회로 바뀌면서 우리 대부분은 육체적 노동으로부터의 자유를 얻었습니다. 

이러한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서는 인간의 창의력과 디지털 네크워크 및 미디어 활용 능력이 모든 힘의 근원이 되고 있죠. 그 결과, 빈부 격차도 없고 세대, 성별, 국가의 경계가 모두 붕괴된 디지털 문명의 시대에 비대해진 자의식은 점차 이전과는 다른 욕망과 자극을 좇아 스스로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허핑턴 포스트 US’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자본주의란 책임지지 않고 세상을 파괴한 부자를 뜻하고 사회주의는 그렇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고 동시대 사회주의의 배경을 분석했습니다.

글로벌 초연결시대에 가장 강력한 소비 세력으로 급부상한 이들은 이러한 밀레니얼식 사회주의에 대한 태도를 소셜을 기반으로 연대하며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격차로 인한 체감온도가 낮은 국내 기업과 기관의 의사결정자들은 이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인지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최근 베스트셀러가 된 ‘코로나 사피엔스’에서 김누리 교수는 아마도 우리 사회가 68혁명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합니다. 

68혁명이란 1968년 미국, 유럽에서 일어난 사회 변혁 운동으로, 프랑스에서는 평등, 성해방, 인권, 공동체주의, 생태주의 등이 사회의 주된 가치로 자리매김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68혁명은 파리, 베를린, 로마 등 유럽 주요 도시 뿐만 아니라, 뉴욕, 샌프란시스코와 LA 등 미국 도시, 그리고에 태평양을 건너 도쿄까지 이르게 됩니다. 소위 히피문화, 혹은 힙스터의 도시라 불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대학교 시절 이런 문화혁명을 거친 유럽의 기성의 주류권들은 아마도 한국인들보다는 근대를 이해하는 데에 반세기 정도 앞서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이 수많은 성장통을 겪으며 이제야 획일화를 조금씩 벗어나며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하는 맥락도 이와 같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는 기존 주류권의 붕괴를 본인의 라이프스타일 범주 안에 두며 체감하기 시작한 기성세대들을 동참시키며 일부 젊은 층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사회 모두의 담론으로 확장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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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표지들을 활용한 이강승의 작품.>

나다움의 성찰, SDGs 달성을 위한 ‘Do it together’

소유보다는 생산 과정과 새로운 경험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소비자들은 점차 맛집 자체보다는 자신이 만들어가는 요리 과정을 찍어 올리기 시작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나만의 독창적인 콘텐츠로 아카이빙하는 이른바 ‘나카이빙’에 의한 소셜 페르소나를 소유하고 드러내고 싶어하지요. 

마찬가지로 무엇을 소유하고자 할 때도 독창적인 스토리가 있는 페르소나인가는 매우 중요한 가치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나다움은 나를 과시하거나 외면만을 보여주는 것만이 아닌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로 귀결됩니다. 

구찌는 이번 헤테로토피아 전시를 통해 지금 시대 우리에게 ‘실재하는 유토피아’, 즉 인간이 새로운 방식으로 교류하며 바람직한 미래를 일굴 헤테로토피아를 새롭게 정의하길 재촉하는 듯합니다. 브랜드가 태도를 갖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가장 동시대적 방식으로 말이죠. 이는 글로벌 초연결시대 속 코로나 시대에 접어든 지금 MZ세대와 함께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많은 시사점을 남깁니다.

비슷한 세계관을 가졌다면 대기업과 기성 언론, 소상공인, 소비자와 같은 기존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서로 경계를 허물며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향한 새로운 ‘헤테로토피아’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란 성찰도 함께 말이죠. ​ 

 

출처 :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

'위드 하라주쿠'로 달라진 하라주쿠의 풍경

Spe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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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는 2020년 7월에 예정되었던 도쿄 올림픽에 맞춰 2020년 다양한 상업시설이 선보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올림픽이 연기되면서 대부분의 새로운 쇼핑몰 또한 개업 일정이 늦춰졌다. 이후 코로나는 아직 종식되지 않았지만 오픈을 연기한 곳들이 최근 하나 둘 씩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있다. 그 중에서 하라주쿠에 위치한 ‘위드 하라주쿠(WITH HARAJUKU)’가 화제되고 있다. 

시부야, 신주쿠, 긴자 등 유명한 도쿄의 거리에는 대규모 상업시설이 최소한 하나씩 아니 몇 개씩 들어서 있다. 하지만 하라주쿠에는 이렇다 할 상업시설이 없었다. 

필자에게도 하라주쿠하면 떠오르는 것은 코스프레를 한 10~20대들이 모이는 곳인 다케시타도리(竹下通り)와 편집숍이 많은 캣스트리트가 전부였다. 이러한 하라주쿠의 모습이 바뀌고 있다. 하라주쿠 역 바로 앞에 위치한 13층 규모의 주상복합 쇼핑몰인 위드 하라주쿠가 그 주역으로, 이 곳에 입점한 점포들이 주목받고 있다.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이케아 편의점

위드 하라주쿠의 여러 입점 브랜드 중에서도 가장 이슈가 되는 곳은 유니클로와 이케아이다. 유니클로는 젊은이들을 타깃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쇼핑 체험을 제안하고 있으며, 필자 또한 지난 칼럼에서 소개한 바 있다. 

유니클로에 이은 또 하나의 화제의 장소는 이케아가 일본에서 처음 선보이는 도심형 매장 ‘스웨덴 편의점’이다. 원래 이케아의 콘셉트는 도시 외곽의 넓은 부지에 창고형 매장을 열고 다양한 제품을 전시하는 것이나, 최근에는 도시 중심부에 소규모 사이즈로 운영하는 도심형 점포에 힘을 쏟고 있다. 이미 런던, 뉴욕, 모스크바 등 세계 각 도시에 도심형 매장이 들어섰고, 한국에도 지난 4월 현대백화점 천호점 내에 도심형 매장인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가 오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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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하라주쿠 내 입점된 이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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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하라주쿠 내 입점된 이케아​의 스웨덴 편의점​>

위드 하라주쿠 내 입점된 이케아는 일본 최초의 도심형 매장으로, 세계 최초로 매장 내 스웨덴 편의점을 만들었다. 편의점뿐만 아니라 152석의 카페도 만들어 이케아 하라주쿠에서만 즐길 수 있는 식음료를 제공하고 있다. 

1층에 들어서자마자 입구에 위치한 이케아 편의점이 눈에 띈다. 편의점에서는 스웨덴의 음료, 과자, 맥주, 식물성 원료로 만든 컵라면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커피와 빵, 소프트 아이스크림 등도 테이크아웃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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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카페​>​

2층의 스웨덴 카페에서는 하라주쿠에서만 맛볼 수 있는 쯘부로도라는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스웨덴 전통 빵 사이에 재료를 넣어서 만드는 쯘부로도는 하라주쿠의 거리 음식 문화인 파르페와 스웨덴 문화의 융합을 도모하는 의미로 개발된 메뉴다. 

이케아는 하라주쿠를 주로 방문하는 20대를 타깃으로, 도쿄의 협소한 공간에 맞춘 인테리어를 선보이고 있다. 매장 내 전시는 전부 1인 가구 대상의 소규모 원룸을 기본으로, 이케아의 가구와 소품으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한 인테리어를 제안하고 있다. 

매장의 크기도 작고 물건 수도 제한적이다. 하라주쿠 점포는 이케아 매장 중 세계에서 가장 작은 규모이다. 가구는 약 1,000점이 전시되어 있으며, 상품 수는 약 9,500개지만 이 중에서 당일 구매 후 직접 가져갈 수 있는 제품은 900개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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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하게 1인 가구만을 대상으로 좁게 타깃팅을 했기 때문에 많은 가구를 전시할 필요가 없으며, 매장에서 살펴보고 주문은 이케아 어플로 진행하기 때문에 재고를 가지고 있을 필요도 없다. 대부분 차가 없이 살아가는 도쿄의 20대들에게는 매우 유용한 점포이다. 그래서인지 필자가 방문한 주말에는 발 디딜 틈 없이 고객들로 꽉 차 있었다. 

이렇듯 이케아는 주거환경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식문화를 제안하며 스웨덴의 라이프스타일을 발신하고 있다. 

일본의 유명 화장품 제조업체인 시세이도는 메이크업 제품의 체험과 구입이 가능한 ‘뷰티 스퀘어’와 레스토랑 겸 카페인 ‘시세이도 팔러’를 운영하고 있다. 

20대를 위한 뷰티 체험, 로컬 체험

 

뷰티 스퀘어는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즐기고, 체험하는 곳’을 콘셉트로, 메이크업 제품을 구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 상담을 받거나 최신 기술을 활용한 태블릿 단말기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메이크업 스타일을 찾을 수 있다. 벽면에 설치된 디지털 아트는 시시각각 컬러풀한 색상으로 바뀌며 포토존의 역할을 하고 있다. 많은 20대들이 이곳에서 찍은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인싸의 모습을 과시하고 있다.

시세이도는 메이크업에 그치지 않고 이너 뷰티, 즉 내부로부터의 아름다움을 지향하는 브랜드로써 이를 다양한 방법으로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있다. 시세이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인 시세이도 팔러 또한 위드 하라주쿠에 함께 입점시킴으로써 방문객들이 뷰티 스퀘어와 함께 시세이도 브랜드를 오감을 통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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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스퀘어​>

아웃도어 용품으로 유명한 스노우피크 또한 평범한 매장이 아닌 체험형 점포를 입점시켰다. 스노우피크는 최근 랜드 스테이션(land station)이라 이름붙인 체험형 점포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5월 하쿠바 지역에 캠핑과 야외활동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선보인데 이어 위드 하라주쿠에 ‘로컬, 지역성’을 테마로 두 번째 랜드 스테이션 점포를 열었다. 스노우피크는 일본의 특정 지역에서만 만날 수 있는 제품들을 직접 엄선해 랜드 스테이션 점포를 통해 소개한다. 

일본 로컬의 매력을 소개하는 안내소와 같은 역할을 하는 동시에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카페를 운영해 커피를 마시면서 여유롭게 매장 내부를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위드 하라주쿠에 입점한 점포 대부분은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방문객들이 마시고, 먹고, 둘러보고, 점원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브랜드를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하라주쿠를 주로 방문하는 20대에게 위드 하라주쿠는 의식주를 아우르며 전반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있다.

 

젊은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다

이케아에서는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스웨덴 편의점과 카페에서 식문화도 경험할 수 있다. 시세이도 또한 미용을 넘어 레스토랑을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전달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옷뿐만 아니라 꽃까지 판매하면서 패션과 생활을 제안한다. 스노우피크에서는 커피를 마시면서 여유롭게 일본 각지의 좋은 물건들을 둘러볼 수 있다. 

위드 하라주쿠 옆에는 화장품 편집숍인 앳코스메가 있다. 앳코스메는 일본 최대의 온라인 화장품 편집숍 및 리뷰 사이트로서, 하라주쿠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융합한 매장을 오픈했다. 앳코스메 옆에는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핫한 운동화, 세상에서 가장 편한 운동화라고 불리는 신발인 ‘올버즈(Allbirds)’가 지난 1월 문을 열었다. 

20대가 아니더라도 하라주쿠를 방문해보자. 위드 하라주쿠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점포의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는 곳이 점차 많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도 20대가 아니지만 하라주쿠에 방문할 이유가 점점 많아지고 있고, 하라주쿠에서 사고 싶은 물건도 하나씩 늘고 있다. 위드 하라주쿠는 앞으로 하라주쿠를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 

 

출처 :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

국내·외 옴니스토어 전개 사례와 향후 방향성

Spe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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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잠실점 10층 리빙관에는 재미있는 매장이 하나 자리 잡고 있다. 바로 ‘온앤더리빙’으로, 이곳은 롯데백화점에서 2018년 9월 21일 오픈한 ‘리빙 옴니스토어’이다.

최근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유통들은 옴니채널 전략을 활용해 고객에게 어느 유통채널에서나 동일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롯데백화점은 옴니채널 전략의 일환으로 ‘온앤더리빙’ 옴니스토어를 전개하고 있다.

‘옴니스토어’란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스토어로, 고객 체험을 통해 쇼핑의 편의를 제공함은 물론 유익한 정보와 즐거움까지 선사하는 특별한 공간이자 업계 최초로 새로운 형태의 소통공간을 선보이는 매장이다.(이호택·정난희 (2017. 8), 국내·외 옴니채널 트랜드와 사례, 경영컨설팅연구, 제17권, 제3호, pp. 231-240)

‘온앤더리빙’은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입점해 있는 가구, 가전, 홈패션, 키친웨어 등 리빙 브랜드 상품을 온라인상에 모아놓은 공간이다. 이곳에서 고객은 원하는 아파트에 원하는 상품을 3D로 배치해보고 원하는 공간의 모습을 VR 시스템을 통해 실제로 구현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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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원하는 방식대로

고객들이 구성, 가격, 배치, 콘셉트를 잘 할 수 있도록 전문 컨설턴트들이 도움을 주고 있는데, ‘온앤더리빙’이 보유한 프로그램에는 전국의 모든 아파트의 평형별 정보가 담겨 있고, 입점 브랜드의 모든 상품을 3D로 정보화하고 있다. 고객은 원하는 상품의 세부정보를 매장에서 온라인으로 확인할 수 있고, 예산에 맞춰 견적을 산출할 수도 있다. 

‘온앤더리빙’ 옴니스토어 프로그램은 고객으로 하여금 리빙 아이템을 선택하게 한 뒤 기호에 맞게 큐레이팅(Curating)하고 실제로 시뮬레이션(Simulation)하여 가상현실(VR)로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유사한 프로그램이 해외의 이케아와 메이시스 백화점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롯데백화점의 리빙옴니스토어는 이보다 진일보한 프로그램으로 볼 수 있다.

이 매장에서 고객은 원하는 상품을 검색할 수 있고, 예산에 맞춰 견적을 산출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원하는 상품들을 조합해 원하는 공간에 원하는 콘셉트가 구현되는지 가상현실로 구현해 볼 수 있기 때문에 고객이 원하는 방식대로 참여할 수 있는 상호작용성(Interactivity)의 특징을 나타낸다. 

동시에 고객의 상황과 필요에 맞춰서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적시에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맥락 기반(Context-based)이라는 특성을 보여준다. 롯데백화점은 잠실점에 이어 2019년 10월 부산본점에 온앤더리빙 2호점을 오픈했다. 

 

고급화와 차별화로 확대 중

롯데가 전개하는 옴니스토어는 ‘온앤더리빙’이 처음은 아니다. 오프라인 가전 카테고리킬러형 매장인 롯데하이마트는 온라인 유통의 성장에 따라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으로 기존 로드숍을 ‘옴니스토어’로 전환해 왔다. 

소비자의 소비 패턴이 온라인 채널 중심으로 변화하고, 가전양판점 이외에 이커머스 업체까지 경쟁에 가세했기 때문이다. 이는 소비자의 소비 패턴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실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는 의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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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하이마트는 2018년 1월 구리점을 시작으로 올 1월 잠실점까지 지속적으로 옴니스토어를 오픈했고, 고급화와 차별화를 목표로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옴니스토어는 진열하는 제품 수를 축소하고, 프리미엄 제품의 진열을 강화했다. 매장 내에 태블릿 PC를 두어 제품을 조회할 수 있게 했고, 즉시 구매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기존 로드숍의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살리며, 온라인 판매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백화점은 ‘온앤더리빙’에 이어 뷰티 옴니스토어도 전개했다. 2018년 11월 26일 ‘온엔더뷰티’를 프리오픈한 뒤, 12월 14일 정식으로 매장을 오픈했다. 

롯데백화점은 ‘온앤더뷰티’를 ‘뷰티 큐레이션스토어’로 홍보하고 있는데, 매장을 ‘새로운 제품을 마음껏, 제품 정보를 한 곳에서, 메이크업 서비스까지’라는 문구로 표현하고 있다. 오픈 당시 총 197개의 브랜드가 입점했다.

‘온앤더뷰티’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결합된 옴니스토어의 개념이라고 보긴 어렵다.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중소브랜드를 발굴해 전개하는 ‘코스메틱 뷰티 편집숍’에 가깝다. 다양한 뷰티 콘텐츠 정보를 제공하고, 뷰티 스타일리스트를 통해 메이크업 서비스를 제공하며 매장 판매랭킹을 업데이트해 보여준다. IT 기술이 접목되거나 온라인 형태는 거의 보이지 않는 오프라인 중심이라 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온앤더리빙’과 ‘온앤더뷰티’에 이어 2019년 12월 패션기업 ㈜대현과 협업해 스타일링 추천기술을 적용한 ‘온앤더스타일’을 오픈했다. 

 

아쉬움 많은 뷰티 브랜드들의 옴니스토어

국내 뷰티 브랜드들은 옴니스토어 매장을 일찍부터 전개했다. 뷰티 산업의 특성에 맞게 고객들이 메이크업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여 차별화했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뷰티기업 아모레퍼시픽이 전개한 아리따움 ‘옴니스토어’가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브랜드들이 옴니스토어를 내놓았는데, 미샤에서 전개하는 ‘갤러리M’이 있으며, 아리따움의 또 다른 플래그십 숍 ‘아리따움LIVE’가 있다.

두 매장 모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접목한 옴니스토어로써는 다소 아쉬움이 있다.

미샤의 ‘갤러리M’은 매장을 피부나이 측정용 IT기기를 비롯한 다양한 체험 공간으로 만들기 했으나 대부분 인스타그램용 사진 촬영 공간 중심의 오프라인 공간으로 구성했다. 

곳곳에 체험과 경험을 위한 공간이 있었으나 실제 고객들은 거의 이용하지 않아 브랜드의 의도와 실제 운영이 차이를 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움LIVE’는 오프라인 체험 공간으로 대부분 구성되었는데, 이곳은 현재 폐점한 상태다. 

두 매장 모두 뷰티의 특성을 살려 IT기술과 온라인을 접목한 다양한 경험과 체험을 제공하는 데에는 미흡하였기에 ‘옴니스토어’로써 기능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양한 해외 사례

해외에도 다양한 ‘옴니스토어’가 전개되고 있다.

메이시백화점은 가상피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이 가상현실 프로그램 내에서 자신의 이미지을 사진으로 촬영 후 입력한 후 옷을 고르면 자신이 실제 착장한 듯한 이미지를 볼 수 있다. 이것을 통해 실제 옷을 입어보지 않아도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을 선택할 수 있다.

푸마는 ‘인터랙티브 미러(Interactive Mirror)’란 프로그램을 통해 가상피팅 체험을 제공하고 있고, 랄프로렌은 ‘인터랙티브 피팅 룸(Interactive Fitting Room)’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은 랄프로렌 피팅룸 내에서 자신이 원하는 옷을 선택하면 직원이 해당 제품을 가져다준다. 이 서비스는 고객이 옷을 고를 때마다 직접 이동하고 상품을 가져오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이러한 서비스들은 프로그램을 조작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실제 입은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어 아직은 소비자의 기대에 완벽히 호응한다고 보긴 어렵다. 

고객이 새로운 것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재미 요소는 있을 수 있지만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이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이 프로그램은 박물관이나 기념관 등에서 방문객들에게 흥미를 주어 기념이 될 만한 요소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해결해야 할 과제와 기대되는 효과

옴니스토어는 최근 옴니채널 전략의 하나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해 고객들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수준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향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다양한 분야로 접목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충분한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첫째, ‘옴니스토어’는 고객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가?

옴니스토어의 지속성 문제인데, 고객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옴니스토어는 단순 이벤트성 유통형태에 지나지 않을 것이며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다.

둘째, 비용편익은 어떻게 되는가?

옴니스토어의 경제성에 관한 문제다. 아무리 좋고 많은 장점을 갖고 있는 유통형태이더라도 편익에 비해 비용이 크다면 사업성이 없으므로 의미가 없다. 물론 마케팅적인 의미로써는 존재할 수 있으나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 유통 본연의 의미는 아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해결점을 찾는 것은 향후 옴니스토어의 향후 전개 확장에 매우 중요하며 고객의 경험을 극대화하는 옴니채널 전략의 성공적 실행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위에 기술한 한계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국내 옴니스토어는 다음과 같은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첫째, 옴니스토어는 오프라인 매장에 온라인을 자연스럽게 결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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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는 빠르게 성장하며 확대되고 있다. 기존의 오프라인 중심의 리테일 산업은 현재 온라인이 큰 부분을 담당하는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 유통은 옴니스토어를 통해 이러한 변화에 적응할 수 있다. 

반대로 온라인 유통도 옴니스토어를 통해 자신의 장점을 기반으로 오프라인 유통을 결합해 더 많은 소비자에게 접근할 수 있다.

둘째, IT기술을 통해 체험과 경험을 매장에 접목할 수 있다.

IT기술을 통해 온라인을 체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은 경험과 체험을 중시하는 최근 소비자의 성향에 부합하며, 브랜드와 제품을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셋째, IT 기술을 통해 소비자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기업은 고객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아내고, 이를 매출로 연결하고자 한다. 이러한 욕구를 옴니스토어의 IT 기술을 통해 고객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수집된 정보를 이용하여 매출로 연결될 수 있는 마케팅과 판촉을 전개할 수 있고, 고객 맞춤형 판매 방안을 제공할 수 있다. 이미 아마존고나 허마센성은 IT 기술을 통해 소비자의 욕구를 찾아내고 있고, 이를 매출로 연결시키고 있다. 

 

성공하기 위한 필수 전략

지금까지 국내외의 다양한 옴니스토어 사례와 현황을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국내 옴니스토어의 긍정적인 효과와 함께 한계와 문제점을 짚어보았다. 앞으로 국내 옴니스토어가 더 발전되고 개선된 모습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충족된 옴니스토어 매장이 필요하다.

첫째, 소비자 친화적인 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

현재 옴니스토어가 전개하고 있는 다양한 체험과 경험 프로그램들은 고객의 참여와 지속적인 호응을 이끌어내기 부족하다. 고객들에게 실질적이고 실용적인 체험과 경험 프로그램을 개발해 소비자에게 다가가야 하고, 고객의 자발적 참여와 이용을 끌어낼 수 있는 매장을 개발해야 한다. 

그리고 고객의 상황과 필요에 맞춰 적시에 제공하는 콘텍스트(context) 기반의 기술을 통해 고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은 주는 옴니스토어 매장이 필요하다.

둘째, 경제적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옴니스토어 매장이어야 한다.

옴니스토어 매장은 단기적으로는 어려울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손익을 낼 수 있는 매장이 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 또는 손익이 나지 않더라도 기업 전체의 손익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옴니스토어가 고객들에게 체험과 경험을 극대화하여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충성도를 올리며 전체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역할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손익과 상징성에서 모두 의미 있는 옴니스토어 매장이 돼야 한다.

옴니스토어는 최근 옴니채널 전략의 일환으로 많은 기업과 브랜드에서 시도하고 있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기업은 자신의 장점을 기반으로 온라인 유통에 진입하기 위해, 온라인 기업은 한계를 극복하고 오프라인 체험을 제공하고 사업영역을 확장하기 위해서이다.

서로 대립하는 개념이었던 오프라인과 온라인은 서로의 영역에 진출하기 위한 접점으로써 옴니스토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양쪽 모두 성공적인 진출을 위해 고객들이 수용할 수 있고 지속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체험과 경험을 제공하는 옴니스토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출처 :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

내추럴 와인 좋아하세요?

Spe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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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추럴 와인이 뜨겁다. 요즘 인스타그램에서 핫한 맛집에서는 내추럴 와인을 내는 곳이 대부분이다. 우리가 언제부터 내추럴 와인을 이렇게 마셨을까 싶을 정도로 세상의 와인 트렌드가 한꺼번에 바뀌어 버린 느낌이다. 이미 외식 트렌드에 밝은 분들이라면 최근의 내추럴 와인 유행을 즐기고 계신 분들도 많을 것이다.  

필자의 첫 내추럴 와인 경험은 그리 유쾌하지는 않았다. 처음 마신 와인이 하필 레드였고, 그 중에서도 악명 높은 특정한 향을 가진 와인이었다. 내추럴 와인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독특한 냄새가 나는데, 레드의 경우 흔히 두엄냄새라고 하는 꿈꿈한 냄새가 나는 와인이 종종 있다. 

아마 지금 내추럴을 즐기시는 분들 중에서도 그 첫 만남이 반드시 유쾌하지만은 않았던 분들도 꽤 되시리라. 처음에는 분명 ‘부쇼네’-상한 와인을 뜻하는 프랑스어-라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화이트는 레드에 비해 그런 향이 덜한 것이 대부분이고 일반적 기준으로도 매우 향기롭고 맛있는 와인이 많다. 아마 화이트를 처음 마셔보았다면 조금은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불쾌한 첫 경험을 뒤로 하고 조금 더 내추럴의 세계를 헤매어 보니 이게 제법 매력적인 와인이라는 사실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아직 내추럴 와인이 무엇인지 생소하신 분들도 꽤 되실 터. 그게 오가닉 와인이냐고 반문하시는 분들을 꽤 많이 만나봤고, 나 자신도 그게 뭔지 궁금해서 최근 1여 년간 내추럴 와인을 집중적으로 마시고 있다. 

내추럴 와인을 정의하는 공식적이고 법적인 정의는 아직 없다. 그러나 현재까지 알려진 최소한의 기준은, 유기농법에 준하여 재배한 포도를 사용해 자연효모로 발효시키고, 와인을 만들 때 아무 것도 첨가하지 않고 아무 것도 빼지 않은 와인이라고 한다.

보존재로 쓰는 이산화황은 넣지 않거나 아주 소량 첨가한다. 내추럴 와인의 반대말은 컨벤셔널 와인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우리가 그동안 마셔온 와인을 뜻한다. 

 

천차만별개성만점

내추럴 와인을 마시게 되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인데, 컨벤셔널 와인은 사실 엄청나게 기술적인 통제 하에 생산된다. 현재 생산되는 와인에는 400종 이상의 화학물질과 배양 효모를 쓰는 것이 법적으로 허용된다. 와인 생산자는 특정한 맛을 얻기 위해 무엇인가를 넣거나 빼거나 알콜  도수를 조정할 수가 있다는 뜻이다. 최근의 발달된 양조 기술로 생산된 와인은 마치 공산품 같다. 특정 지역의 특정 품종으로 만든 와인은 특정한 맛이 난다.  

반면 내추럴 와인은 살아 있다. 마치 우리나라의 생막걸리 같기도 하다. 포도 자체가 가진 자연 효모로 발효시켜서 그대로 얻어진 와인을 마신다. 어떤 내추럴 와인은 오래 보존할 수 있지만 어떤 내추럴 와인은 병 안에서 빠르게 맛이 변한다. 같은 품종으로 만든 와인도 생산자에 따라 개성이 천차만별이다. 어쩌면 떼루아-포도가 생산되는 땅의 환경이 미치는 와인의 풍미-는 오히려 내추럴 와인이 더 많이 가지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사실 인류가 와인을 만들기 시작한 8,000년 전부터 1900년도 중반까지도 와인 생산자는 이렇게 와인을 만들었다. 1900년 중·후반 이후로 대량 생산을 위해 여러 가지 화학 물질과 통제 기술이 집중적으로 사용됐다. 1980년경 프랑스에서 다시 예전 방식대로 와인을 만들자는 운동이 조금씩 확산되었고, 이것이 전 세계적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왜 내추럴 와인이 이렇게 핫한가? 외국에서도 이 이슈는 분명 뜨거운 감자인 것이 분명하지만, 우리나라는 특히 내추럴 와인이 빠르게 퍼지고 있는 기분이다. 전세계 와인 생산량의 1% 밖에 되지 않는다는 물량이 다 한국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 레스토랑에 가서 와인 리스트를 펼쳐보았을 때 컨벤셔널 와인뿐이라면 왠지 고루하다는 느낌조차 들 정도다. 내추럴 와인과 신상 핫플 맛집은 서로 필요충분조건이 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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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즐겨라

내추럴 와인의 인기는 인스타그램과 20대 여성이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일까. 내추럴 와인은 고루하지 않다. 패셔너블하다. 트렌디하다. 컨벤셔널 와인이 가진 딱딱하고 머리 아픈 지식들로부터 자유롭다. 그냥 느낌 따라서 주문하면 된다. 맛있으면 맛있다, 맛없으면 맛이 없다고 해도 된다. 새롭게 태어나는 시장이라 힙하다. 

라벨들은 어찌나 그리 개성적이고 인스타그래머블한지. 어떤 라벨 디자인은 생산자의 정신 상태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파격적인 것들도 있다. 가격이 컨벤셔널 데일리 와인처럼 싸진 않지만, 말도 안 되게 비싼 와인도 없다. 외식 업장 가격 기준으로 십만 원이면 맛있는 와인이 드글드글하다. 

생산량이 워낙 적어서 찾아 마시는 재미도 쏠쏠하다. 내추럴 와인 업계에서 ‘유니콘’이라고 하면 맛있다고 소문이 났지만 유통량이 워낙 적어 찾아볼 수가 없는 와인을 뜻한다.  

내추럴 와인은 숙취가 없다는 것이 세간에 퍼진 내추럴 와인에 대한 가장 큰 도시전설이 아닐까 하는데,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애석하게도 절대 그렇지 않다. 내추럴 와인도 많이 마시면 다음날 힘들다. 

아직 한참 피어나기 시작하는 종류의 시장이라 이것 말고도 수많은 카더라 통신과 편 가르기와 허세가 난무하는 것이 내추럴 와인인 거 같다. 컨벤셔널 와인 애호가들 중에서는 아직 내추럴 와인에 고개를 갸웃거리시는 분들도 있다. 

누군가 내추럴 와인을 접하는 방법에 대해 물어본다면 “그냥 받아들이고 즐겨보자!”고 말하고 싶다. 트렌디하지 못한 사람으로 비추어질까봐 내추럴 와인의 역한 향을 참을 필요도 없고, 또 내추럴 와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 강요할 필요도 없다. 마셔보고 판단하는 것은 개인의 몫일 터이다. 

단지 이 트렌드는 상당히 매력적인 것임에는 틀림없다. 버질 아블로가 루이비통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는 날이 올지 90년도에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우리는 앞으로 큰 줄기가 될 트렌드를 새싹부터 즐기는 행운의 한 가운데 있을지도 모르니까. ​ 

 

출처 :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

인스타그램…디지털 패션위크 플랫폼으로 부상할까?

Spe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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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스트림 기능에 쇼핑 해시태그 생성  

인스타그램이 디지털 패션 위크의 플랫폼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인스타그램 패션 파트너십 디렉터 에바 첸(Eva Chen)이 이끄는 패션팀은 브랜드 컬렉션을 디지털 방식으로 제시하기 위한 가이드를 발표했다.

당분간 세계 4대 패션위크를 포함한 주요 패션쇼가 열리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펜데믹 영향탓이다. 글로벌 디자이너와 패션 브랜드는 곧 다가올 리조트(크루즈) 컬렉션과 내년 춘하시즌 컬렉션을 공개할 디지털 채널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유튜브를 통한 런웨이, 패션 매거진과 협업, 혹은 짧은 영상 콘텐츠 플랫폼 틱톡 등이 글로벌 패션 업계에 대안 채널로 거론되고 있고 닌텐도 게임 동물의 숲(Animal Crossing)에 팝업 스토어라도 열어야 될지 모른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온라인상에서 컬렉션과 프리젠테이션의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주요 소셜 미디어 플랫폼 기업들이 분주해졌다. 이미 패션을 접목한 인스타그램도 예외가 아니다. 디지털 패션위크 플랫폼의 가장 선두에 설 가능성이 높다.  

실제 얼마 전 인스타그램 패션 파트너십 디렉터 에바 첸이 이끄는 패션팀은 앱(APP)에서 디지털 패션쇼를 유치하기 위해 광범위한 내용이 담긴 ‘플레이 북’을 발표했다. 

 

디지털 전략 담은 플레이 북 발표 

팔로어(follower)가 라이브스트림에 맞춰 전략을 조정하는 방법 등 각종 팁을 담아냈다. 또 인플루언서가 인지도를 높일 수 있도록 사진 뒤에 클립(clips)과 포인터(pointers)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디자이너와 패션 브랜드는 인스타그램 내 활동하고 있는 인플루언서의 계정에서 런웨이 쇼가 팝업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각 브랜드 공식 계정이 아닌 인플루언서와 협업 가이드를 만들어 파급 효과를 키우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인스타그램의 가이드는 미국(뉴욕), 영국(런던), 프랑스(파리), 이탈리아(밀라노) 무역 기관에서 배포할 예정이며, 마크 주크버그 페이스북 최고 경영자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모두에서 연결이 가능한 새로운 전자상거래 솔루션 ‘샵스(Shops)’의 기능 발표한 지난 19일 이후 시작 됐다. 

에버 첸은 현지 언론을 통해 “당분간 전 세계 주요 패션위크를 오프라인에서 경험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인스타그램이 디지털 허브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이 최근 공개한 ‘플레이 북’은 모든 규모의 브랜드를 위해 설계됐다. 또 패션위크 콘텐츠를 인스타그램에서 유저들에게 보다 효율적으로 노출될 수 있는 방법도 현재 개발하고 있는 단계다. 

지난 3월 기준 1,100만회 이상 다운로드 된 Z세대 기반의 틱톡, 지난 2017년 패션 및 뷰티 콘텐츠 영역 강화에 나선 유튜브도 관련 분야에 투자를 서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뉴욕 디지털 리서치 회사 이마케터(EMarketer)에 따르면 올해 인스타그램내 체류 시간이 전년 대비 1.5%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디지털 패션위크 플랫폼으로 기능이 고도화되면 내년까지 코로나 상황이 종료되지 않는다고 가정할 때 체류 시간은 큰 폭으로 증가 할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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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패션 파트너십 디렉터 에바 첸(Eva Chen)​>

“코로나로 인스타 사용방식 바뀌었다” 

에버 첸은 지난 3개월 동안 패션업계가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방식이 크게 바뀌었다고 영국 패션 매거진 BOF를 통해 전했다.

첸은 “지난 3개월 동안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패션기업의 방식이 크게 변화했다. 한 번도 라이브를 사용하지 않았던 기업과 브랜드가 갑자기 라이브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의 모기업인 페이스북은 지난 3월 급감했던 광고수입이 4월부터 다시 회복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빅데이터 업체인 런치메트릭스(Launchme trics)에 따르면 브랜드 콘텐츠 게시물은 감소했다.

대신 코로나 확산 이후 사람들이 롱폼 비디오와 라이브스트림을 플랫폼에서 시청하면서 패션 산업 구조에 더 깊이 관여 할 수 있는 기회는 마련된 것으로 분석된다.

즉 비디오 콘텐츠의 시청률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인데 디지털 광고 시장에도 큰 변화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인앱 쇼핑 기능 확대로 디지털 런웨이쇼와 커머스까지 다양한 형태로 확장이 가능해진 셈이다. 지난해 인스타그램은 사용자를 웹 브라우저로 리디렉션(자동 이동)되지 않고 계정 내에서 쇼핑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현재 기능은 미국 내 제한된 계정으로 테스트 모드 이후 폐쇄 됐지만 향후 고도화해 다시 내놓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라이브 서비스의 시작

페이스북이 지난 19일 ‘샵스’를 발표한 직후 인스타그램은 곧 라이브 비디오에 쇼핑 태그를 추가해 패션 기업들과 디자이너가 라이브 스트림 중 제품 구매를 유도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내놨다. 또 ‘디스커버(Discover)’ 페이지 탭에서 쇼핑 가능한 제품을 편집한 패션 및 쇼핑 계정인 ‘@Shop’과 같은 방식으로 표기 된다. 

결과적으로 인스타그램은 패션위크가 사라진 올해 글로벌 브랜드를 포함한 디자이너들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를 추진하거나 자체 웹사이트의 트래픽이 낮으면 인스타그램의 소셜 커머스 도구를 사용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인스타그램 패션 파트너십 팀은 디지털 패션쇼 유치를 위해 커머스 기능을 재단장하면서 각국 주요 디자이너들에게 개별 연락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스타그램을 활용한 디지털 컬렉션을 설명하고 판매까지 이어질 수 있는 프로세스를 홍보하기 위해서다. 에바 첸 인스타그램 패션 파티너십 디렉터는 “우리의 역할은 패션 기업과 디자이너가 도구(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

상품이 아닌 데이터를 파는 시대

Spe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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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베타(b8ta)’라는 회사가 있다. 2015년 실리콘밸리에서 시작한 스타트업으로 전 세계의 혁신적인 제품들을 만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 22개를 미국을 중심으로 운영 중이다. 

베타는 제품을 전시해 놓고는 있지만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행동 데이터’를 수집해 판매하는 점포로 오프라인 유통의 미래상을 제시하며 많은 관심을 불러 모았다. 베타 매장은 천장에 약 20대의 특수 카메라를 설치, 이를 통해 고객의 움직임을 분석 및 수집하고, 직원과 고객의 대화를 통해 얻은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제조업자에게 제공한다. 


방문 고객을 분석해 상품 검증

최근 오프라인 점포는 체험형 점포, 옴니채널 등 다양한 전략을 통해 살아남기 위해 애쓰고 있다. 특히 코로나 사태는 온라인 쇼핑의 입지를 더욱 강화시켰고 오프라인 매장의 고민은 점점 더 깊어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프라인 점포를 ‘물건을 파는 장소’가 아닌 ‘데이터를 수집하는 장소’로 활용하는 사례는 오프라인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한 힌트를 던져준다. 

일본에서도 최근 물건이 아닌 소비자의 행동 데이터를 파는 점포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예는 한국에도 많이 알려진 츠타야 서점을 운영하는 컬쳐 컨비니언스 클럽(CCC, Culture Convenience Club)이 만든 ‘츠타야 가전’이다. 

CCC는 2015년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가전’이라는 콘셉트로 츠타야 가전을 오픈하였고, 2019년에는 ‘츠타야 가전 플러스’라는 차세대형 쇼룸을 선보였다. 츠타야 가전 플러스는 언뜻 보면 다양한 최신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가전 양판점과 비슷해 보이나 실제로 제품 판매로 발생하는 매출은 얼마 되지 않는다(정확한 수치는 비공개).

츠타야 가전 플러스에서는 ‘OPTiM’이라는 회사가 개발한 AI 카메라를 설치, 고객의 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고객을 연령, 성별 등으로 세그먼트한 후 해당 상품 앞에서 어느 정도 서 있었는지, 제품을 어떻게 조작했는지 등의 고객 행동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제조사에 제공한다. 물론 방문 고객에게는 데이터를 수집할 것이라는 것을 사전에 미리 알려주고 있으며, 분석한 데이터에는 개인정보가 포함되지 않도록 처리해서 제조업체에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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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통한 행동 분석만이 아니다. 츠타야 가전의 점원이 고객들로부터 듣는 목소리도 제조업체에 있어 귀중한 자료가 된다. 예를 들어 고객이 “조작 버튼의 위치가 어디인지 알기 어렵다”라는 의견을 말하면 점원은 즉시 이를 제조업체에게 전달한다. 제조업체가 사전에 고객으로부터 주로 어떤 내용의 의견을 듣고 싶은지를 지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상품 1개당 매월 평균 7천개의 행동 데이터와 약 50건의 고객 의견이 수집되며, 제조업체가 지불하는 비용은 상품 1개당 월 30만엔 정도이다. 고객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는 대가로 얻는 수익이 츠타야 가전 플러스의 주된 수익원이다. 

제조업체의 주된 목적은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소비자에 관한 이해를 얻어 제품 개선에 이용하거나 제품이 더 잘 팔리게 하기 위함이다. 오프라인에서 얻은 데이터를 온라인 판매에 활용하는 기업들도 많다고 한다. 츠타야 가전 플러스에서는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대형 가전 제조사를 포함한 약 90개사가 100개가 넘는 상품을 전시하고 고객의 반응을 들었다. 

츠타야 가전에 출점한 어느 IT 회사 관계자는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해지고 고객 수요의 변화도 빨라지고 있다. 어떤 고객이 어떤 상품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가를 분석해 상품 콘셉트 검증에 사용하고 싶다”고 전했다.

 

마케팅에 활용하거나 제품 개선에 이용

츠타야 가전뿐만이 아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쇼룸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작년 가을에 연달아 개업한 시부야 파르코와 시부야 스크램블스퀘어에서도 이러한 쇼룸을 만날 수 있었다. 

시부야 파르코 내에 위치한 ‘부스터 스튜디오(BOOSTER STUDIO)’ 또한 데이터 수집에 특화된 점포이다. 시장에 출시되기 전의 시작품을 주로 전시하고 있어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얼리 어답터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시부야 스크램블스퀘어에는 기간 한정(2019년 11월 28일~12월 25일)으로 ‘복스타(boxsta)’라는 점포가 운영되었다. 복스타에서는 스타트업 기업들이 개발한 IoT 기기 약 25개 품목을 체험할 수 있는 장소였다. 상품 지식에 관해 교육을 받은 전문가가 고객들에게 상세히 설명을 하면서 고객이 새로운 제품을 체험하도록 돕는다. 

복스터 또한 매장 내 카메라와 마이크를 통해 상품에 대한 고객의 반응을 영상과 음성으로 취득, 이 데이터를 분석해 제조사에게 제공한다. 제조사는 마케팅에 활용하거나 제품을 개선하는데 사용한다. 복스타는 데이터 수집을 위한 쇼루밍(showrooming) 점포를 연내 사업화하고자 하며, 이를 위해 한시적으로 점포를 운영해 사업성을 판단했다.

오모테산도에 2019년 2월 기간 한정으로 오픈한 ‘아답터(adpt)’는 생활에서 바로 사용 가능한 실용적인 제품들이 주로 선보였다. 스마트폰의 앱으로 유명 바리스타의 레시피를 다운로드 받아 가정에서 재현할 수 있는 블루투스 커피 메이커, 자율 신경의 상태를 측정해 자신만의 영양보조제를 만들 수 있는 기기, 종이에 쓴 필기가 그대로 디지털로 저장되는 스마트 펜 등이 전시되었다. 얼리 어답터가 아닌 일반인들도 많이 방문했기에 제조업에 있어서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듣고 반응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오프라인에서만 수집할 수 있는 데이터

오프라인 점포가 온라인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하지만 오히려 오프라인은 소비자의 행동을 깊게 이해하고, 온라인에서 수집할 수 없는 데이터를 모으는 장소로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다. 온라인에서는 실제로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의 정보가 주로 모인다. 위에 소개한 오프라인 쇼룸에서는 상품을 구입하기 전의 소비자 행동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오감을 사용해서 상품을 시험해보는 소비자의 행동에서 얻는 인사이트는 온라인에서는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서두에 소개한 미국의 베타가 이번 여름 아시아에 진출, 도쿄에 점포를 오픈할 계획이다. 베타의 운영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실리콘밸리를 방문한 일본 기업들도 다수 있었다. 베타의 일본 진출과 맞물려 제품을 팔지 않는 매장, 데이터 수집을 위한 쇼룸 형태의 오프라인 매장이 도쿄에 더 많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

일본의 패션 산업 스타일링에서 활로를 찾다

Spe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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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패션과 유통 산업에 관심이 많지만 안타깝게도 패션 센스는 없는 편이다. 중요한 자리가 있거나 다른 사람들 앞에 설 기회가 있을 때면 ‘비용을 지불해도 좋으니 전문 스타일리스트가 나에게 딱 어울리는 옷, 멋지게 보일 수 있는 옷을 골라 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자주 하곤 했다. 나의 이런 바람이 현실로 이루어질지도 모르겠다. 최근 일본에서는 고객에게 맞는 패션을 스타일링 해주는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왜 패션 스타일링 서비스인가 

패션업계가 고전을 겪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필자가 이전 호에서도 언급했듯이 일본의 어패럴 시장은 2013년 이후 9조2천억엔에서 9조3천억엔 사이에서 정체를 이어가고 있다. 

소비자의 가치관은 물건이 아닌 체험을 중시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고 의류를 소비재처럼 사용하고 버리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단순히 질 좋고 예쁜 옷을 더 많이 만들거나 가격을 낮추는 것만으로는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다. 

일본의 패션 업계는 정체를 타개할 방안의 하나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고 있다. 기존의 렌탈과 구독 모델을 합친 서비스, 중고 의류를 리폼하여 판매하는 서비스 등 패션과 관련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의류라는 제품에 ‘서비스’를 더하여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패션 관련 서비스는 ‘스타일링’이다. 어패럴 기업뿐만 아니라 유통, 벤처기업 등 다양한 산업에서 패션 스타일링을 통해 패션을 ‘상품’이 아닌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마츠야 백화점의 패션 컨설팅 서비스

먼저 유통업계의 사례를 살펴보자. 마츠야 백화점 긴자점은 일하는 여성을 타깃으로 2019년 3월부터 ‘패션 컨설팅 서비스’를 시작했다. 퍼스널 스타일리스트 자격을 가지고, 매장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프로들이 고객을 위한 패션 스타일을 제안해 주는 서비스이다. 

마츠야는 일하는 여성, 그 중에서도 특히 관리직 여성을 타깃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요금은 5,500엔(첫 이용 시에는 컨설팅 2회를 5,500엔에, 3회째부터는 1회당 5,500엔에 제공)으로 고객은 약 2시간 30분간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스타일리스트는 컨설팅을 받기 전 미리 간단한 설문을 통해 고객의 기본 취향을 파악한다. 컨설팅이 시작되면 처음 30분간은 고객의 스타일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다양한 질문을 한다. 이후 나머지 2시간은 옷을 선택하고 입어보는 시간이다. 

고객들 중에는 “스타일리스트와 함께 패션에 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통해 나도 몰랐던 나의 스타일에 대해 알게 되었다”, “스타일리스트와 이야기하는 시간 자체가 즐거웠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전문직 및 관리직에 종사하는 여성들은 옷을 사러 갈 시간이 없거나 패션 관련 지식이 풍부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반면 사회적 지위에 걸맞는 패션, 장소에 따라 적합한 패션을 연출하고 싶은 니즈는 높다. 마츠야의 서비스는 이러한 전문직 여성들의 니즈를 충족시켜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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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이 귀찮아서 매일 같은 브랜드의 옷을 입고 다녔어요. 스타일리스트의 조언으로 나에게 어울리는 브랜드를 발견하게 되었고, 그 이후 더욱 다양한 브랜드를 방문하게 되었어요.”(40대, 의사)

“평소에는 바빠서 옷을 살 시간이 없어요. 저에게 맞는 브랜드를 알아보느라 다 돌아볼 필요가 없게 되었어요. 저같이 바쁜 사람에게는 아주 편리한 서비스입니다.”(40대, 대기업 부장)  ​ 


성장 중인 스타일링 AI 프로그램 

다수의 스타트업들도 스타일링을 내세운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의류 서브스크립션 서비스인 에어 클로젯(Air Closet)과 메차카리(Mechakari)는 ‘옷을 소유하지 않고도 좋아하는 옷을 무제한으로 빌려 입을 수 있다’는 서비스와 함께 ‘내 취향에 맞는 옷을 전문가가 골라준다’는 점을 고객들에게 내세우고 있다. 

메차카리는 ‘퍼스널라이즈 스타일링 AI 챗로봇’이, 에어 클로젯은 약 300명에 달하는 전문 스타일리스트가 고객 한 명 한 명의 취향에 맞는 옷을 골라서 정기적으로 배송해주고 있다. 

최근에는 ‘퍼스널 스타일링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운 새로운 서비스도 등장했다. 드로브(DROBE)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AI 프로그램인 드로브와 프로 스타일리스트가 고객의 취향 및 체형에 따라 옷을 스타일링하여 배송하는 서비스이다. 


 “20대에서 50대의 여성 절반 가까이가‘상품이 너무 많아 고민하다 지쳐 버린다’라고 토로할 뿐만 아니라‘천천히 옷을 고를 시간이 없다’‘나에게 어떤 색이나 디자인이 어울리는지 모른다’‘내 

패션 센스나 지식에 자신이 없다’등의 고민이 있다는 것을 설문조사를 통해 발견했습니다.”(드로브의 야마시키(山敷) 대표)​


고객은 회원 등록 시 자신의 패션 취향이나 체형, 예산 등 약 70개의 질문에 답하고 얼굴 사진이나 소지하고 있는 옷의 사진을 등록한다. 그러면 패션 잡지와 연예인의 스타일링, 매장 판매 등 다양한 경험을 가진 스타일리스트와 ‘스타일링 AI 프로그램’이 협력하여 고객에게 맞는 상품을 엄선하여 집으로 보낸다. 

고객이 답해야 하는 70개 항목이 많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창업자인 야마시키 대표는 “철저하게 소비자의 취향을 파악해야 서비스 이용 시 만족도가 높아진다”라고 설명한다. 

상품을 받아본 고객은 맘에 들면 구입하고 불필요한 상품은 반품한다. 상품 구입 시 궁금한 점이 있거나 구입 후 옷을 어떻게 입을지 고민될 때는 언제든 스타일리스트에게 상담할 수 있다. 

드로브를 처음 이용하는 고객은 상품 대금만 지급하면 되고, 두 번째 이용부터는 상품 대금에 더하여 1회 스타일링 요금인 2,900엔을 지급하며 반품 시 배송료는 무료다. 드로브 사업의 주된 수익원은 스타일링 요금과 상품이 팔렸을 때 제조업체로부터 받는 수수료이다. 

드로브 서비스를 이용하면 여성들은 여러 브랜드를 돌아보는 수고를 하지 않고도 집에서 편안하게 전문가가 골라준 패션을 받아볼 수 있다. 또한 스타일링 서비스를 받은 고객의 피드백이 반영되면서 드로브는 더욱 정교한 스타일링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AI기술 발전과 패션 업계의 변화

패션 상품은 트렌드가 빨리 변해 상품의 라이프 사이클이 짧고 고객의 취향 또한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구매 행동을 기반으로 제품을 추천하는 마케팅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패션분야에서도 고객의 취향과 구매 이력과 관련한 방대한 데이터가 쌓이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AI기술이 발달하면서 패션 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AI 기술을 활용한 제안과 인간의 패션 센스를 접목하는 방법으로 스타일링을 하는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더 많은 데이터가 축적되고 AI의 분석 능력이 진화하면 앞으로는 전문 스타일리스트가 협력하지 않아도 AI 혼자서 모든 것을 판단해서 고객 한 명 한 명의 마음에 꼭 드는 패션을 연출해주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 

 

출처: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

시즌구분 없는 기획, 성장가능성 보여준 ‘텐먼스’

Special

&lt;사진 왼쪽부터 목민경 기획총괄, 함슬기MD, 이희윤 어시스턴트, 박주은 웹디자인, 천경희 웹디자인, 유신영 마케팅&gt;

<사진 왼쪽부터 목민경 기획총괄, 함슬기MD, 이희윤 어시스턴트, 박주은 웹디자인, 천경희 웹디자인, 유신영 마케팅>

 

지난달 17일 론칭, 일주일 만에 판매율 90%에 두 달 분량 물량 소진. 자사몰로 판매 채널이 한정되어 있는데도 주력 상품은 예약판매를 할 정도여서 신제품 출고 일정도 20일이나 앞당겨졌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올 봄 론칭한 ‘텐먼스(10MONTH)’ 이야기다. 

오랫동안 입어도 트렌드와 멀어지지 않는다

지금 여성복, 아니 패션업계 전반이 코로나19 여파로 생존의 위협까지 느끼고 있다. 이런 와중에 ‘텐먼스’의 실적은 비현실적이기까지 하다. 아무리 물적, 인적 기반이 중소전문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풍부한 종합패션기업이라 해도 겪고 있는 상황은 동일한데 말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자체 분석한 평가 내용은 이렇다. ‘텐먼스’는 브랜드명과 같이 ‘1년 중 10개월 동안 입을 수 있는 옷’을 지향한다. 그러니까 한 시즌 만에 버려지거나 재고가 되지 않고, 계절에 관계없는 ‘필수적 패션’을 만들었다는 것. 이는 4계절, 8시즌, 월 단위 기획과 주 단위 출고 등 여성복 업계의 통상적 상품기획 시스템을 깨버렸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와 함께 유행을 타지 않는 기본 디자인으로 활용도를 높이는 대신 소재와 핏의 완성도를 끌어올려 소비자가 기대하는 눈높이를 맞췄다. 그 예로 브랜드 시그니처 품목인 ‘마스터 핏 슈트’를 보면 지향하는 바가 명확하다. 협업한 서완석 입체패턴연구소장은 2004년 정부가 국내 양​장부문 최초로 선정한 대한민국명장 패션디자인 제379호 명장이다(관련기사 입체재단의 ‘사람손길’ AI도 흉내 낼 수 없다).

중심 가격이 티셔츠 3만~5만 원대, 팬츠와 셔츠 각 9만9000원, 원피스 15만9000원 등으로 가격경쟁력도 있다. ‘텐먼스’의 행보는 단순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튀어나온 영리한 온라인 비즈니스 정도로만 보기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속가능 패션에 대한 업계의 딜레마, ‘철학의 문제를 산업에 적용하는 일이 가능 한가’라는 의문에 조금의 단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텐먼스’를 이끌고 있는 목민경 부장에게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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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경 부장>

아이디어의 출발, 사내 게시판

- ‘텐먼스’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사내 아이디어 게시판에 직원(디자이너)이 올린 글에서 시작됐다(아이디어 발제자는 같은 팀이 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4계절이 모호해 지고 있기 때문에 S/S나 F/W 시즌 구분이 없는 상품을 개발해 운영효율도 높이고, 절감된 원가를 더 높은 품질의 상품개발에 투자하자는 취지의 글이었다."

"사내 게시판을 관리하고 있는 전략기획팀에서 아이디어가 채택이 됐고, ‘텐먼스’라는 네이밍의 철학을 잘 살리려면 온라인이 주 채널이 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이 나와서  이커머스 베이스로 사업화가 시작됐다.”

내부에서 자사몰 기반 온라인 전용 브랜드가 필요하다는 이슈는 2년 전부터 있었기 때문에 아이디어를 채택하고 곧바로 실무에 착수해 1년 정도 론칭을 준비했다고 한다. 자사몰인 에스아이빌리지를 운영하는 마케팅담당 이커머스팀이 헤드 쿼터. 회사 차원에서도 플랫폼을 운영하는 이커머스팀이 제조 브랜드 전개에 나서는 첫 시도였다. 

브랜드 총괄 목민경 부장은 17년 경력의 베테랑 기획MD. 삼성물산 패션부문 ‘에잇세컨즈’ 론칭 멤버로 5년 전 신세계인터내셔날에 합류했고, 라이프스타일사업부 ‘자주’팀 소속이었다가 프로젝트 적임자로 꼽혀 차출됐다. 

 

- 모범사례로 연구한 국내외 브랜드가 있나?

“브랜드 철학과 스타일, 그리고 상품 운영방식이 각기 다른 기존 브랜드 다수를 연구했다. 하나의 예를 들자면, 분야가 너무 다르긴 하지만 ‘룰루레몬’의 상품개발 방식을 인상 깊게 봤다."

"‘룰루레몬’에는 10년 넘게 동일한 디자인을 가지고 소재, 디테일, 주머니모양 등을 세심하게 디벨롭 해가는 팬츠가 다수 있다. 아이템 하나를 가지고 소비자 조사와 테스트를 계속 해나간 결과다. 스스로 (경쟁자의) 진입장벽을 높이는 아이템, 패션에서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만들어 낸 시장이 더 오래 지속되고 더 강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기획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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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먼스’가 소비자를 이해하는 방법

-사전 시장조사 방법은 어떻게, 그리고 어떤 핵심 소비층을 설정했나? 

“설정한 소비자 모집단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온라인 플랫폼 에스아이빌리지다. 주력채널, 즉 유통망에 맞는 타깃을 1차 핵심타깃으로 두고 소비자 분석을 철저히 했다."

"에스아이빌리지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해 타깃을 정교화 할 수 있었고, 그 타깃에게 적중하는 상품 개발을 진행하며 그 소비자를 설득할 수 있는 마케팅 요소를 기획했다. 타깃 정교화 이후에는 착장분석을 깊이 있게 진행했다.” 

 

-타깃 정교화란 어떤 작업인가 

“브랜드 시작 단계에서는 기준점을 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선택지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상품기획 책임자로서의 기준점은 ‘에스아이빌리지 안에서 전개한다’는 것이다. 고객 데이터를 수집해 우리의 1차 핵심타깃이 누구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들이 어떤 취향을 가지고, 어떤 가격대에 어떤 아이템을 얼마나 구매하는지 타깃 소비자의 연령대, 사이즈, 구매주기 등을 정교하게 설계했다.”

그렇게 설정된 ‘텐먼스’의 1차 핵심타깃은 직업을 가지고 있는 30대 여성. 그리고 그들이 꼭 필요로 하는 품목을 선정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트렌드조사가 아니라 착장조사로 필요한 아이템을 산출했다. 매년 꺼내 입게 되는 아이템은 무엇인지, 일 년 중 월간, 주간 착장을 분석해 중복되는 아이템을 추출했다. 그렇게 시즌과 관계없이 자주 입는 옷이 무엇인지 찾아내 기획을 시작했다."

"내부 데이터 분석 뿐 아니라,  #데일리패션 #OOTD 등을 키워드로 네이버 키워드 검색 등 외부 데이터를 포함해 실제 착장을 분석하고 아이템을 결정했다. 고객들이 더 필요한 아이템이 무엇인지 비교해 아이템을 압축하기도 했다. 월별로 보면 아이템만 바뀌지 착장은 바뀌지 않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연간 착장을 쭉 늘어놓고 통계적으로 뽑아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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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데이터는 배경일 뿐이다

- AI MD 등 패션산업에도 첨단기술을 적용한 업무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어떤 영역에 어떤 방식과 정도로 디지털 툴을 활용했나. 

“현재의 데이터는 배경일 뿐이지 판단근거가 아니다. 방대한 데이터에 어떤 소스 값을 넣어 산출된 결과물은 적중률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검증이 필요하다. 나의 가설 아래에서만, 즉 의도를 가지고 있어야만 데이터 검증이 가능하다."

"현재의 자료는 판단을 빠르고 정교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의 의도가 분명하게 있어야 하고, 그 의도된 데이터는 소비자를 파악하는데 활용한다. ‘텐먼스’는 고객데이터 분석과 타깃고객 정교화로 시작된 브랜드다. 타깃으로 잡은 소비주체의 온라인 구매여정을 그려보고, 그에 따른 어필요소를 끊임없이 구매까지 이어지도록 준비했다."

"이는 성장하고 있는 에스아이빌리지의 데이터가 있었기에 가능한 실행전략 이다. 향후 고객지향적, 고객의 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CRM 마케팅을 중점적으로 실행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마케팅도 천천히 오래 갈 수 있는 툴을 쓸 것이다.”

 

‘텐먼스’의 상품기획, 이것이 핵심이다

 

- 여성 소비자 다수가 가진 ‘잘 만들어진 기본템’에 대한 갈증을 잘 읽었고, 체형도 친절하게 이해해 준다는 느낌이다. 바지 길이 선택지를 확대하는 등 온라인 쇼핑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노력이 엿보이는데. 

“패션시장은 공급과잉 시대를 맞았다. 그렇다면 더 끈질기게 상품개발은 물론, 구매 이후까지 트래킹 해야 한다. 새로움을 추구하는 동시에 고객관점의 시각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온라인의 특성을 살리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우리 팀은 디자인, MD, 마케팅의 업무 영역이 나뉘어 있지 않다. 하나의 상품 디자인과 개발을 하면서 차별요소는 물론 마케팅의 방향까지 결정해 상품을 선정한다. 그 연결고리가 무난히 이어져야만 진행시킨다.”

 

-서완석 명장과의 협업을 이어갈 것인가

“시그니처 아이템 개발을 중요시하고 있다. 신규 브랜드지만 별도의 브랜드 마케팅 보다 시그니처 아이템으로 브랜딩 하는 시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첫 번째가 ‘텐먼스’의 브랜드 철학이 담긴 마스터 핏 슈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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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완석 명장>

"10개월 동안 입을 수 있는 적당한 두께감, 구김이 잘 가지 않고  착용감이 뛰어난 소재를 개발했고, 최적화된 핏을 위해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입체패턴 명장인 서완석 소장님과 협업해 패턴을 만들어 냈다. 이 슈트는 상의·하의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

"재킷 하나로 슬림팬츠와 와이드팬츠, 스커트와 매치해 다양한 룩을 선보일 수 있는 거다. 만일 한 고객이 봄에 슬림팬츠가 마음에 들었다면, 가을쯤에 새 재킷을 구매하려고 할 때 사계절 지속해서 판매를 하고 있기 때문에 쇼핑 효율도 높다. 팬츠의 경우 허리사이즈 뿐 아니라 기장에 편차를 둬 옵션을 더 넓게 제안한 것도 장점이다.

국산 소재 사용, 국내 제작이 합리적 선택

- ‘착한 가격’은 어떻게 가능했나

“통합 소싱으로 원부자재 코스트다운이 가능했던 것과 파트너사들의 신뢰가 바탕이 됐다. 파트너사를 세팅할 때는 자가 공장이 있고 카테고리 전문 생산이 가능한 조건이 전제였다. 원래 그런 곳은 소물량을 받아주지 않는데, 대형사에 가지는 신뢰가 있었고 침체된 시장을 환기시킬 수 있는 새 브랜드의 등장에 환영해줬다.”

‘텐먼스’는 봄 상품을 기준으로 원단은 130년 역사를 가진 스펜스브라이슨의 아이리쉬 린넨, 렌징의 텐셀, 세계 5대 실크 명산지로 꼽히는 경상남도 진주産 실크 등을 사용했다. 제작은 한보섬유(스웨터), 명보사(데님) 등 각 품목 별로 최고 수준 기술력을 인정받는 협력사가 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이 없지 않았을 텐데

“데님은 손맛이 중요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국내 원단을 사용, 국내 가공과 국내 봉제를 원칙으로 했다. 감염 확산 이전에 여름 제품은 문제없이 생산이 완료됐고 중국이 봉쇄되면서 가을, 겨울 시즌 원부자재 수급에 애를 먹었다. 중간에 (중국산 원부자재 공급처를 국산으로) 돌리느라 꽤 힘들었다."

"원가인상 요인은 반영해야 하는데 판매가는 고정해야 하니 고단한 과정이었다. 하지만 더욱 굳어진 생각이 있다. ‘텐먼스’와 같은 컨디션의 브랜드는 국내 제작이 퀄리티 컨트롤이 되는 합리적 선택이라는 것이다. 원하는 가격과 품질을 만족하는 국내산이 찾으려고 노력하면 다 나온다. 론칭하면서 진주 실크를 비롯해 대구 소재를 많이 썼다. 앞으로도 국산 소재를 찾아내서 계속 쓰려 한다.”

“특정 아이템을 가져가는 스몰 브랜드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 모델 수를 확장하는데 ‘깊이’를 가지고 늘릴 계획이다. 시그니처 아이템인 마스터 핏 슈트를 예로 들면 슈트에 코디할 수 있는 실크 블라우스를 다양한 디자인과 포인트로 가져갈 수 있다. 또 블라우스 핏의 반응이 좋다면 소재를 다양하게 적용해 보는 것이다. 멋있는 비주얼로만 보여주는 여성복이 아니라 ‘텐먼스’만의 철학을 가지고, 만드는 사람도 고객도 재미있게 운영하려 한다.” ​ 

 

출처 :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

승률 높이는 이커머스 브랜드 모델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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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데이터 · AI는 해결책 아닌 의사결정 참고자료다

진정한 디지털 전략은 ‘혁신의 이유’를 스스로 찾는 것​ 


 

지난 기사(’‘승률 높이는 이커머스 브랜드 모델 上’)에서 전통적 제조 기반 패션기업이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출시할 때,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는 사업 모델을 다뤘다. 

요약하자면, 먼저 ‘우리 회사 사정’을 고려한 운영솔루션을 찾고, ‘최선’이 아니라 ‘개선’에 초점을 맞춰 가볍게 시작하자는 것이다. 처음부터 완벽한 조직과 시스템을 만든다며 무리하게 투자하면, 본전 생각에 당장의 매출을 쫓게 되기 마련이다. 그러면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할 능력이 있더라도 처방에 앞서 책임소재부터 따지게 되는 것이 조직의 생리이기 때문이다. 

기획과 판매는 오프라인 대비 압축적 MD, 브랜드 색을 드러내는 원 포인트 디자인을 통해 재고부담을 줄이면서 ‘제 값을 받고 파는’데 집중한다. ‘제 값에 팔린다’는 것은 공급자가 가진 디자인, 소재 품질, 브랜드 파워에 대한 자신감이자 소비자의 호응이다. 온라인에선 사람과 공간이 브랜드 가치를 설명하는 매장이 없으므로 제 값에 팔리게 하는 일련의 과정이 곧 ‘브랜딩’이다.  

물론 기사에서 언급한 내용이 필승전략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기술 발전, 변화 속도가 빠른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어제의 혁신이 오늘 당장 낡은 것이 될 수도 있다. 현재 시점으로 시작, 성장 단계에서 살아남거나 살아남을 확률이 높은 브랜드의 운영 방식일 뿐이다. 

이번 기사는 패션기업들이 온라인 비즈니스에서 디지털 도구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다뤘다.

국내외에서 도입부터 활용까지 안착시켰다고 할 만한 사례 이상으로 하나마나한 사례 또한 넘쳐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동일한 기술 수준에 동일한 목적과 기능을 가진 디지털 도구가 어떤 기업에게는 ‘매우 유효한 의사결정 참고자료’로 쓰이지만 어떤 기업에게는 ‘무모한 투자’라는 점이다.

왜 그럴까.   

“MD업무에 첨단기술을 활용하더라도 당신의 회사에서는 무의미하다. 시장엔 옷이 넘쳐나고, 트렌드 변화가 극심한 지금 ‘트렌드를 읽는다’는 것은 도박에 가깝다. 비슷한 상품이 쏟아지니 소비자는 더 싼값, 더 세련된 상품을 따라 경쟁사로 쉽게 가버린다. AI기술로 수요 예측을 해봐야 쓸데없는 짓이 될 뿐이다.” 

 

사업 모델에 맞지 않는 첨단기술은 무의미

카와이 타쿠(河合 拓) FRI&Company 대표(기업회생 컨설턴트/턴어라운드 매니저)가 일본매체 DCS에 기고한 칼럼에서 한 이야기다.

글로벌 SPA브랜드인 ‘자라’를 경쟁상대 또는 학습표본으로 설정한 일본 패션기업을 대상으로 한 글이지만 우리 기업들의 상황과 다르지 않다. 2~3년 전쯤부터 다수 패션기업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최우선 경영전략이며 디자인, MD, 마케팅에 빅 데이터 분석, AI기술을 접목하겠다고 나섰다. 생존하려면 디지털 환경에 적응해 밀레니얼 세대를 잡고, 이커머스 사업을 키워야하기 때문이다.  

AI 딥 러닝의 핵심은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패턴을 찾아내는 작업, 분류를 통한 ‘예측’이다. 과거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떤 색 어떤 디자인의 상품이 언제 누구에게 얼마나 팔리겠느냐는 것까지 미래의 트렌드를 알 수 있다는 것인데, 말 그대로 ‘예측’이다. 한 예를 보자. 

2017년, 우리가 잘 아는 두 패션기업이 IBM이 개발한 AI솔루션 ‘왓슨’을 도입한다. 왓슨은 농업부터 자동차 산업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되는데, 두 회사는 가격책정에 초점을 맞췄다.

각 품목별로 소비자 구매를 끌어내는 최적의 가격을 찾아내 경쟁력을 높인다는 목표였다. 결과는? 두 기업 중 한곳은 얼마 전 파산한 포에버21, 또 한곳은 실적 악화로 흔들리는 슈퍼드라이다. 스스로에 대한 과학적 진단 없이 자라 같은, 유니클로 같은, 한섬 같은, 휠라 같은, ‘1등의 시스템을 도입하면 2, 3등이라도 할 수 있다’는 발상의 종착지인 셈이다. 첨단기술로 소비자를 분석하고 트렌드 예측을 못한 것이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카와이 타쿠 대표는 기고에서 기획 원가율, 정상판매 소진율, 할인판매 소진율, 재고 회전율, 이 4개의 핵심성과지표부터 제대로 관리할 것을 조언했다.

구체적으로 기본물 위주 브랜드는 제품 가치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재고관리 기술에 투자하고, 유행 아이템 중심의 브랜드는 충성고객 비율을 높이라는 것이다. 가격경쟁을 하겠다면 첨단기술 수요 예측은 아예 필요가 없다. 그냥 5000원 할인쿠폰을 붙이면 그만이다.

‘체질개선’과 ‘고객 요구’ 사이에서 우리의 위치를 잡고 그에 맞는 디지털 도구를 선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빅 데이터 분석 자료와 인공지능 기술을 디자인, MD, 마케팅 업무에 단 한 번도 활용하지 않았다거나 앞으로도 하지 않겠다고 하는 기업은 이제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다만 정도의 차이다. 물적 인적 자원을 가진 종합패션기업과 유통사들은 축적된 고객 데이터(방문 및 결제 자료)를 가지고 진작부터 고도화를 추진 중이고 ‘제조’를 하는 중소기업 다수는 학습 초기 단계다(디지털 네이티브는 제외). 상대적으로 대형 자사몰을 가진 종합패션기업은 훨씬 유리한 출발점에서 시작했다. 자사몰 회원 소비자DB, 기본 트래픽 분석 자료를 가지고 온라인 전용 브랜드 전개가 유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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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플러스>

첨단기술, ‘적중률 높은 의사결정’ 위한 도구 

대표적으로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여성복 ‘구호플러스’를 꼽을 수 있다. ‘구호플러스’는 전략기획부서의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브랜드. 패션연구팀(前 삼성패션연구소)과 함께 수집된 내외부 데이터 분석 자료를 가지고 시장의 흐름에 맞는 새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곧바로 전담 그룹(팀 단위 보다 작은 소규모 프로젝트 인력이다)이 만들어졌고 포트폴리오 생산에 참여한 배윤신 그룹장이 론칭을 맡았다. 그리고 디지털, 유통 관련 업무 경력자가 아니라 타깃 고객으로 잡은 밀레니얼 세대, 88~90년대 생이 실무자들로 배치됐다. 첨단기술에 대한 이해보다 타깃 소비자군에 대한 이해를 우선순위에 두었기 때문이다.  

배 그룹장은 “빅 데이터를 얼마나 인사이트있게 분석해서 활용할 수 있는가의 문제는 필요하다, 아니다를 넘어 모든 사업의 필수 역량이 됐다”고 설명한다. 

“리테일에 있어 유통채널과 소비자 분석은 반드시 필요하고, 소비재라면 반드시 옷이 아니더라도 분석결과를 반영하는 것이 당연하다. 온라인만 필요한 것도 아니다. 다만 온라인은 고객데이터를 수집하고 성향을 파악하기가 수월해 유리하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내외부 데이터를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연구할 수 있는 장비와 프로그램, 인력풀을 가지고 있다.

‘구호플러스’의 경우 소비자의 니치한 취향을 파악하고, 아이템을 세분화 하는데 이를 필수적으로 활용한다. 예를 들어 온라인은 판매 타이밍 적중률이 중요한 만큼 수집 자료를 바탕으로 세밀하게 출시 주기를 연구하는 것이다. 졸업, 입학 시즌에 맞춰 아이템을 출시한다고 하자. 자사 AI프로그램에 모집단의 소스 데이터를 넣으면 타깃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아이템은 트렌치코트와 재킷이고 2월 11일이 출시 적기라는 분석 결과가 도출돼는 방식이다. 배 그룹장은 이것이 적은 SKU로도 신선도를 유지하는 비결 중 하나라고 했다.    

온라인 커머스 사업에 전사적 자원을 총동원하고 있는 LF는 자사몰 ‘LF몰’을 기반으로 브랜드 론칭과 전용 상품을 개발해 성과를 내고 있다. 온라인 채널 판매 브랜드 ‘일꼬르소’는 아예 4명으로 갖춰진 올인원(AII in one)조직체를 갖추고 기획, 디자인 판매까지 담당하고 있다. 불필요한 인력 자원을 줄이고 소수 인력으로 제품 기획과 디자인에 집중하는 구조다.  

제품은 ‘인시즌’ 기획 방식으로 빠른 속도와 즉각적인 트렌드를 반영해 한 달간 판매할 상품을 미리 선정해 판매하는 전략을 취한다. 이는 LF몰의 구매자 행동 데이터를 비롯한 방대한 자원을 활용해 가능했다. 원·부자재 및 봉제 등 협력사와 시즌 준비 단계부터 기획, 디자인 그리고 생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공유하고 있어 속도도 빠르다. 

작년 2월 온라인 기반의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던스트’의 론칭 배경도 재밌다. ‘던스트’는 LF 정보실에서 직접 론칭한 브랜드.

정보실은 국내외 패션 트렌드를 수집, 파악해 각 사업부에 리포트를 제공하고 있는 부서다. 정보실은 패션업계 추세가 ‘온라인’ ‘스트리트’ ‘유니섹스’로 흘러간다는 국내외 데이터를 분석해 리포트를 만들었고, 리포트를 확인한 오규식 부회장이 직접 ‘던스트’ 론칭을 지시했다. 현재 ‘던스트’는 정보실 산하 사내 벤처 조직에서 운영 중이며, 추가 브랜드 론칭 계획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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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결합되어야 힘을 발휘한다 

일상적으로 빅 데이터 분석, AI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는 이들도 “첨단기술은 도깨비 방망이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결국 최종 의사결정은 사람이 하기 때문에 ‘인간의 감도’가 결합해야 데이터가 파워풀해진다는 것이다. 

배 그룹장은 “우리에겐 난립된 데이터를 정렬하고 가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고 이를 고도화하면 의사결정도 더 쉽고 빠르게 될 것”이라면서 “데이터 분석 자료는 의사결정 적중률을 높여주는 도구”라고 강조한다. 툴의 완성도가 브랜드 경쟁력과 정비례하는 것은 당연하다. 

시스템 고도화를 진행 중인 종합패션기업 외에 중소 전문기업은 어떤 디지털 혁신 모델을 세울 수 있을까.

사실 ‘디지털 혁신=온라인판매’라는 편협한 시각에 갇혀있는 기업을 종종 보게 된다. 인플루언서 마켓과 무신사가 폭발적으로 성장하자 그 대열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뭐라도 디지털스러운 시스템을 도입하고 보자’는 강박이 일어난 탓이다. 승산이 있는 것인지 따져보지도 않는(잘 모르기 때문에 따져볼 수도 없다) 접근은 위험하기까지 하다. 

디지털 시대를 이해하고,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하며, 그들의 의사소통 방식에 따라 디지털 마케팅부서 중심인 조직혁신을 이루어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축했다고 하는 A사. 오랜 기간 의류 브랜드 사업을 했지만 액세서리 품목으로 눈을 돌려 자체 브랜드를 론칭했다.

이 브랜드는 가성비 좋은 핸드백(단일 모델)을 인스타그램에 띄우고 불어 홍보, 해외 셀럽, 인플루언서 PPL을 더해 입소문을 타고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금방 인기를 얻었다. 초기 디지털 마케팅의 성공에 한창 고무되었지만 거의 1년 가까이 시간이 흐르는 동안 뾰족한 후속 아이템 없이 정체 상태다. 이 브랜드의 사업모델이 된 B브랜드도 같은 전철을 밟았다.   

기술과 전문용어로 포장했다고 전략이 아니다. 진정한 디지털 전략은 패션기업의 기본 경쟁전략과 다르지 않다. 지금의 시장, 우리 회사의 경영환경을 바르게 분석해 타깃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내놓는, 당연한 일부터 점검하자. 그리고 스스로에게 ‘우리가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해본다. 

디자인 가치를 서비스하는지, 싼 가격을 서비스하는지, 최신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서비스하는지 등. 카와이 타쿠 대표의 말처럼 ‘우리 회사에 반드시 필요한 이유’부터 찾은 후에야 디지털 혁신을 외칠 일이다.

 

출처 :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

승률 높이는 이커머스 브랜드 모델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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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의미의 제조업을 영위해 온 패션기업이 온라인 채널에 적응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오너부터 실무자까지 손에 잡히는 물건을 만들어 번듯한 매장에 진열해 놓고 눈에 보이는 고객에게 판매를 하는 일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처럼 소비자를 모아주는 판매장을 주력 유통으로 해서 십 수 년, 수십 년 사업을 영위하며 덩치가 커진 기업 중, 온라인 채널을 겨냥한 새 브랜드를 내서 성공한 사례를 찾기 힘든 이유다. 진입시기가 디지털 네이티브와 비교해 한참 늦었을 뿐만 아니라, 기존의 시스템을 온라인 시장과 소비자의 변화 속도에 맞춰 유연하게 바꾸기도 어려운 탓이다.  

그러자 적지 않은 수의 제조 기업은 잘나간다고 하는 디지털 네이티브의 사업모델을 베껴 자사 시스템에 그대로 태우려 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여섯 명의 젊은이들이 모여 사장이자, 디자이너이자, MD이자, 경리이자, 아르바이트생의 업무까지 일인오역 정도는 해내는 스몰브랜드와 연매출 5000억 원을 올리는 회사가 같은 시스템으로 돌아갈리 없다. 

5000억 외형의 회사가 젊고 똘똘한 직원 다섯 명을 차출해 ‘온라인에서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얻는 스트리트 웨어를 만들라’는 미션을 주었다고 치자. 현재 온라인 패션시장 상황에 비추어 연매출 100억 원짜리 무신사 톱10 셀러를 만드는 것이 가장 성공한 그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신사 톱 셀러로 오프라인까지 확장해 외형이 400억 원 정도로 성장한 C브랜드처럼 키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결과는 가장 높은 기대치, 당연히 가장 확률이 낮은 경우의 수다. 연봉 5~6000만 원을 받는 인력 5명이 총무, 구매, 생산, 영업, 홍보 등 타 부서의 지원을 받아 3배수 넘기기도 힘든 마크업을 가진 외형 100억 원대 스트리트 웨어를 만드는 것이 5000억 기업에게 어떤 미래비전이 될까.  

우리의 사정, 전략에 맞는가? 

이 방식을 여전히 실험하는 기업도 있고 최근에는 사내벤처, 별동부대 형태로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2등 전략이 먹히는 것도 보았고, 아직 성공과 실패를 논할 단계가 아닌 사례도 있다. 중요한 것은 대전제, ‘우리 회사와 브랜드의 사정, 전략에 맞는 일인가?’를 검토, 검증 하였는가 이다. ‘리딩 기업, 브랜드의 비즈니스 모델을 그대로 적용했더니 성공적이다’라는 패션회사가 적어도 지금까지는 나오지 않았다.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 우리보다 잘되는 경쟁사의 시스템과 사업모델을 도입하는 것은 사실 위험한 일이다. 시스템에는 코어 밸류, 즉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는지’가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카와이 타쿠 FRI&Company 대표(기업회생 컨설턴트/턴어라운드 매니저)의 말을 빌리자면 “유니클로 방식은 유통혁신을 이룬 유니클로 혼자만의 승부일 뿐”이다.   

그렇다고 ‘제조 기업’이 온라인 채널에서 젊은 소비자를 잡기 위해 시도하는 활동이 부질없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 만들지 않고도 팔 수 있고, 누구나 ‘브랜드’를 띄울 수 있는 곳이 온라인이다.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경쟁이 치열할 뿐이다. 

‘우리에게 맞는 방식’을 찾는 첫 발걸음이 무겁게 느껴진다면, 그건 스스로도 막연한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를 만들려고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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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 갤러리아 압구정 팝업스토어>

‘본질’에만 충실하고 가볍게 시작하자

이희택 전 스탁컴퍼니 사업부장은 “욕심내지 말고 브랜드 컨디션과 운영 전략을 감안해 시작하고, 이후 데이터를 측정해 개선해 나가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조언한다. 

자사몰을 구축한다면 꼭 필요한 인력, 꼭 필요한 디자인과 기능으로만 시작해 경험치를 쌓으며 개선해 나가면 된다는 이야기다. 단일 브랜드에, 재고가 소량이거나 내부에 웹 기획자 등 운영자가 없다면 에이전시에 의뢰하거나 외부몰 입점을 택하는 것이 낫다. 처음에는 매출에 매달리지 말고 적정이익률과 구축·유지·보수비용 대비 효율을 우선해 진행하라는 것.   

여성복 전문기업 린컴퍼니의 사례를 보자. 린컴퍼니는 디자이너 출신 오너가 백화점과 아웃렛몰을 주력 채널로 6개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2,000억 원대 외형을 이룬, 전형적 ‘제조 기업’이다. 동시에 동 업계에서 보기 드물게 올해로 5년째 온라인 전용 디자이너 브랜드 ‘누보텐’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기존 母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이어 신규 온라인 브랜드 3개를 이달부터 여름까지 연이어 론칭한다. ‘린’의 디퓨전 라인 ‘위들린(Huit de lynn)’, ‘라인’의 ‘라인 스튜디오 원’, ‘케네스레이디’의 ‘디어K’다. 각각 독립된 모 브랜드 디자인실이 온라인 브랜드 기획도 책임지는 방식이다.

린컴퍼니 온라인사업총괄 권현정 경영관리본부장은 “‘누보텐을 시작할 때에도 그랬고 오프라인 매출 비중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새로운 시도에 나선 조직이 주눅 들지 않도록 팀을 보호하는데 공을 들였다”면서 “새로움과 콘텐츠 확장성을 보여준다는 것이 본질이니까 (오프라인에서) 가벼운 프로젝트로, 통제받던 평효율의 틀을 벗어나 본질에 집중하는 시도”라고 밝혔다.  

지금 내수 온라인 시장에서 풀 컬렉션을 보여주겠다는 것은 욕심이다. 온라인에서 핫한 스트리트 웨어 브랜드가 대개 그렇듯, 타깃팅을 좁게 가면서 스타마케팅이건 이미지 메이킹이건 해서 특정 품목이 소비자에게 각인되면 카테고리를 하나씩 늘리는 방식이 대세다. 

 

MD는 압축적으로, 가격정책은 뚝심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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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플러스 20SS>

양산이 힘든 스몰브랜드의 한계도 있지만 리스크를 줄이면서 개선도 쉽다. 사입 기반의 저가 의류를 전개하는 디지털 네이티브거나 오프라인 브랜드가 온라인 채널로 확장한 경우를 제외하면, 시즌 당 300여개 스타일마다 재고를 쌓아놓고서야 온라인만의 이점을 살릴 수 없다.  

높은 완성도, 중고가 이상 가격대의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요즘 온라인에서 가장 세련되고 효율적인 MD를 보여주고 있는 여성복 ‘구호플러스’를 보자. ‘구호플러스’는 삼성물산 패션부문 여성복사업부가 작년 9월 여성 캐릭터캐주얼 ‘구호’의 세컨드 브랜드로 론칭했다. 25~35세 여성을 메인타깃으로 해서 자사몰인 SSF샵을 단일 채널로 전개 중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려했다면 1년여 기획, 품평 등등에 시간을 할애해 매장수와 규모에 맞는 대규모 SKU가 필요했겠지만 ‘구호플러스’는 자사몰 전개를 우선 원칙으로 해 모델 수를 압축했다. 평균적으로는 지난 추동시즌과 올 춘하시즌에 시즌 당 70모델, 120 SKU 정도를 전개한다. 일부 원부자재를 확보한 아이템은 반응생산도 한다. 

‘구호플러스’의 시그니처 핏(fit)인 ‘맥 코쿤’은 가을엔 트렌치코트, 겨울엔 코트로 만들었는데, 코트는 한 모델에 500장씩 판매가 됐다. 쿠폰할인, 시즌오프도 없었지만 론칭 첫 달만 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모델 수가 작으니 출고 주기가 늘어질까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구호플러스’는 크게 8개의 프리, 메인시즌을 기획하고 한 달~한 달반 주기로 신상품을 그룹핑(grouping) 출고한다. 온라인 소비자는 적기구매 성향이 강해 오프라인보다 시즌에 인접해 출시하는데, 예를 들면 2월 초에 ‘프리 스프링 컬렉션’을, 3월에 또 다른 그룹핑 상품을 선보이는 방식이다. 업로드 일정도 언제나 ‘화요일 11시’로 원칙을 정해뒀다.  

‘구호플러스’ 배윤신 그룹장은 “출시시기의 타깃 고객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품목을 구성하고, 출시주기 연구는 오프라인보다 세밀하게 한다”면서 “적은 SKU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적기에, 필요 아이템을 매치해서 제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 ‘가격을 절대 흔들지 않는다’는 것이 브랜딩의 대전제라고 강조한다. 처음부터 가성비를 반영해 판매가격을 정함으로써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소구, 신뢰와 만족도를 지켜준다는 것이다.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다’는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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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들린 2020 spring​>

좁은 타깃팅과 압축 MD로 중심을 잡고 시작하는 것은 패션종합기업(대기업)이건패션전문기업(중소기업)이건 시장 침투에 확실히 효과적 방식이다. 다시 린컴퍼니의 사례다.  

린컴퍼니가 한꺼번에 3개의 온라인 브랜드를 기획한데에는 ‘누보텐’의 학습효과 덕이 컸다.  ‘누보텐’은 2016년 6월 티저 사이트, 10월 공식 쇼핑사이트(자사몰)를 오픈했고 이어 네이버 디자이너윈도, 더블유컨셉, 29CM, SSF샵에 입점했다. 

사실 ‘누보텐’의 초기 3시즌 컬렉션은 별 반응을 얻지 못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시장의 중간(between) 지대’ 쯤에 자리를 잡으려고 한 것이 문제였다. 두루 접근성을 확보하자는 의도였지만 소비자의 니치한(niche) 취향과도, 정작 내놓은 옷과 포지셔닝의 간극이 컸다. 

권 본부장은 “옷을 만드는 역량은 있는데 채널과 이용 소비자의 특성에 맞추지 못했다”고 분석한다. 오프라인에서는 브랜드 정체성이 드러나는 매장에서, 제품이 가장 돋보이게 해주는 디스플레이, 접객 노하우와 제품정보를 숙지한 훈련된 관리자가 소비자를 대면한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소비자에게 설명할 수 있는 적정 툴을 이용할 줄 몰랐다는 것이다. 

린컴퍼니는 3년차에 들어서며 ‘진짜 디자이너 브랜드다운 옷’을 찾는 소비자에게만 집중했다. 매출 비중이 작아 배정하지 못했던 마케팅 비용에 투자했고 외부 전문가와도 손잡은 후 완판 상품이 나오기 시작했다. 

지금은 채널 당 월 1억 원 정도의 매출이 나온다. 전개 스타일 수와 물량, 매출 규모는 작지만 작은 조직, 연계한 사내 협업으로 적정효율을 낸다. 현재 소재 디자이너 1명, 스타일 디자이너 3명, 온라인MD 1명이 한 팀이다. 린컴퍼니는 각 브랜드 사업부가 구매, 생산부터 독립체산 시스템으로 움직이지만 ‘누보텐’의 샘플 제작과 생산에는 유기적으로 공조하고 있다.  

 

고객을 사로잡을 ‘단 하나’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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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플러스 20SS>

배윤신 그룹장은 “구호플러스 상품기획의 본질은 ‘구호가 갖고 있는 장점을 밀레니얼 세대에게 준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여성 캐릭터 시장에서 확실하게 차별화된 핏(fit), 원 포인트 디테일, 깔끔한 실루엣 등 ‘구호’ 장점 가운데 밀레니얼 세대에게 소구하는 포인트를 ‘구호플러스’만의 에센셜 디자인으로 제안한다는 이야기다. 

조직구성도 배 그룹장을 포함해 디자이너와 기획MD, 총 7명이 한 팀을 이루고 있는데 다수가 88~90년대 생, 즉 밀레니얼 세대다. 팀 내에 디지털, 유통전문가가 없어도 타깃 시장에 대한 명확한 인지를 가지고 있는 인력이 더 중요하다고. 

기획방향이 ‘밀레니얼 세대’를 향해있으므로 가격정책, 홍보와 프로모션 등도 그에 철저히 맞췄다. 채널전략도 ‘밀레니얼 세대가 있는 곳으로 찾아 간다’는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가 선호하는 장소에 팝업 매장을 내는 것이 한 예다. 

론칭 당시에는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도산공원 에이디카페에 팝업스토어를 열었고, 작년 12월에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었는데 워낙 인기가 높아 2주 만에 1억3000만 원의 매출이 나왔다. 다음 달 초에는 프리 스프링 상품 출시에 맞춰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연다. 디지털 팝업스토어 개설도 검토하고 있다. 

배 그룹장은 “모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는 가져오지만 다른 타깃을 흡수하고, 다른 채널 마케팅을 펴는 독립 브랜드로 브랜딩해야 지속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패션상품 이커머스 활성화 초기에는 공급자가 ‘싼 가격’을 내세웠고 소비자도 그에 따라 흘렀다. 하지만 이제 온라인 패션상품 소비자는 가성비는 기본이고, 브랜딩이 되는지 ‘가치’를 본다. 대형사, 모 브랜드의 후광도 있겠지만 그것이 ‘구호플러스’의 가치는 아니다. 우리의 역할은 온라인 매출도 올린다는 것이 아니라 밀레니얼 세대에게 어필하는 ‘구호플러스만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출처 :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

제품이 아닌 브랜드를 디자인하라

Spe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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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브랜드를 사는 시대다. 디자이너 생활을 한참 한 뒤에야 깨닫게 된 것은 아이러니 하게도 ‘제품 디자인이 전부가 아니다’는 것.

누구나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지만, 막연히 제품 디자인만 생각하기 마련이다. 품질의 차이가 점점 줄어드는 요즘, 같은 제품이라도 따라잡을 수 없는 벽이 있다. 즉 갈수록 브랜드 디자인의 격차가 더 커지고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신규 브랜드를 제대로 기획하는 방법을 잘 모르던 때부터 지금까지 우리의 방식으로 많은 브랜드들이 탄생하고 또 사라져 가고 있다. 

‘브랜드 디자인’은 어떤 콘셉트로 소비자와 소통할지에 대한 브랜드 전략의 결과물이기도 하기에, 어떤 수준으로 구성되느냐에 따라서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살아나기도 하고 별 볼일 없는 브랜드로 보이기도 한다.

브랜드 로고, 심볼, 철학 등은 모두 브랜드 디자인에 포함되는 요소다. 모두 알고는 있지만 꼭 필요하고 중요한 것들을 몇 가지 얘기해보려고 한다.

 

시각적 상징

브랜드를 어떻게 ‘인식’ 시킬 지가 중요한 요즘, ‘시각적 상징’은 소비자가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포장’을 의미한다.

특히 아시아 기업에서는 시각적 상징이 갖는 중요성에 비해 그 의미를 잘 모르고 어려워하기에 다소 소홀히 다뤄지는 게 아쉽다. 심지어 상표의 인지도와 기술적 노하우, 그리고 아이덴티티도 없는 로고와 이름뿐인 빈껍데기 해외브랜드를 라이선스 하는 경우도 많다. 

그 높은 로열티를 지불하면서까지 단순히 로고가 필요했던 것인지, 해외브랜드란 타이틀이 갖고 싶었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네이밍, 로고, 심볼 등 제품에 표현되는 시각적 특성의 중요성을 어렴풋하게나마 알기 때문이었을까.

하지만, 아무리 라이선스 브랜드라도 아이덴티티가 약할 수 있다. 경쟁을 위해선 광고이미지, 컬러 등 다른 비주얼 요소가 더 요구된다. 이렇게 브랜드는 사업을 하는 내내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요소임에는 틀림없다.

이런 요소들은 제품이나 브랜드의 아이디어가 탄탄하다면 기업은 젊고 감각있는 디자인 전문가들과 충분히 개발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B.I 디자인이 돋보이는지, 한눈에 들어오는지, 브랜드 광고나 이미지도 어떤 방향성을 갖고 있는지를 두고 경쟁브랜드들과 많이 비교해야 한다. 

여기에 디자인적 의사결정이라면, 사내에도 전문가가 필요하다. 단순히 투표로 결정해서(실제로 이런 경우가 많다) 평범한 결과를 낳거나, 직급이 높은 사람의 느낌에만 의존한다면 좋은 의사결정이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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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롤라 핸드폰>

스토리

‘스토리’는 꼭 거창하고 사회적인 이슈와 관계될 필요는 없다. 당장의 브랜드 철학이 없더라도 제품 철학이 일관성만 갖는다면 그것이 바로 브랜드 철학이 될 수 있다.

요즘은 브랜드 스토리가 탄탄한 신규 브랜드들이 계속 출시되고 있다. 기업들이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 제품 콘셉트가 분명하고 꼭 필요한 아이템만 전문적으로 개발한다. 

그런 브랜드들은 기성 브랜드들보다 훨씬 쉽게 이해되고, 디자인마저 매력적이다. 물론 예산이 적어 초기 사업 확장성에 애로가 많겠지만, 아이디어만 좋다면 마케팅 방법은 많이 다양해졌다. 브랜드 특성을 일관성 있게 유지한다면 그 미래가치는 점점 커질 수 있다.

 

규모의 최소화

브랜드가 갖는 콘셉트를 뚜렷하게 전달하려면 군더더기가 많아서는 안 된다. 매 시즌마다 여러 스타일을 진행하는 국내 의류기업에서는 욕심을 버리지 못해 선택을 어려워하기도 한다. 이것이 한국이 아웃도어 브랜드의 세계 3위시장이라는 명성에도 불구하고 개성 있는 전문기업이 없었던 이유다.

최근에는 작지만 꾸준하게 성장하는 실력 있는 브랜드가 하나둘 생겨나 기대를 받고 있다. 또한 전문성을 갖추고 꾸준히 연구개발하며 글로벌하게 세일즈를 하는 브랜드도 있다.

일례로 모토롤라의 TAC5000, 애플의 아이폰은 바로 단 한 모델로 삼성애니콜, 스카이 등 수십대의 한국폰과 매시즌 상대했다. 그래도 그 스타일 디자인과 매출은 우월했고 모두가 환호했다. 뿐만 아니라, 개발의 효율성도 월등해서 이익율을 비교하면 훨씬 높았다. 

한참이 지나서야 삼성도 갤럭시폰 단일브랜드로 개발 및 마켓팅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방향에 집중하지 않는다면 숫자와 규모는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된다.

브랜드는 제품이 갖는 존재 이유를 만드는 일이다. 차별성을 만들어 가는 일은 누구에게나 어렵고 많은 시간도 필요하다. 실제로 비즈니스에는 여러 요소들이 복잡하게 작용하는 것 역시 맞는 말이다. 

하지만 기성 브랜드들도 앞으로는 브랜드 정체성 및 전문성을 세련되게 갖춰가며 소비자들을 리드하는 참신한 브랜드가 되길 기대해 본다.​ 

 

출처 :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

브랜드 충성도 … 고객생애가치에서 찾는다

Spe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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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찾은 고객 ‘평생고객’ 만들기  

많은 기업들이 ‘고객이 중심’이라고 말한다. 

스타벅스는 커피에 대한 탁월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정평이 높다. 애플의 고객 충성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노드스트롬은 고객 지상주의를 실천한 마케팅의 교본으로 꼽힌다. 

노드스트롬의 고객 중심적 마케팅을 놓고 찬반 의견이 분분하지만 어찌됐던 고객이 곧 돈이다. 전자상거래의 성장에 맞물린 지금의 패션 산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쉽게 말해 그저 한 번 왔다간 고객과 자주 찾아올 고객은 누구인지 등 세분화해 적절한 비즈니스 활동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제품중심적인 기업, 영업적 효율성을 강조한 기업 등 제각기 중요하게 다루는 지표와 비즈니스 전략을 갖추고 있지만 무한 경쟁 시대,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안겨주는 고객에 집중할 필요성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당장 국내 이커머스 업계만 봐도 그렇다. 현재 국내 상당수 이커머스 기업 업체들이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여 이탈을 방지하는 장치라는데 공감하고 있다. 

멤버십이나 새벽배송 서비스는 기업의 수익을 보장하기보다 고객의 이탈을 막는데 집중되는 모습이다. 

상품을 판매하는 시점에서의 이익보다는 고객의 생애 가치 전반에서 지속적인 만족을 줘 지속적 구매가 발생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 

 

사업 성장의 기초는 평생고객 확보

미국의 여성 셔츠 브랜드 ‘프랭크&아이린’의 고객 관리에 대한 철학은 국내 업계서도 살펴볼 만하다. ‘프랭크&아이린’은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는 것만큼 고객 재방문율을 높이는데 가장 큰 가치를 두고 연간 약 3천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브랜드다. 

창업자이자 디자이너 오드리 맥로글린(Audrey McLoghlin)이 지난 2009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론칭한 ‘프랭크&아이린’은 이탈리아 전통 직물 제조 기업들의 소재를 사용하고 있는 곳으로 유명한 브랜드다.  

최근 오드리 맥로그린은 영국 패션 비즈니스 매거진 BOF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을 통해 쇼핑할 수 있는 패션 비즈니스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브랜드 충성도”라고 밝혔다.   

수많은 D2C 브랜드 모델이 등장하면서 SNS 기반 광고에 집중하고 있는 현상을 꼬집은 것이다. 

‘프랭크&아이린’은 광고 마케팅으로 소비자를 깜짝 놀라게 하거나 기업을 홍보하는 대신 이메일과 SNS 관리에 돈을 쏟아 붓고 있다. 그 결과 고정 고객 10명 중 8명이 ‘프랭크&아일린’ 온라인 사이트에서 재구매를 위해 방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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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아이린’은 유통과 마케팅을 철저히 분리해 상품에 집중하고 있다. 유통은 홀세일 파트너에 100% 의존하고 있으며 본사는 이메일과 SNS를 활용해 소비자가 바라보는 브랜드의 관심만을 추적, 상품에 반영하고 평생고객을 찾고 관리하는 구조다. 

‘프랭크&아일린’은 론칭 초기부터 매력적인 제품을 만들거나 편리한 결제 경험을 제공하는 것 이상의 로열티 프로그램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해온 브랜드다. 

창업자 오드리 맥로그린은 “고객은 단순한 거래가 아닌 브랜드와 관계를 맺고 있다고 느낄 필요가 있다. 개인화된 경험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브랜드 로열티를 관리하는 프로그램에 투자하고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장 소중한 자산 ‘평생 고객’ 

고객생애가치(Customer Lifetime Val ue, CLV)는 ‘한 고객이 기업과의 관계를 유지하며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총합계’를 뜻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평생 고객이 기업에 줄 수 있는 수익’이다. 이를 기반으로 마케팅을 진행한다면 기업은 훨씬 많은 가치를 얻을 수 있다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때문에 CLV에 관심을 가지는 글로벌 기업들이 많다. 

실제 패션 기업들 가운데 상당수가 온라인으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코웬앤코의 애널리스트 올리버 첸(Oliver Chen)은 “고객생애가치 파악은 소비자군을 식별하는데 도움이 되며 원인을 분석하면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랭크&아일린’은 신규 고객 유치보다 자사가 정한 계측 방식으로 분류된 ‘평생 고객’을 상대로 투자비용을 높이고 있다. 미국 LA의 쇼룸으로 ‘평생 고객’을 초대해 선물을 제공하거나 직접 간식과 먹을 것들을 챙겨 집으로 보내주기도 한다. 

오드리 맥로그린은 “쇼룸을 직접 방문한 고객들은 항상 더 많은 제품을 구매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 회사의 로열티 프로그램은 고정 고객 대상으로 폭 넓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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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젠트>

고객의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해 고객 데이터를 사용하는 곳도 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즐겨 입는 미국의 D2C 여성복 브랜드 ‘아르젠트(Argent)’의 반품 서비스 전략도 주목할 만하다.   

소비자가 제품 구매 시 반품이 가능한 상자와 반품 라벨을 함께 보낸다. 소비자들은 집에서 직접 제품을 입어보고 구매하지 않을 제품은 함께 배송된 상자로 돌려보내면 된다. ‘아르젠트’의 구매자의 평균 주문가는 우리 돈으로 약 70만원에 달한다. 무엇보다 창업한지 3년 밖에 안 되는 스타트업이라는 점이 더욱 글로벌 패션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르젠트’는 ‘일할 때 가장 편한 여성정장’이라는 콘셉트로 모든 상품을 제작한다. 미국 실리콘밸리 IT 출신 아르젠트 공동창업자인 살리 크리스테슨이 직장인 여성들이 즐겨 입는 정장이 일할 때 오히려 불편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론칭한 것. 최근 페이팔 공동창업자인 피터 필(Peter Thiel)도 ‘아르젠트’에 47억원 가량을 투자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다. 반복 구매와 고정 고객수가 탄탄하다는 것이 투자의 배경이다. 

 

완벽한 로열 프로그램 구축 필요 

시장 조사기관 포레스터(Forrester)에 따르면 조사 대상 소비자 가운데 56%가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의 로열티 프로그램을 찾고 있으며 60%는 로열티 프로그램이 구매에 영향을 준다고 응답했다. 로열티 프로그램은 고객들이 매장에서 더 많은 쇼핑 활동을 장려하고 온라인에서 다양한 형태의 할인을 제공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세포라(sephora)’도 고정 고객을 유지하며 재구매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에 나선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2천 5백만 명의 멤버십 회원을 확보한 코스매틱 유통 공룡 ‘세포라’의 ‘뷰티 인사이더(Beauty Insider)’는 소매업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로열티 프로그램 중 하나다. 사용자들은 ‘세포라’에서 구매하는 비용 1달러당 1포인트를 받게 된다. 포인트는 디럭스 샘플을 포인트로 사용할 수 있다.  

‘세포라’가 마일리지와 샘플 제공을 제외하고 특별한 고객 관리 제도가 없어 소비자 이탈이 감지될 때 내놓은 제도다. 계층형 시스템도 도입했다. 일 년에 350불 이상 구매하면 곧장 VIB(Very Important Beauty Insider)가 된다. 매월 35달러 이상 구매하면 사은품을 꾸준히 보내는 식이다. 

특히 멤버십 회원 가운데 생일인 고객은 어마어마한 양의 화장품 샘플을 제공 받게 된다. 무료 클래스 참석과 조기 발매된 제품의 우선 구매 혜택, 브랜드 창업자와의 만남 등 고객과 브랜드와 유대감을 쌓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마련해 운영 중이다. 평생 고객으로 분류한 소비자는 전문적인 메이크업 팁과 저녁 식사 자리를 갖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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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통해 ‘세포라’는 고객의 매장 재방문과 재구매력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세포라’의 노력은 ‘뷰티 인사이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2017년 개설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용자들의 질문 및 답변, 추천과 팁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100 Days of Lipstick Challenge’ 이벤트에는 2만7천 건에 가까운 댓글이 달렸다. 

공식 SNS 채널에서 취급하고 있는 브랜드를 소개하며 판매에 연결하는 등 고객들의 반응을 최대한 데이터로 뽑아 자체적으로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연초 국내의 뷰티 전문 유통점 브랜드 ‘올리브영’이 웹과 모바일 페이지에서 통합 리뷰서비스 도입하는 것 역시 ‘세포라’ 모델과 유사하다.  

재구매율이 44%에 달하는 D2C 여성복 ‘아르젠트’는 멤버십 회원들에게 메일을 발송할 때 복수의 주제를 선정한다. 전송 시간과 메일 내용의 길이 등도 꼼꼼히 분류한다. 일례로 출근 시간이 늦은 직장 여성 소비자의 경우 일주일에 한 번, 단순하고 강력한 메시지를 이메일에 담아 발송한다. 이처럼 이메일 발송을 포함한 로열티 프로그램 운영에 소요되는 비용은 크지 않다. 

‘아르젠트’의 창업자 살리 크리스테슨는 지난해 뉴욕타임즈와 인터뷰를 통해 “패션 기업들이 단발성 마케팅 활동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것은 불특정 고객을 공략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아르젠트)의 로열티 프로그램은 단순히 이미 ‘단골’이 된 고객들만을 잘 관리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 고객’을 ‘단골 고객’으로 만드는 것에서 시작해 ‘충성 고객’이 되기까지, 다시 말해 ‘고객 만족의 극대화’를 실현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아르젠트’는 총 고객의 15~20%가 기업 이익의 70~80%를 창출하는 ‘단골 고객’이다.​ ​ 

 

출처 :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

가치를 더하는 세컨 핸즈 시장

Spe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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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패션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궁금증으로 전화 인터뷰를 요청받았다. 그는 이제 막 회사의 신규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목소리만으로도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업계 후배들이었다.  

대화 중 패션 스트리밍 서비스의 수익모델에 대한 얘기를 했었는데, 서비스 이용료만으로는 이익을 내기 어렵고, 결국 서비스가 이루어진 후 중고 상품에 대한 판매율을 어떻게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했었다.

대화를 하면서 당시 세웠던 서비스 운영에 대한 기획들이 잠시 생각났다.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중에 바로 판매로 이어지는 경우를 수익으로 가장 크게 잡아야겠지만 관련 가설에 판매율이 높지 않을 경우를 대비, 오프라인 유통을 통한 소진 부분과 재고 상품에 좀 더 가치를 부여 해 판매할 수 있는 업사이클(upcycle) 프로젝트 등에 대한 기획을 잡았다. 하지만 짧았던 서비스 운영기간으로 결국 서비스 종료 시점에서 아웃렛 상품 유통업체에게 재고를 넘기고 판매를 마무리했던 아쉬웠던 기억이 난다.

 

중고의 천국 일본

관련 기획을 했던 당시에 중고시장이 가장 활성화 되어 있던 일본 사례를 참고 했었다. 일본은 세컨 스트리트의 천국이다. 중고 전문점 메루카리는 지난 2018년 상장해 시가 총액이 7조원에 달한다. 

시장조사를 하고 매장을 직접 방문하면서 중고 상품에 가치를 부여하며 디테일하고 깊이 있게 운영하는 일본의 업그레이드 된 패션 세컨핸즈 시장에 대해서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일본의 대표적인 패션 세컨핸즈 유통 브랜드로는 ‘랙택(RAGTAG)’ 사례를 많이 든다. ‘랙택’의 경우 ‘Designer’s Brand Used Selected Shop’이라는 슬로건에서만 보더라도 취급하는 상품에 대한 명확한 콘셉트를 가진 세컨핸즈 숍이다. 

1985년 창업 이래 전국에 1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디자이너 브랜드를 취급하고 있는 만큼 상품관리에 대해서 굉장히 까다로운 운영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일단 매입된 상품은 기본 세탁 및 간단한 수선 등이 진행되고 관련 작업을 거친다 해도, 남아 있는 오염이나 흠집에 대해서는 태그 및 상세 페이지에 자세히 명시하며, 전문가들에 의해 정품 인증을 철저히 진행한다. 정품과 가품의 차별을 알리기 위한 짝퉁 박멸 프로젝트인 ‘가증 위조품 전’을 열기도 한다.

오프라인 매장 구성도 좋았지만 랙택의 온라인 쇼핑몰은 일반 정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의류쇼핑몰보다도 디테일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t;랙택&gt;

<랙택>

디테일의 정점 ‘랙택’

일단 사이즈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 주는 온라인 피팅룸 서비스인 비츄사이즈(Virtusize)는 기존 구매 이력이 있는 상품이 있으면 관련 상품과 현재 구매하고자 하는 상품의 사이즈를 이미지로 비교해 한눈에 피팅감을 상상할 수 있게 해준다. 구매 이력이 없을 경우 고객이 갖고 있는 상품에 대한 기본 사이즈를 입력해 차이를 볼 수 있다. 매장 내에 있는 상품DB를 불러와 비교해주기도 한다.

또 피팅룸 서비스는 구매하려는 아이템의 사이즈 정보만 입력하면 매칭되는 아이템을 정렬해서 보여준다. 이때 조건에 몇 프로 일치되는 상품인지 보여주고, 제안된 것 중 맘에 드는 상품을 추려 장바구니에 담는 서비스가 있다. 

온라인 쇼핑 중 직접 입어보고 결정하고 싶을 때는 픽업을 원하는 매장을 지정하고, 매장에 상품이 도착하면 알림이 온다. 오프라인에서 피팅 후 구매하거나 맘에 들지 않은 아이템은 바로 취소할 수 있다. 소비자가 이용하기 편리하도록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교한 매입 프로세스

매입 프로세스도 정교하다. 고객이 택배로 보내거나, 매장을 방문하거나, 상품이 많을 시 직접 픽업 요청을 하는 경우로 나눈다. 매입가는 캐주얼 제품은 트렌드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신선도를 구매 평가 기준으로 잡고, 명품은 몇 십 년이 지난 상품이라도 희소성 등을 기준으로 평가 점수를 높게 주기도 한다. 아웃도어는 깊은 흠집이라도 멋스럽다면 높은 점수를 주는 등 카테고리별로 명확한 매입 기준을 가지고 있다.

가장 큰 시부야 매장을 방문했을 때 콘셉트 별로 매장 구성이 되어 있고 제품의 종류도 상당하고, 중고상품인가 싶을 정도로 상품상태도 좋아서 감동했던 기억이 난다. 본사의 타이트한 관리 프로세스로부터 나온 결과라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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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루카리​>

미국의 메이시스나 제이씨페니도 자사 매장에 중고 매장을 오픈을 하고, 노드스트롬 백화점은 렌트더런웨이(RentTheRunway)에 중고매장을 오픈하는 추세이지만 랙택은 몇 년 전부터 후쿠오카 백화점에 매장을 오픈해 운영을 하고 있었다. 또한 중고 상품에 가치를 부여하는  패스더바튼(PasstheBaton) 이라는 브랜드가 있다. 

이 브랜드는 세컨핸즈 개념을 한 단계 높여 업사이클 개념을 구현했는데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도 좋고, 이미 있는 것을 소중히 하는 것도 좋다. 이미 누군가의 기술, 지금의 나의 가치, 미래의 누군가에게 소중한(Pass the Personal Culture. New Recycle. Pass the Baton)’ 이라는 슬로건에서 나타나듯이 개인의 추억이 담겨 있는 상품을 개인의 사진과 프로필, 상품에 얽힌 이야기들을 같이 판매하는 셀렉트 샵이다. 

오모테산도 매장을 방문했을 때 바이어들이 구매 담당자들과 상품 판매 가치를 얘기하는 것을 넘어, 상품에 대한 개인의 추억을 얘기하며 담소를 나누던 모습이 너무 신기하고 감동적이었다. 

또 이 브랜드는 브랜드의 재고나 여러 가지 사정에 의해 처분 대상이 된 아이템에 본질과 아이디어를 더해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고, 다시 세상에 소개하는 뉴리사이클(New Recycle)이라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을 하고 있다.

 

재미와 감동이 있어야한다

패스더바튼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판매되지 않은 딘앤델루카(DEAN&DELUCA)의 도트백들을 가져다가 자수와 프린트를 더해 리메이크한 제품을 내놓기도 하고, 프랑스 고급 발효 버터 에치르(ECHIRE)에서 버터 운반에 사용되던 케이스를 램프에 리메이크해서 새롭게 선보이는 등 중고상품에 ‘RECYCLE’, ‘REM AKE’, ‘RELIGHT’의 모토에 맞춰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이제 세컨 핸즈 시장은 리커머스(recommerce) 시장으로도 불린다. 중고시장이 활성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던 중국까지도 시장규모 1조 위안을 바라 볼 정도로 세계적으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시장이 되었다.

에이치앤엠(H&M) 앤아더스토리(&otherstory) 같은 글로벌 SPA 기업도 운영할 정도로 확대되어 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트렌디한 인플루언서들이 옷장을 공개하며 판매하는 미국의 포스마크(Poshmark)나, 리커머스계의 슈프림으로 불리는 영국의 드팝(Depop)과 같이 컨셉츄얼한 콘텐츠를 가미한 사이트들이 성공사례로 등장하고 있다. 이제 중고시장도 고객들에게 재미나 감동을 줄 수 있을 만한 차별화된 운영전략이 있어야 한다.

아이템 마다 많은 수량이 있지 않은 중고 상품의 경우에도 한 장을 판매하기위한 콘텐츠와 서비스가 이렇게 정교하게 운영이 되고 있는데, 하물며 희소성이 없는 다량의 상품을 생산하는 브랜드에서 아직도 룩북과 PPL 정도의 콘텐츠와 서비스로 소비자에게 어떤 매력을 줄 수 있을까.​ 

 

출처 : 패션포스트 / www.fpost.co.kr